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할거리] 안머시기에 대한 기억을 돌이켜봅니다2022.03.03 PM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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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언급합니다만, 정치글은 쓰기 싫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시국이 시국인 것을.

더욱이 이 양반은 사퇴했으니 선거법이랑도 무관할 거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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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에 대해 처음 신경써본 게 2000년대 중반에 서울 모처의 전산학원에서 파트강사를 했을 때일 겁니다.

학원이 전산학원이었다보니, IT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 분들이 주말에 투잡으로 강의하러 오는 경우가 꽤 있었거든요.


어쩌다가 안XX연구소에 대해서 그 분들이랑 얘기를 하게 됐었는데,

제가 그래도 거기 CEO란 분이 꽤 괜찮은 이미지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니 그 분들이 그건 잘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얘기라면서 하셨던 말씀이 다음과 같습니다. 


* 한컴이나 안연구소는 시대를 잘타기도 했지만, 사실상 정부에서 밀어주지 않았으면 그 정도로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 주식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고 나왔다고 언론플레이를 무지하게 했지만 기껏해야 전체 중 몇% 정도이고, 그것도 주식이 아니라 무슨 채권같은 거다. (나중에 알았지만 전환사채였네요)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만 너무 잘 하는 이미지라 실제 IT업계에서는 오히려 그 양반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다.


대충 내용이 이랬습니다.

그 때는 이 분들의 말도 딱 믿을만한 근거가 확보된 것도 아닌 터라 그냥 아 그래요? 하고 넘어갔지만 그 때부터 좀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안씨나 황씨(줄기세포 연구의 그 분)는 그 당시만 해도 상당히 신화적인 존재이기도 했으니까요. 스토리가 너무 인위적이랄까요. 게다가 한창 V3가 성능 구리다고 불만들이 폭발할 때이기도 했고 말이죠 네 -_-;


참고로 전환사채 분배 관련내용은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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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의구심도 품고 있었는데 몇년 후에 갑자기 청춘콘서트랍시고 돌아다니고,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그 새로운 정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리고 어떤 과정으로 실현시킬 건지는 전혀 감이 안잡혔지만 말이죠.

그러다가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정풍운동이니 혁신위니 혁신전대니 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요.


사실 그 때 이미 이 양반에 대한 견적이 다 나왔다고 봅니다.


무한 답정너 시전에, 이런저런 요구를 문재인이 사실상 수용했는데 혁신이 부족하니 뭐니 하다가 잠수타다가 탈당. 혁신적이지 않다면 어떤 점에서 혁신적이지 않은 건지 설명이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내 말이 맞다 맞다 맞다니까. 하도 어린애 땡깡부리던 모습을 여러번 시전했던지라, 논리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거기에 자기 의견에 힘을 실을 정치력도 모르겠고. 그 때 워낙 데일 만큼 데여서, 아직까지 민주당 쪽에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겁니다. (뭐 민주당 말고도 그런 사람들은 많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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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양반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미지는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긴 합니다만.


* 언론플레이와 이미지포장에 능한 이공계열 NERD

* 신뢰가 가지 않는 언행, 구체성 없는 정책 (그래도 이 구체성은 이번에 보니 많이 보완되긴 했습니다)

* 과대포장된 과거, 밥먹듯이 잠수타는 무책임함, 정치력은 제로에 수렴.

* 그래도 기업인 출신이다보니 정체성은 중도우파에서 복지를 섞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게 그렇게 오랫동안 강조하던 “새정치”?


뭐, 이런 마이너스 이미지가 어쨌든 간에, 이번 단일화가 야합이라는 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물론 단일화야 뜻이 맞으면 얼마든지 걸 수 있는 카드이긴 합니다만, 바로 며칠 전까지 완주하겠다, 머리나쁜 후보가 대통령 하면 안된다, 거대 양당제의 한계를 깨는 다당제가 필요하다 이러던 사람이 말 뒤집고 단일화한 거니 명분이 없고요. 합당까지 하겠다니 다당제는 쓴웃음만 남았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안씨가 다당제 외친 건 그냥 본인이 양당에 합류할 자신이 없으니 하던 소리라고 평가하고, 심씨가 다당제 외치는 건 자기네 정당도 자리 좀 만들어달라 이런 소리라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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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 본인이 행정일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으니(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0&oid=008&aid=0004715396) 윤씨가 이기면 총리 정도는 보장받지 않겠나, 뭐 이런 생각인데…. 결국 자기 정치적 커리어를 더 쌓고 싶으니 지지자는 잔말말고 따라만 오라. 이렇게 들리는 건 비단 저 뿐일지 모르겠습니다.


윤씨가 이길지 이씨가 이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윤씨가 이겨서 안총리 되면 뭐…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일 지도 모르겠지만, 조그만 소원이 하나 있긴 합니다. 어차피 아무 기대 안하고요. 다당제가 소신이니, 새정치를 꿈꾸니, 김대중과 노무현을 존경하니 이딴 헛소리는 지금이라도 좀 집어치우길 바랄 뿐입니다.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양반들은 단일화를 했어도 이렇게 소신없고 명분없고 뜬금없는 야합은 안했어요. 무엇보다, 이 정도 정치력으로 뭐 하나라도 대업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만.


댓글 : 6 개
무능력 윤, 그짓말 이, 간보기 간
제가 보기엔 모두 비슷하지만
후보를 선택한 지지자들은
나머지를 다르게 보더군요.
어차피 누구나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요.
이건 물론 저도 다르지 않고요.

다만 다른 요소들은 어느정도 판단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으로 퉁쳐가며 평가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역량이 부족한 건 이유 불문, 감안이 안됩니다.
정권교체만 이루면 자질이고 뭐고 필요없다면,
그냥 주변에 있는 야당 지지자 아무나 대통령 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양반들은 단일화를 했어도 이렇게 소신없고 명분없고 뜬금없는 야합은 안했어요.
이 말 공감합니다
난 제일 싫은게 야당은 김대중 노무현한테 그렇게 개짓꺼리를 해댔으면서 존경한다는 개소리 하는게 빡침 니들 대통령인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존경하라고
설령 윤이 뽑혀도 과연 찰스를 중용해줄까요 ㅋㅋㅋㅋ??? 사냥개는 사냥 끝나면 구워먹으면 그만인데?
윤씨가 안씨를 안쓸 이유가 없습니다. 윤씨도 정치 신참내기라 당내 지분이 적으니까요. 약속도 약속이고 자기 가오도 있으니 쓰긴 할 겁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보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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