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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선과 악의 환상] 선과 악의 환상 서막-천사와 악마 (1화)2022.05.29 PM 12:25
타락한 천사 루시퍼가 한 인간에게 말했다.
-신께서 말씀하시길 이 세상 모든 것을 신께서 만드셨다고 하셨다.
또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다고 하셨지.
오직 신만이 누릴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
그러나 기쁨과 행복만이 존재해야 할 천국에 시기와 불신이 싹텄고,
그 해결책으로 내 놓은 것이 다름 아닌 추방이었다.
거짓말을 한 거야.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 내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처럼 너희의 생명에 한계를 둔 것이나
고통을 방관한 것에 숨겨진 뜻 같은 건 없다.
전지전능하다는 거짓말로 모두를 속이고 두려움을 심어놓은 것뿐이야.
그러니 우리가 직접 신을 찾아가 우리의 신념을 전하고,
창조주로서 세상을 방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이 작품의 내용은 허구이며 SF 판타지소설입니다.
소설 속 모든 내용과 인물 및 단체는 현실의 것과 관계없음을 밝힙니다.
선과 악의 환상
THE ILLUSION
OF
GOOD AND EVIL
글로그리는사람
서 막
이제 막 천국의 경계를 지나 인간 세상으로 나온
세라핌 미카엘을 처음 맞이한 것은 검게 그을린 짙은 구름과
눈이 따가울 정도로 메케한 오염된 공기였다.
인간세상은 공기마저도 미카엘을 거부하는 것 같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검은 구름이 태양빛을 모두 흡수해 지상에 닿을 빛 한줌이 없었으니
도시는 암흑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신아래 가장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세라핌에게 그런 것이 문제될 리 없었다.
미카엘은 그 자신이 빛이 되어 암흑 속을 밝히며 여러 장애물들을 피해 거침없이 날았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해 아스팔트 위에 내려서자
새하얗고 보드라운 그의 발과 새까맣고 거친 아스팔트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런데 새까맣고 거친 것은 아스팔트만이 아니었다.
셔츠며 넥타이, 상의와 하의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된 정장을 차려입은 루시퍼가 그 앞에 서 있었다.
미카엘이 고조된 목소리로 루시퍼를 향해 말했다.
“네놈의 구역질나는 오만함을 지켜보는 것도 이제 지쳤다.
신께서 네게 베푸신 자비도 여기까지이니 오늘 드디어 너희 세상에 종말을 고하셨다.”
그러나 루시퍼는 바닥에 떨어져있던 깃털 하나를 주워 만지작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카엘은 그 여유가 너무도 싫었지만 핀잔을 이어가는 대신
손짓으로 천사군단을 불렀다.
그러자 셀 수 없이 많은 천사들이 동시에 검은 구름을 뚫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눈길이 닿는 저 끝까지 하늘을 뒤덮었고,
그들 모두 몸에서 빛을 발하고 있어 암흑 속에 숨겨놓았던 도시를 대낮처럼 밝게 비추었다.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도시는 이미 인간들끼리 10년간 벌인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미카엘은 그 폐허를 둘러보며 어둠속에 숨어있을 것이라 여겼던
다른 악마들을 찾아보았지만 어디를 둘러보아도 루시퍼 이외의 다른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네놈 혼자서 우리를 상대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미카엘의 우려에 루시퍼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가득 메운 수많은 천사들의 광경이 제법 질릴 만도 했건만
루시퍼는 두려움이 아닌 안타까운 표정으로 미카엘에게 말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네 안을 가득 채운 질투는 조금도 줄지 않았구나.
그분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겠지, 그것이 능력의 한계일 테니까.”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 전하였건만, 정녕 신께서 내리신 벌이 두렵지 않단 말이냐.”
“두려움이라. 그래, 기억나는군. 은혜와 사랑 아래 붙어 그 근간을 지킬
기둥 역할을 제대로 잘 했었지.
그분도 그것 없이는 우리를 다스리기에 불안하셨을 거야.”
“그 입 닥치지 못해!”
신을 모욕하는 말을 더 이상 참지 못한 미카엘이 검을 겨누며 곧장 루시퍼에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등 뒤에서 쾅 하고 가슴을 울릴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러자 저 멀리 무언가 폭발한 흔적이보였고, 그 때문에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치솟아 오르는 거대한 불길과 그 불길에 휩싸여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천사들.
동시에 수만에 달하는 천사들이 그 어떤 폭발에 휘말려 추락했으니 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미카엘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리고 폭발의 흔적 뒤로 하늘을 날고 있는 전투함선 한 척을 발견한 것도 그때였다.
그런데 그 함선이 얼마나 컸던지 미카엘이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미카엘은 물론 그 어느 천사도 이 거대한 비행체를 발견하지 못했었던 이유는
광학 기술로 빛을 굴절시켜 마치 투명한 것처럼 위장해 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류의 문명은 루시퍼를 통해 한층 더 빠르고, 또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있었다.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전투함선은 다시금 수백기의 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해
쉬지 않고 주위 천사들을 공격했다.
놀란 천사들이 미사일을 피해 이곳저곳으로 도망쳤지만 한계 그 이상으로 끌어올린
인간의 기술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속수무책으로 날개가 불타 지상에 떨어져 내리는 천사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미카엘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이를 살핀 루시퍼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내 목표는 너 따위가 아니야.
그러니 신 앞으로 가는 문을 열어라. 그게 너의 역할이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미카엘의 깊은 곳에서 부터 솟구쳐 올라왔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애써 흥분을 감추고, 침착하게 검을 들어 전투함선을 가리켰다.
그러자 온 하늘에서 천둥소리 같은 묵직한 저음이 울리기 시작했고,
점차 커져가는 그 소리의 진동이 지상으로 이어져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땅까지 거칠게 흔들어댔다.
루시퍼가 소리 나는 곳을 쫒아 전투함선 위를 바라보자
시커멓던 구름이 점점 붉게 물들더니 곧이어 새 빨갛게 불타며
그 속에서 거대한 유성이 나타났다. 이에 전투함선이 급하게 선회를 시도했지만
선체가 너무 큰 탓에 그것을 완전히 피할 수 없었고,
결국 함선 측면을 관통하며 큰 구멍이 나고 말았다.
추락을 겨우 면한 함선은 겨우겨우 자세를 유지하며 잠시 동안 하늘을 날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지상에 추락하여 대폭발 속에 최후를 맞았다.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함선의 추락을 지켜보던 미카엘이 루시퍼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알아?
내 손으로 네놈을 죽일 이날만을 말이야.
신께서 네놈의 죽음을 원하시니 아무리 발버둥 쳐도 더는 지옥으로 도망갈 수 없을 거다.”
“도망이라니, 이 멍청한 녀석. 이미 여기가 지옥이다!”
마침내 루시퍼가 등 뒤에 숨겨놓았던 두 자루의 낫 블랙&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이들과 조금 떨어진 건물 위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던
강철과 남탄도 이내 돌아서 죽일 듯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두 사람 또한 각자의 신념에 따라 주어진 모든 것을 걸고 이 마지막 전쟁을 준비해온 터였다.
계속...
- aramise
- 2022/05/29 PM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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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그리는사람
- 2022/05/29 PM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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