• [Talk] 인생 최초의 거짓말2022.07.20 PM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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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의미도 없는 짤)

 

- 어려서부터 남을 웃기길 좋아했지만

크게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나름 다행(?)이었던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는 재주는 제법 있었던 것 같다

 

- 내 마이피를 오랫동안 봤던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만우절 거짓말과 장난도 즐겨해서

직장동료를 탈북자(...)라고 다른사람에게 말한적도 있고

심지어 팀장은 게이라서 그 탈북자 동료를

몰래 연심을 품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마지막에 난 사실 여자라고 하니

다들 속았다는 걸 알긴 했지만)

 

그리고 어릴때도 이건 다르지 않았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나의 최초의 거짓말은

7살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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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나는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새로 다니게 될 유치원에 첫 등교하던날

어떤 친구가 내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 반가워! 너 이름이 뭐야? 누구랑 살아?

 

낯선 동네에서 뜻밖에 싹싹한 친구를 만나

당황스러웠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묻는대로 대답을 해주었는데

 

- 어? 그럼 너는 엄마 없어? 어디있는데?

 

물론 걔도 어렸으니까

아무생각없이 물어본 얘기였겠거니...

 

그러나 나는 이혼이 무엇인지

어째서 이혼했는지 대략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걸 설명을 하자니 선뜻 대답이 나오질 않았는데...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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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녀석이 가방에서 이걸 꺼내는 것을 보고

나는 엄마가 없는 이유를

꾸며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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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게...

 

우리 엄마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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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레이서 유니콘과

엄마가 죽은게 무슨 상관이 있는가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싶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잠시 싸해진 분위기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이 많던 그 친구는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 그렇구나... 근데 왜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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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고 하면 끝날줄 알았는데

그쯤되니 진땀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나 역시도

(거짓말만큼은)

포기를 모르는 꼬마아이였기에

어떤 말을 할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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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가져온 유니콘을 보며

다시 한번 시나리오를 쓰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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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엄마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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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레이서에 나오는

 

유니콘에 치여서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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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이었지만

아이들은 잠시 정적에 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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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내 갑자기

와 하고 열광하며

내가 엄마 죽었다고 한 건

씻은듯이 잊어버리고

그 차가 진짜 있었던 거냐며

마구 열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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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집에 돌아와서

인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그것도 처음 보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했다는 사실에

며칠을 밤새 고민하며 잠을 설쳤다

 

 

 

 

 

 

 

 

 

 

 

 

 

 

 

 

 

 

 

 

 

 

 

 

 

 

 

내가 참 왜 그랬을까;;

 

 

 

 

좀 더 그럴싸하게 할걸...

댓글 : 2 개
의미없는 짤을 정독하게 만들다니..ㅋ

저 어릴 때는 보통 '해외(사우디)에 돈 벌러갔어' 였었습니다ㅎ
소싯적엔 뭔가 궁지에 몰리면 에따 모르겠다 하고 저지르는 경향이 있죠. ㅋㅋ
저는 유치원때 강당에 굴러다니던 나무 부메랑을 보고 너무 날려보고 싶어서 힘껏 휘둘렀는데, 그 부메랑이 빙글빙글 날아서 한 여자아이 이마에 명중하고 말았었습니다.
애는 쓰러졌는데 뒷감당이 두려워서 도망쳐버리고 말았죠.
살면서 첫번째 빤스런이었고 그 사실에 대해선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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