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어렸을때 겪은(저지른) 일들2018.02.14 PM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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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있었던

생각나는 일화 몇 가지


1. 유치원을 처음 갔던 날

선생님한테 잘 보이고 이쁨받고(?)싶어서

교실바닥에 아이들이 흘린 과자를

최대한 아기처럼 귀엽게 냠냠 주워먹고

손바닥 때찌때찌 당하고 서럽게 울었다(...)


2. 아버지가 차를 프라이드로 바꿨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차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이

형이 시트에 앉아 핸들을 잡고

내가 아래에 쭈그려서 악셀을 손으로 눌러서

약 10m 정도 주행했다가 그 자리에서 붙잡혀서

현행범으로 잡혀들어갔던(...) 기억이 남

(아마도 6살쯤 무렵)


3. 더 이상 차를 운전할 수는 없었지만

자전거를 차에 묶어서 매달면

이병헌의 아스팔트 사나이 부럽지 않은

초고속 오프로드 레이싱이 가능하겠구나 싶어

외삼촌이 아버지 차를 운전하고

(근데 외삼촌도 당시 중학생이었던 기억이...;)

나는 자전거를 차 뒤에 묶고서 들뜬 마음으로

호기롭게 출발!! 을 외쳤는데


아뿔사, 생각해보니

내 자전거는 체인달린 2발 자전거가 아니고

아기들이 타는 세발자전거(...)인데

페달에 발을 올리고선 사고가 날 게 분명했다


페달에서 발을 뗀 상태로 차가 달리기 시작하니

예상대로 자전거는 엄청난 가속을 받고 질주하다가

외삼촌이 대뜸 커브를 돌아버리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자전거와 함께 날아가서는

수풀더미에 고꾸라졌고 다행스럽게도

무릎만 크게 까졌을 뿐 크게 다치진 않았다


외삼촌을 다시 만날 일이 없다지만

만약에 다시 만난다면 아마도

포르쉐를 렌트로 빌려서

전속력으로 받아버리지 않을까 싶다


4. 어려서부터 형이 나이에 비해서

과도한 짖궂음을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었는데

나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성깔을 갖고 있어서

한 번은 밥상머리에서 초강력 어그로를 끌어대며

내 스팸을 다 뺏어먹는 꼬라지가 아니꼬왔던 나는

참다 못한 나머지 포크를 들고

형의 광대뼈를 향해 냅다 찍어버렸고

나는 난생 처음으로 한국 사람이라도

헐리웃 고어물에서나 볼 법한 비명과 리액션을

한국인도 선보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5. 형의 친구중에 빠른 년생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빠른 년생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태어난 해도 나랑 똑같은 놈인데

저걸 형이라고 부르고 대접해줘야 하다니...

이 당시가 7살 무렵인데

이미 이 때부터 나는 남 대접해주고

윗사람 받들어주는 것을 싫어했나보다

(...대체 어린 게 뭘 안다고)


이 또한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쌓여가던 와중에

동갑내기 빠른년생 형님놈의

약올림을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결국 집 구석 장독대에 숨겨둔 비밀병기 13호

리코더를 들고 라이트세이버마냥 슁슁 휘두르다

냅다 동갑내기 형님놈의 머리통을 후려갈겼고

형이 포크에 찔려서 내지르던 비명과 리액션보다

더 고통스럽고 격렬한 반응을 보여준 덕에

나는 집에서 혼나고 쫓겨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뿌듯한 기분으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 모든 일들이 7살때까지 겪은 에피소드

난 떡잎이 남다른 파이터였나 보구나

 

댓글 : 4 개
이게 뭐라고 웃기지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유치원 에피소드가 제일 맘에 듦
비밀병기 13호 ㅋㅋㅋ
참고로 비밀병기 13호를 맞은 형님놈은 머리 깨져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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