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두번째-미인2014.09.11 AM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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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물론 부모님의 사다주신 책들을 읽게 됩니다. 부모님의 영향이 큰 시기죠. 저는 동생이 둘이 있는 삼남매였기에 엄마가 거의 전집으로 많이 사다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중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책은 손때를  타기도 했었죠. 엄마가 선물해 주셨던 책 중에서도 지금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책은 생일선물로 사주셨던 이 책, 세계고전문학전집1권. 엄마는 이게 정말 문학책인줄 알고 사셨는지 모르겠지만 시리즈로 구성된 이 책은 사실 세계 곳곳의 귀신이야기 모음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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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즈와 뤼팽을 거쳐서 크리스티 여사님에게 이르기까지 저의 추리문학 사랑은 계속 되어 왔죠. 일명 빨간책이라고 불리던 80권 이상의 크리스티 여사 시리즈를 볼때면 얼마나 사고 싶은 충동이 일었었는지 지금도 한,두권씩 가지고 있네요. 한동안 식었던 열정은 마이클 코넬리를 알게 되면서 퍼트리샤와 할런코벤같은 미국 작가들에게도 옮겨 가서 스릴러로 바뀌게 되죠. 아니 추리에 스릴러를 한층 더 쌓았다고나 할까요. 일본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무래도 하루키의 영향이 크겠죠. 하루키 이후 히가시노게이고 그리고 드디어 미미여사가 등장하게 됩니다.

 

미야베미유키. [화차]로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는 신세계를 알았다는 느낌에 빠져서 한동안 멍해져 있었죠. 그리고 그녀의 작품을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야베월드 제2막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어요. 올해초 우연히 들른 북카페에서 이 시리즈를 보고서는 처음에는 그 표지의 이쁨에 반하고, 나란히 꽂아두었을때의 책등에 반하고, 그 다음에는 이야기에 또 반하고. 한번 보면 누구나 다 소장하고 싶은 그만큼 이쁘게 구성이 된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기존의 미미여사의 책과는 달라서 실망을 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든 책이 다 귀신이나 기담이 등장하지는 않으므로 골라보시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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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이야기 할 책은 이 책[ 미인]. 원제로는 텐구카제. 한자로 읽으면 천구풍. '천구바람'이라는 뜻을 가진 원제를 [미인]이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놓았고 바뀐 이미지 답게 미인의 얼굴이 책표지에 떡하니 나와 있지만 정작 이 책의 비밀은 뒷표지. 바알간 저녁놀이 가득한 뒷표지. 미인들이 없어질때마다 나타나곤 했다는 불타는 노을과 몰아치는 바람. 그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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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보이고 안 들리는 환상과 환청을 볼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신비한 아이 오하쓰. 제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하기도 하는 캐릭터입니다. 추리소설 부흥회때 기획이 되었던 엽서에 나온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귀엽지 않나요. 오하쓰와 같이 호흡을 맞춘 우쿄노스케도 보이네요. 책으로 읽었던 모습과 똑같아 보여 이 모습을 보고 나니 더욱 캐릭터에 정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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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쓰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는 신비한 이야기 즉 '미미부쿠로'에 실릴만한 이야기들이 많은 편이라 일반적인 추리나 스릴러라기보다는 약간은 오컬트적인 느낌을 주는 것들이 많고 그런 소재들의 특성으로 인하여 약간은 판타지 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한국의 퇴마록을 보는 기분이랄까. 사람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혼이 저지른 일. 그럼으로 인해서 다른 세상에 잡혀간 미인 둘을 구출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오하쓰. 왠지 모르게 오래전 어린 시절에 보았던 '이상한 나라의 폴'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대마왕에 의해서 다른 세계로 붙잡혀 간 니나를 구해와야 하는 폴의 임무를 오하쓰가 맡고 있다고 그러면 쉽게 이해가 될까요. 폴에게 삐삐와 찌찌가 있었다면 오하쓰에게는 말하는 고양이 데쓰가 함께 한다는 점이 다른 점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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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나막신 가게의 딸. 그 당시 유행했던 '가키부쿠로' 라고 말하며 사람들은 두려워하지만 부교에서는 아버지가 딸이 신분의 차이가 나는 집에 시집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저지른 일이라 생각하고 심문을 하자 결국 아버지는 고백하고 자살을 해버리지만 사건은 이대로 덮어지지가 않았는데 채소가게의 비슷한 또래의 처녀가 또 사라집니다. 이번에는 그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협박장까지 날아오고 이 두 사건은 정말 서로 연결점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별개의 사건인 걸까요.

 

알고보면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 이야기지만 그런 슬픈 사연에 얽힌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여자들은 어디까지 예뻐져야지만 만족을 할수 있는 걸까요. 예전과는 달리 성형이라는 것이 그렇게 흉이 되지 않고 이쁘면 무엇이든 다 덮이질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스개 소리도 있죠. 남자가 여자를 보는 기준은 나이가 들건 어리건 간에 이쁘다는 걸로 다 통일된다는. 이쁜 것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과유불급'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부는 밤에 읽기 좋은 판타지 한권. 오하쓰의 다음 여행이 벌써부터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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