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내가 본 매드맥스의 암시와 은유 분석 (대량스포)2015.08.02 AM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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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를 아이맥스로 봤었는데 다시 봐도 정말 개쩐다는 생각이 듬
영화의 스토리 구조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캐릭터 설정이나 배경, 화면 연출로 감독이 뜻을 집어넣고
액션신을 빈틈없이 짜넣었음

빌딩에 갇혀서 테러리스트를 혼자 다 쓸어버린다는 매우 단순한 스토리의 다이하드1이
불멸의 명작으로 칭송받는 이유는 스토리보다 그 쫄깃한 전개와 긴장감 유지 때문임

감독은 단순한 오락영화를 만든게 아니라 잿더미만 남아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근미래의 배경이
사실은 현실과 다르지않음을 보여줄려고 한듯

사설이 길었는데 이하 쓰는 내용은 내 주관적인 감상에 근거하고 있으며
감독의 의도와 다를수도 있음 근데 난 이게 맞을거라 확신함
그리고 아마 내가 놓친 부분도 꽤 있을 것이고 아직도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음


일단 도입부부터 시작하겠음

벽에다 아예 대놓고 우리는 물건이 아니다 라고 쓰고 시작함

물을 잠깐 튼후 중독되지말라고 외치는 대사는 아주 노골적임


그리고 워보이 군단이 크레인?에 실린 트럭등에 타고 노래를 부르며 지상으로 내려옴
권력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전형적인 모습임
그런데 영화 마지막 부분은 반란에 성공하고 거꾸로 퓨리오사 일당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끝남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아래에서 위로라는 권력이동 구조를 보여줌


워보이 군단이 내려가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카마크레이지 워보이라고 소리침
카미카제를 변형해 카마크레이지라고 부르는듯
예전 황국군이 정신나간 짓을 했던걸 그대로 보여줌
권력에 의한 말도 안되는 억지 희생을 뜻함
이 영화에서 임모탄의 워보이 군단은
강압적인 지휘는 없고 종교적으로 꼬드겨서 자폭까지 시키며 부리고 있음
지금도 한국에 공주님 종교를 보면 감독이 뭘 의도하는지 알수있음
전세계 어디도 강압적,폭력적 통치는 이제 쓰지않고 마치 종교처럼 사람을 세뇌시켜 쓰고 있는게 현실임
북한과 내전중인 중동,아프리카 몇몇 국가 빼고


임모탄은 사후세계등 허황된 말로 꼬드기지만 사실 그딴거 없음

초반부 워보이가 자폭하면서 동료들이 형편없었어! 라고 외치는데
영어로 mediocre 라고 함
쌩판 첨 보는 단어 인데 아마 idiot과 같은 단어가 아닐까 함
영화 내내 이 단어는 단 두번 나오는데
맨처음 워보이가 자폭하자 동료들이 그를 기리며 반어법으로 씀
두번째는 눅스가 퓨리오사를 해치우기위해 트럭에 올라탔다가 자빠지는 바람에 총을 날려먹고
임모탄이 mediocre라고 외침 이런 병신새끼 정도로 사용한듯

하층민들은 용감한 희생자를 기리는 단어로 썼지만 임모탄은 병신을 지칭할때 씀
결국 사탕발림을 해봤자 윗놈들이 아랫놈 보는 시선은 딱 이정도라는걸 내포하고 있음


임모탄은 여자들과 물, 식량을 독점하고
그의 부하 둘은 불렛 타운과 가스 타운을 통치함
그 마을 둘은 각각 군수산업과 석유산업을 지칭함
가스타운 대장을 굳이 식인종 피플 이터라 부르는데
사실 이건 진짜로 사람을 먹는다기보단 사람을 갈아서 배를 불리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풍자라 봐도 무방함


그리고 이 영화의 지도층은 전부 혼자서는 살수없는 장애를 안고 있음
임모탄은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
등치큰 아들은 저능아
앉아있는 아들은 그냥 장애인
가스타운 대장은 발병신이라 혼자서 거동도 안됨
유일하게 정상인이었던 불릿타운 대장은 퓨리오사의 저격으로 인해 역시 장님이 되버림

감독은 일부러 권력층을 타인없으면 며칠도 못버틸 놈들인데 사람을 좆으로 보고 막 갈아가며 사는 놈들로 설정해놨음
이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슨 의도로 해놨는지 알수있음
아 이거 장애인 비하 아닙니다-_-;;;; 오해하지마세요


퓨리오사의 의수는
납치되온 이후 살아남기위해 가졌던 야만적, 전투적인 모습을 뜻함

퓨리오사가 의수가 없을때는 영화상에서 3번임
여자들을 탈출시키고 정조대를 벗겨주며 자유를 줬을때
마침내 꿈꿔왔던 땅에 도착했지만 절망했을때
사령관이던 냉혹한 퓨리오사가 인간적인 면을 되찾는 장면들임
마지막 임모탄을 골로보내는 동시에 의수도 날아감
과거의 사령관이던 자신과 작별을 뜻하는 의도 정도로 보면 될듯


