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어렸을 때 겪은(저지른) 일들 22018.05.10 PM 10:31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896845&num=9669

에피소드 1편

 

 

1. 초등학교 다닐 무렵부터 키도 작은데다

몸집 작고 허약한 편이라 괴롭힘이랑 왕따를 많이 당했는데

다행이었던 건 학년 짱에 해당하는 놈들은 굳이

나를 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내 눈에는 날 괴롭히는 놈이나

학교 짱이라는 놈들이나 다 똑같은 놈들인지라

괴롭히지 않아도 괜찮게 보이는 녀석은 딱히 없었다

 

하루는 급하게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다가

같은 학년 짱을 만났는데 그 녀석이 날 보더니

대뜸 얘기하면 죽는다며 엄포를 놓았는데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면

화장실에서 똥 싼다고 놀리기 부지기수였는데

명색이 짱인데도 창피한 건 똑같았던 모양

 

그 때 내가 무슨 생각으로

저지른 행동(?)인지 모르겠는데

나를 괴롭힌 적은 없지만 꼴보기 싫었던(??)

짱 녀석을 골려주고 싶은 마음에

변기칸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 청소도구함에서

양동이를 꺼내 물을 받아서 끼얹을 계획을 세웠고

 

나름대로 화장실에 나만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알리바이 같은 걸 만들려고

혼자 발소리를 마구 내며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시늉을 내며 그 녀석에게 혼동을 심어준 후

양동이에는 물을 조금씩 받아 천천히 가득 채웠고

큰 맘 먹고 심호흡 크게 한 후 물 끼얹고서

전력질주로 도망쳐 나왔는데

다행스럽게도 걸리지는 않았고 천천히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물 끼얹은 놈 누구냐며 난리를 피웠는데

학교 선생님들이 와서는 그 녀석을 혼내기 시작하자

 

거기서 또 내가 이 무슨 미친 생각이었는지

학년 짱을 변호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선생님 앞에서 입장을 대변해주기 시작했고

그 녀석은 자길 편들어주는 날 좋게 생각했는지

한 동안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많이 줄었었다

 

 

친구야, 미안

 

그때 그 사건 사실 내가 범인이었어... 때리지 마...

 

 

 

2. 5학년 1학기 때 있던 일인데

같은 반에 이국주 내지는 어보미네이션이나 만노로스 같이 생긴

초고도비만의 여자애가 있었다

(이하 만노로스로 통일)

 

이 만노로스는 얼굴 상태만 박살이 난 게 아니라

성격이며 인성도 완전 개박살이 난 인격파탄자에다가

하필 뭔놈의 힘은 그렇게 쎈 지

괴력도 그런 괴력이 따로 없어서 남학생들도 감히

덤비거나 할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어른이 와야하는 일이 있었는데

할머니가 선생님과 나와 관련해서 상담을 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왔었고 마침 할머니를

그 만노로스가 보게 되었는데

몸이 편찮으신데다 많이 수척해서 말랐던 할머니를 보고

이 메퇘지같은 만노로스 X이 패드립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 저게 사람이냐 마귀할멈이냐

과학실 해골 표본같은 거 아니냐

 

별의 별 해괴한 패드립이 난무했는데

아무리 겁 많고 소심한 왕따인 나일지라도

그런 소리까지 듣고 참을수는 없었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장 사과하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만노로스는 그저 코웃음치며

 

니가 뭐 어쩔건데~?

나 때릴라고? 때릴수 있냐아~?

 

깐족대며 마구 약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정면대결로 붙으면

승산이 없을 거 같았던 나는(응?)

앉았던 자리의 의자를 집어 들어서

만노로스의 얼굴을 향해 겨누었다

 

만노로스의 깐족거림은 더욱 심해졌다

 

왜? 그걸로 때릴려고? 때릴려고?

때릴 수 있냐아? 때릴 수 있어? 때릴라고?

해봐! 해봐! 때려봐! 때려보라니까?

