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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매출 목표액 설정2013.08.14 AM 08:59
5월에 개인사업자를 등록할때즈음, 창업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찾아 읽었습니다.
사업자 등록, 법인, 주식회사, 세무 항목, 인사나 마케팅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는데요,
많은 책들이 사업 시작하기 전에 "사업계획서"를 꼭 작성하라고 권장하더군요.
그래서 6월에 1년짜리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문서 자체는 내용도 부실하고 투자를 위한 자료로 쓸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지만
작성하며 그리고 작성후 검토하면서 제가 하려는 사업의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제 사업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직시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의 전체 일정과 비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일정과 비용이 나오면서 보다 타이트한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그에 따라 작업 진행 효율도 좋아졌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입과 지출, 사업을 통한 총 매출의 예상이었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는 막연히 "성인용 모바일 게임을 만들면 그래도 월 300~500만원은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지요.
그래서 월 5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어떻게 달성할지를 역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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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매출 500만원 = 매달 한 사람이 1,000원씩 결재 x 5,000명의 결재 사용자
5,000명의 결재 사용자 = 매달 전체 사용자 n명 x 결재율(결재 유저/전체 유저)
(온라인 게임의 경우 보통 결재율이 5~10%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결재율이 5%라고 가정했을 때, 5,000명의 결재 사용자를 확보하려면 매달 전체 사용자 = 1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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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결재율이 5%, 한 사람이 1,000원씩 매달 결재한다고 하면
월 500만원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저는 매월 사용자를 10만명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여기서 제 (안일한)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Facebook에서 게임을 서비스했을 때, Facebook 광고를 통해 앱 설치시 비용이 꽤나 비쌌었습니다.
미국(서양) 유저가 많이 비싸고 동남아 유저는 아주 쌌는데요, 대략 1인당 1,000원~250원이었습니다.
10만명을 광고를 통해 모으려면 10만 x 500원만 해도 5,000만원이 되네요.
첫 달에는 무조건 5천만원정도를 마케팅비로 써야 월 500만원이 달성됩니다. (물론 이벤트나 초대, 입소문등으로 대폭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매우 짧죠. 정말 길게 롱런해서 6달동안 꾸준히 매출이 나온다고 하면 월 500만원 x 6달 = 3천만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저는 마케팅 비용을 한푼도 준비하지 못한 상황입니니다. 1인 개발사인데 당장 대표인 제 월급도 안받고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러한 계산을 하다보니 마케팅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으면 월 매출 50만원도 어렵다는 계산이 섰습니다.
게다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나니 디자인과 사운드 외주 비용만 500만원 남짓 들겠더군요.
그래서 첫 게임의 목표는 외주비 회수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그나마도 현실 가능한 수준으로 수치를 많이 낮추었고요.
결과적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월 매출 150만원 x 3개월간 꾸준한 매출 유지 = 총 450만원 매출
외주 비용에도 50만원이 부족하네요. 대표의 월급은 없습니다. 차기작 게임을 개발할 비용도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심지어는 월매출 150만원도 될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무조건 150만원은 찍어야 합니다.
적자를 볼 확률이 90%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래도 150만원의 매출을 밀어준 충성 고객이 생기면, 개발비용을 절약한 2탄 출시 결과가 더 나아질 수 있다.
2. 개인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기획-개발-서비스까지 해봤다는 경험을 얻는다.
3. (장기적인 목표인데)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게임 개발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월 매출이 300만원 이상 나와서 안정적으로 차기 게임을 준비하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분석은 목표 월매출액만 줄인게 아니라 게임의 장르와 결재 방식 기획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번 글에 올렸듯이 6월 중순에 5 poker draw 방식과 Texas Hold'em 방식을 놓고 저울질했었는데요.
처음에는 게임의 재미와 도박성만 놓고 (기획자 입장에서) Texas Hold'em으로 가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포커는 맞고에 비해 비인기종목이기 때문에 유저 확보가 더 어렵지요.
(반대로 레드 오션인 맞고에 비하면 포커가 블루 오션이기 때문에 유저 확보가 더 용이할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유저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저 수가 적을 것이 예상되기때문에 재미와 도박성보다는 접근 장벽을 낮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간단하고 빠른 흐름의 5 poker draw 방식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Texas Hold'em 방식은 첫 게임이 잘 되면 두 번째 게임때에 적용해 볼 수도 있겠네요.
