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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독서일기] 요즘 애들2022.10.10 PM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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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의 일을 하기 전에 입시학원 강사를 상당히 오래 했었고, 그러면서 현재의 20대~30대 초반에 위치하는 대중들의 사고방식을 어느정도 보아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것이, 「20대 이하의 집단지성은 신뢰할 수 없다. 앎의 깊이가 너무 얕다. 결국 이건 시대의 흐름으로 급속한 IT화, 디지털화의 산물이 독서를 대체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지금도 이런 생각은 굳건합니다. 물론, 제 지식의 깊이도 얕디 얕고 제 또래 세대의 지식의 깊이도 얕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평균」의 관점, 「상대적」인 관점이지요.
다만 그렇게 특정 세대를 지적하고 집단지성을 탓하기 전에, 저희 세대를 포함하여 30대, 20대, 심지어 10대까지도 역사상 가장 심각한 번아웃에 빠져있다는 정황에는 깊이 수긍합니다. 그리고 그 번아웃의 정도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공감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만 이렇다면 해외의 사례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으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견된다면 그런 시도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부유한 계급은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서는 보수적인 정치관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빈곤한 계급은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에 보수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게 배블런의 유한계급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번아웃의 확산은 중산층의 붕괴 못지 않게 사회 전체의 우경화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우경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이 책에서도 이에 대한 뾰족한 해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몰려오는 답답함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야만적인 극단주의의 배제와 사회의 발전을 양립시킬 수 있을지. 간단하게 보이면서도 정말로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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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뜨끔했던 부분은, SNS와 스마트폰의 범람이 사람들에게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이것이 번아웃을 더 촉진시킨다는 것. 그러고보니 저도 이러한 지적에서 비켜갈 수는 없겠더라고요.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나빠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옛날보다 집중력은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종종 들곤 하는데, 스마트폰을 멀리 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지루했을 때가 언젠가? SNS가 지루하다거나 책이 지루한 것 말고, 진정으로 심하게 지루했던 때. 시작도 끝도 없을 것처럼 지루했을 때. 우리 다수의 유년기를 지배한 유형의 지루함을 느꼈을 때가 언젠가? 내겐 몇 년 전이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무한한 오락을 제공할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이후로는 지루한 적이 없었다. ...(중략)... 나는 기억들, 사고 실험들, 새로운 생각들, 유년기의 지루함이 항상 고통스러웠다고 기억한다. 거기서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싶었다고. 지금은 반대로 지루함으로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그 바람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스마트폰에 의해 늘 좌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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