 

(아오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

 

근데 나는 사실 '당연히'

때리려고 한 것 까지는 아니었는데

걔가 때리라고 하도 그러니까

 

정말 별 생각없이 의자를 휘둘렀고

 

의자의 다리 기둥은 만노로스의 거친 욕설을 뚫고

그 작은 입안에 정확하게 클린히트했다

 

그 순간 눈 앞에 하얀 앞니빨 4개가

슬로우모션으로 날아가는 장면과

헐리웃에서 엑스트라가 총을 맞을때면 내지르던

Oh, God!! Damn!!!! 하는 외마디 외침이

돌비 애트뭐스 사운드로 귓가에 울려퍼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만노로스는 들 것에 들린 채

병원으로 실려갔고

나는 담임에게 불려가서 미친듯이 맞았다

 

다행히 할머니가 병원비를 물어주거나

만노로스 부모를 찾아가 무릎 꿇는다던지 하는

그런 일은 없었던 거 같지만

한 동안 학교 갈 때마다 깨나 깨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주둥이 말고도

배때기에 한 번 더 책상으로 꽂아줄 걸 그랬나

 

 

 

 

 

3. 이번에도 싸움 이야기인데

정확히는 경험담이라기 보다는 구경담에 가깝다

 

한 학년 지난 후인 6학년 때 썰인데

여자애들이 성장속도가 빨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6학년들은 남자 짱과 여자 짱 이렇게

두 명으로 파벌이 나뉘기 시작했다(...)

 

나는 단순하게 어린 마음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 짱이라고 한들

남자 짱한테 이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자 오산이었음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 짱은 여러모로 장난기가 많았다

권력자답지 않은 소탈한 행보를 보였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인상과는 다르게

알고보면 상당히 친근함마저 느껴지는

마치 트럼프같은 느낌이었달까? (비유가 이상하다)

 

반면에 여자 짱은 생긴 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도베르만 이었는데 위압감이고 자시고 없이

그냥 저건 사람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던

킬링머신 같은 느낌이 드는 인상이었다

 

어느 날 남자 짱과 여자 짱이 시비가 붙는 사건이 있었는데

남자 짱이 복도에서 소화기를 가지고 논 것을

여자 짱이 이때가 기회다 싶었는지 이를 놓치지 않고

선생님께 달려가서 일렀고 남자 짱과 무리들은

담임한테 불려가서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맞고 돌아왔다

 

본인이 혼난 이유가 여자 짱이 일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안 남짱이 가만히 참고 있을리가 없었다

 

남짱은 붙어보자 XXX아 라고 도발을 걸었고

여짱은 얼씨구나 해보자 하고 대결을 받아주며

그 자리에서 즉시 싸움이 벌어졌다

 

잔뜩 열이 받은 남짱은 주먹을 내질렀으나

많이 흥분해서인지 제대로 맞추지를 못하고

허공만 내질렀는데 여짱은 마치 복싱선수가

무빙하는듯한 스텝으로 가볍게 피했고

 

남짱의 흥분이 가득 섞인 펀치 스윙이

허공을 크게 가로지르는 순간

이것을 놓치지 않은 여짱은 위빙을 해서 펀치를 피하고(!)

그대로 상체를 뒤로 젖히며 남짱의 목덜미에

카운터 하이킥을 먹이는데 성공했다

 

난 그 날 사람 목이 발차기 한방에

찢어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난생 처음 목격했다

 

초등학교 6학년 당시의 이 결투씬은

용쟁호투나 UFC 타이틀전은 엄두도 내지 못할

숨막히는 긴장감의 엄청난 매치였고

아직도 내 인생에서 목격한 대결 중에

최고의 대결로 각인되고 있다(...)

 

 

 

 

 

히밤 다 적고 보니

나 어릴 때 대체 무슨일들이 일어났던거지

 

자야겠다

 

댓글 : 5 개
새롭고 흥미롭네요
원래 초등학교까지는 여자애들이 빨리 커서 남자가 이기기 힘듭니다
허헛
용캐 살아남으셨군요...헬스크림..
보뚕이 진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