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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만화] 양혜석/이현지,《국립자유경제고등학교세실고》2014.09.04 PM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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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무조건! 봐! / 꽤 좋은 작품 / 좋은 작품 / 봐도 되고 안 봐도 뭐… / 안 보는 게 좋을 걸 / 내 시간을 돌려다오
위의 선택지들이 뭔지 궁금하신가요? 바로 리뷰 할 웹툰에 대한 제 평가입니다. 시간이 바쁘신 분들은 그냥 평가만 보고 가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가 왜? 저런 평가를 내렸는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을 기다리는 멋진 웹툰이 왜 멋진 웹툰인지 알아보는 겁니다!
오늘 리뷰 할 웹툰은 네이버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연재 중인 양혜석(글), 이현지(그림)님의《국립자유경제고등학교세실고》입니다. 경영인을 육성하는 특별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지요. 1부에서는 타파리님께서 그림을 맡으셨는데 2부부터는 이현지님으로 바뀌었습니다. 두 분 모두 좋은 그림을 그려주고 계시죠. 아무튼 이 웹툰이 어째서 ‘봐도 되고 안 봐도 뭐…’인지 이야기를 해드려야겠죠?
▲《국립자유경제고등학교세실고》의 타이틀입니다. 2학기라는 꼬리표가 보이는군요.
《국립자유경제고등학교세실고》(이하 세실고)는 경제, 경영이라는 소재를 무기로 한 작품입니다. 경제, 경영이라는 소재가 눈에 띄긴 하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경제 혹은 경영이라는 말을 들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빌딩? 주가 그래프? 혹은 양복이나 서류가방이 떠오르나요? 세실고는 그런 이미지들과 거리를 둡니다. 이 작품의 주요 무대를 고등학교로 두었기 때문이지요.
세실고는 경제, 경영을 소재로 한 학원물입니다. 이 특별한 조합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부담 없이 완화시키는 역할과 더불어, 학원물 만화에서 볼 수 있는 풋풋한 사랑이야기나 왁자지껄한 에피소드도 만나볼 수 있지요. 비록 주인공이 가장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가 조금 유치한 감이 있지만, 이후의 에피소드들은 나름 잘 짜여 진 구성을 보여줍니다. 1부는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러운 진행이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연재 중인 2부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주인공 '이륙'이 어떤 역할의 인물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먼저 1부의 에피소드들이 왜 재밌었는지를 짚어볼까요?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학원물이라는 점입니다. 1기는 경제, 경영이라는 소재와 학원물이라는 장르를 잘 버무렸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 적재적소에 등장해 분위기를 이끌어가지요. 소재가 줄 수 있는 한계(너무 설명적인, 너무 무거운, 너무 지루한)를 배경 설정과 인물로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속도도 좋았습니다. 각 에피소드들이 지루하지 않을 적당한 화수로 연재되었죠. 각 에피소드들 끼리 연관은 있었지만 사건은 정체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롭게 벌어졌습니다. 1부의 장점은 극명합니다. 균형이 좋았지요.
그러나 1부는 그 균형이 깨졌습니다. 더 이상 ‘학교에서 벌어질 법한 사건’이라는 느낌은 받기 어렵습니다. 배경이 학교이고 인물들이 학생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 이게 실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지요. 1부에서는 그 위화감을 급우들이나 선생과의 에피소드를 섞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2부는 경제와 경영의 연속입니다. 솔직히 경제요소도 잘 사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네요. 남은 건 오로지 경영뿐입니다.
그러면 그 경영이 다른 요소들을 쌈 싸 먹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좋은 에피소드는 소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 소재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그 이야기를 끝맺는 것도 소재 안에서 해결해야하죠. 2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궁지로 몰기 위해 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이룬 성과를 무너뜨리기 위해 소재 외부의 요인이 개입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적어도 그 인물들이 철저히 주인공에 대한 적대감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겠죠?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 인물들은 ‘사실 주인공을 키워주려 하는’ 인물들입니다.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죠.
▲세실고 최고 인기 캐릭터 '오나인'. 아주 바람직합니다.
독자들은 긴장감이 떨어지는 에피소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랄 겁니다. 무엇보다 지루하니까요. 1부는 그런 면에서 속도감 있게 대처 했죠. 2부는 아닙니다. 조삼모사 에피소드가 2부 전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에피소드는 1부에서부터 이어졌는데도요. 최근엔 오나인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했다는 걸 변화의 발판으로 봐도 좋을까요? 몇 가지 실마리가 풀리고 그게 이야기 변화에 박차를 가했으면 합니다.
1부를 재밌게 봐서 그런지 아쉬운 이야기를 많이 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실고는 큰 장점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 가치가 있고요. 늘 월요일을 기다리고 있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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