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목적이 없네요.2017.07.06 PM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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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없네요. 의미도 없어요. 방학숙제를 하는 학생이 된 것 같네요. 숙제를 내준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해야 돼요. 저것마저 안하면 저는 뭐를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자면서 두어번 깨고 일어났어요. 일어나 씻고 옷을 갖ㄹ추어 입자마자 바로 나갔어요. 어제 얘기했나요? 오늘 일찍 가야 된다고요. 네, 그래서 일찍 갔어요. 도착하니까 일곱시 삼십분 정도가 되었어요.

아..그런데 가는 길에 괭이밥과 세잎클로버를 봤어요. 계속 울먹이며 가다가 그거 보고 기분 조금 풀렸어요. 괭이밥은 하트 모양이에요. 클로버는 하트가 아니고요. 하트모양 녹색잎이 세개 붙어있는 건 괭이밥이라고 불러요. 클로버의 잎은 조금 더 둥글둥글하고 반원으로 흰색 줄무늬가 있어요. 사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어요. 하트가 괭이밥이고 동그란건 클로버라고요. 괭이밥이 좋아요. 이름도 좋고 노란 꽃이 피는 것도 좋아요. 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처음에는 그 하트모양잎사귀가 클로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클로버는 조금 더 둥글둥글한 완전 다른 식물이였어요. 그래서 괭이밥이 더 좋아졌어요. 노란꽃도 이쁘고. 하트모양이 세개가 붙은것도 좋아요.

클로버는 이름을 바꿔야 돼요. 아니..클로버는 이미 토끼풀이라는 귀여운 이름이 있죠? 그러면 토끼풀은 토끼풀이에요. 괭이밥은 괭이밥이고요. 괭이밥을 세잎 괭이밥을 클로버라고 선물해주세요. 다들 하트잎사귀 세개를 클로버라고 알고 있으니 괜찮을거에요.

일곱시 반부터 계속 계속 일했어요. 탕비실이라고 하나요? 거기 있는 과자도 잔뜩 꺼내먹었어요. 화났으니까요. 좀 먹으면 어떄요? 제 마음이에요. 감당 못할 일을 주면서 하라고 하는게 잘못된거에요. 그거 하기 위해 이렇게 일찍 나오잖아요?? 싫다. 이런 곳 계속 다니면 어떻게 되는걸까? 여기서 알게되는건 아무 소용 없는건데. 그렇지만.. 돈은 필요해요. 돈이 필요해요. 필요해야돼요.

조금씩 익숙해진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영에서 하나까지 할 줄 알았다면 이제는 영에서 둘까지 할 줄 알아요. 하지만 제가 해야할거는 영에서 삼십까지 정도에요. 그러니까.. 안된다는거에요. 많이 머네요.

점심시간에는 전혀 쉬지 못했어요. 다른분들이 휴가를 가셔서 그분들 업무 대행하느라 전혀 쉬지 못했어요. 오늘 조금 늦게오기도 했고..그러니까 저는 오늘 열한시간을 제공해줬어요. 계약은 여덟시간이였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여기 보면 다들 이렇게 지내요. 그렇게 열심히 시간을 추가로 제공해줘도 남는건 아무것도 없을텐데.. 그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저도 비슷하게 하게 돼요. 저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네요. 여기에서 궁시렁 거리면서 싫다고 얘기하는게 다에요. 이런 비겁한 사람이 싫은가요? 그러면 읽지 마세요. 아니..읽는건 당신 선택이죠. 마음 가는대로 하시길 바라요.

오늘은 그래도 꽤 일찍 왔어요. 오는길은 너무 덥고..울먹거리고 머리를 부수고 시은 충동이 계속 일어나는 긴 길이였지만요. 머리를 정말 부수면, 뭔가 만화처럼 부서지길 원해요. 네모낳고 작은 큐브들로 산산조각 나는걸 원해요. 정말 얼마나 불안하고 답답한지 그렇게라도 해소하고 싶어요. 해결되길 원해요. 간단한 해결책을 원해요. 정말 간단하고 다시는 이렇게 되지 않는 해결책. 우는건 정말 지쳤어요. 그만두고 싶어요. 이 얘기 몇번이나 하는 것 같지만..

돌아와서 씻고 자리에 앉으니 시간이 꽤 남았어요. 그떄가 여덟시인가? 그랬을거에요. 무언가를 하나 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책을 보거나. 만화를 보거나. 그리고..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무언가를 했어요. 쉽고 돈이 들지 않고 금방 할 수 있는거요. 금방은 기준이 다들 다르겠지만. 뭔가 반짝이는걸 만들어봤어요. 이건 정말 신기해요. 프로그램의 언어가 한글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봐도 대체 무슨 기능이 들어있는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이걸 할때는 하기 싫은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이에요. 하기 싫어요. 아무도 시키지 않는데 왜 하냐면 여기에 올리기 어렵지 않은거니까요. 다만 여기에 올리는 방법을 모르겠네요. 이곳은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는 곳이고 사진 한장만 올리기에는 성이 안차네요. 올리지 못하면 제가 했다는 증거가 아무데도 없잖아요? 보잘것 없는 거에요. 그렇지만 아무나 보면 좋겠어요.

아..오늘 회사 사람 중 한명이 신체접촉 했어요. 저번에도 했는데. 왜 그럴까? 내 몸에 손대는거 싫어하는데. 거리낌이 없는건가? 왜 없지? 그거랑 내 몸에 손 대는거랑  상관이 있나? 그만 좀 만지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지기 싫은데..아..벌써 시간이 늦었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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