결제 관련 기획에서도, 사업 초반에는 많은 유저들이 적은 돈만 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생각했었는데요,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적은 유저들이라도 충성 고객이 많은 금액을 결재하는 악랄한 게임을 만들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차후 유료 아이템 기획에 있어서는 자주 결재할 요소들을 넣고, 큰 금액을 결재할 거리들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다만 치열한 성인용 게임 장르에서 초반에 살아남기 위해, 무결재 유저들도 게임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할 예정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결재로 쳐바르면 아예 유저가 외면하겠죠. ㅠㅠ
항상 게임 개발자(직원) 입장에서 머릿속으로 그리는 유저들을 위한 게임만 만들다가
시장을 보고 그리고 회사의 매출과 수치를 보고 게임을 기획해보니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그래도 너무 돈과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항상 즐겁게 게임하는 유저들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보려 합니다.
댓글 : 10 개
- 꼭지
- 2013/08/14 AM 09:02
앱개발 기획을 짧은 1년반동안 경험해봤지만
다시하라면 하고 싶지 않네요ㅜㅜ
자원봉사보다 못함
전 날씨관련 컨텐츠 배워보려고 했었드랬죠
다시하라면 하고 싶지 않네요ㅜㅜ
자원봉사보다 못함
전 날씨관련 컨텐츠 배워보려고 했었드랬죠
- jisangs76
- 2013/08/14 AM 10:05
지나가다 본 기사에서 앱스토어 마켓의 앱 개발자 평균 매출액이 백만원 미만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 거 같네요.
- Plastics
- 2013/08/14 AM 09:22
마켓 결재 수수료는 계산 않되신건가요?
인앱결재는 3:7 인가 했던걸로 아는데...
목표대로 성공 하시길 기원합니다.!!!
인앱결재는 3:7 인가 했던걸로 아는데...
목표대로 성공 하시길 기원합니다.!!!
- 지나주
- 2013/08/14 AM 09:24
네 마켓 결재 수수료랑 세금 다 고려하지 않고 계산한 내용으로 적었습니다.
들어올 돈은 별로 없는데 나갈 돈은 엄청나게 더 많죠. ㅠㅠ
집세 전기세 인건비 세무사비용 식비(미팅) 그외에도 ㅎㄷㄷ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들어올 돈은 별로 없는데 나갈 돈은 엄청나게 더 많죠. ㅠㅠ
집세 전기세 인건비 세무사비용 식비(미팅) 그외에도 ㅎㄷㄷ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정직하게살자!
- 2013/08/14 AM 09:29
월급쟁이 생활하다 사업자로 전환하면,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들이 크게 부각되죠.
그래도 저보단 꽤 구체적인 계획을 잡으셨네요.
저는 게임이 아니라 목표 잡는게 더 어렵고, 시장자료 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인지라...
저는 당분간은 고정 매출 300만원씩 들어오면서 현재 다음 아이템을 준비하지만, 확실히 스스로 매출을 만들어 낸다는 압박이 장난이 아니네요.
그래도 저보단 꽤 구체적인 계획을 잡으셨네요.
저는 게임이 아니라 목표 잡는게 더 어렵고, 시장자료 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인지라...
저는 당분간은 고정 매출 300만원씩 들어오면서 현재 다음 아이템을 준비하지만, 확실히 스스로 매출을 만들어 낸다는 압박이 장난이 아니네요.
- jisangs76
- 2013/08/14 AM 10:06
회사에서 월급 받을 때에는 돈 입금되는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나와서 일을 시작하면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차원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 황금알을낳는닭
- 2013/08/14 AM 09:29
마켓 수수료가 3:7, 카카오톡 수수료가 다시 3:7, 그리고 보통 과금 결제율은 3%미만으로 추산하시는게 좋으실거라고 생각해요. 지나가던 모바일게임 사업담당이였습니다 ㅎㅎ
- jisangs76
- 2013/08/14 AM 10:07
성인용 게임이고 워낙 영세하다보니 카톡은 스킵하고 Google Play에 바로 올리려고 합니다. 카톡 수수료는 벌었네요. ^^
과금 결재율이 3% 미만이라니 ㅠㅠ 40~50대 아저씨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봅니다.
과금 결재율이 3% 미만이라니 ㅠㅠ 40~50대 아저씨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어봅니다.
- 도톰치
- 2013/08/14 AM 09:43
앱스토어에 처음부터 월매출 얼마 고정은 사실상 힘들고 게임출시후 첫달 두달 수익이 그 게임이 낼수 있는 최대 수익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매출로 그 나머지 달의 수익을 채워주는 그림. 그래서 롱테일 전략이라고 해서 적은 매출로 유지되더라도 출시한 게임수가 많으면 고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해 집니다. 즉 처음부터 너무 매출에 신경쓰지 마시고 우선 게임출시 개수를 늘려가면서 안정권을 찾아가시길
- jisangs76
- 2013/08/14 AM 10:08
가늘더라도 길게 유지하는게 추가 목표가 되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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