퓨리오사 일당은 새로운 땅을 찾다가 결국은 원래 자신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감
원래 있던 시타델은 현실이며 현실에서 도피하지말고 맞서싸워서 얻어낼것도 현실에 있다고 감독이 의도한듯


퓨리오사는 끝까지 리더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고 마지막에 임모탄까지 직접 해치움
맥스는 끝날때까지 조력자 정도에서 머무르고 결국은 사라지는데
만약 외부인인 맥스가 다 조져버리고 자유를 가져다 주는 시나리오로 가면 영화의 의도가 굉장히 이상하게 변해버림
자유를 스스로 싸워 쟁취하는게 아니라 남이 가져다준걸 낼름 먹어버리는 그림이 나와버림
맥스가 끝까지 주변인으로 남을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결국 그는 외부인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영화의 주제의식에 맞게 가려면 결국 밑바닥에서 착취당하던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직접 때려잡고 올라가야됨
퓨리오사는 주인공이 될수밖에 없는 위치임

영화는 아예 마지막 자막으로
더 나은 자신을 찾아 폐허를 떠도는 우리가 가야 할곳은 어디인가?
이라고 아주 대놓고 말함


이게 내가 본 해석 정도인데

아기 출산 장면은 정말 중요한 장면 같은데 확실히 뭐라고 해석을 못하겠음-_-;;; 아리까리...
수혈 장면도 왠지 의미가 있을거 같은데 단순히 같이 피흘리고 서로 보듬어주면서 합심해 싸워야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더 고차원적인 의미가 있는건가...


여튼 감명깊게 본 영화입니다
이거 말고도 감독이 숨겨놓은게 많은거 같은데 보면 볼수록 감탄만 나옴
저 나이대 감독 중에 최신 트렌드를 이끌 정도로 폼을 유지하면서 만드는 사람이 진짜 드문데
영화를 보면 70넘긴 노인이 찍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출이 신선하고 패기가 넘침
댓글 : 9 개
  • 2015/08/02 AM 02:10
꽤나 날카로운 분석글이로군요
맘에듭니다
수혈장면은....권력구도를 기준으로 바라보면...
고립된 체제 안에서는 하층민은 계속 착취당하는데
이를 시간을들여,자원을들여 고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외부인의 유입으로, 외부인의 희생으로 대충 땜빵한다고 해석할 수 있지않을까요?
(권력자들은 돌아가기만한다면 그만이니까요 -ㅅ-)
저는 영화를 영화로만 보는 그런모습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깊이 생각하시는 모습을 보니 부끄러워지네요

생각이 깊은신거 같아서 창피해집니다. 그냥 단순해서 그런거 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현명하신거같아서 부럽습니다.

좀더 생각하데 되는 글이군요
오오
1. '백인 - 남성' 주인공이 문제를 겪고 있는 현지인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고 영웅으로 승격하는 구조의 흔해빠진 창작물들에 대한 철저한 안티테제였죠. 시타델로 돌아가자고 맥스가 제안할 때도 자기는 설명만 하고 의사결정은 철저히 퓨리오사에게 맡기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 이 영화를 페미니즘적으로 해석할 때는 절대 놓치면 안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2. 비슷한 시각에서 보면 퓨리오사의 의수-빡빡이-기름칠 위장크림(?)은 폭력적인 남성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성성을 스스로 거세해야 하는 결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3.. 친구가 말하길 희망을 믿지 않는다고 말로는 투덜거리는 맥스가 이 망한 세상에서 '지도를 그리며' 떠돌아다는 것도 단순히 지나가는 설정이 절대 아닐거라고 하더군요. 지도를 그린다는 것은 결국 미래를 바라보면서 세상의 질서를 다시 만들어가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막스 - 휴식 - 클라이막스 이런 식으로 마구 액션을 몰아붙이는데도 계속해서 관객을 압도해나가면서 하고 싶은 말은 싹 다 해버리는 조지 밀러 할아버지의 센스가 정말 전율이 느껴지게 하는 영화더군요. 저는 한 열흘 전에 극장에서 내려가기 불과 며칠 전의 수원 상영관에서 4D로 봤는데 며칠만 늦었어도 평생 후회할 뻔 했습니다. 영화보기가 그닥 취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건 역대급 영상물이더군요.
지도를 그리는게 그럴싸한 설명이네요
정말 감독이 대충 집어넣은 장면이 하나도 없는거 같음 -_-;
아이는 임모탄이 목숨만큼 소중히 여기는 것인데
권력자가 그만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마도 부의 세습 영원한 생명 젊음 이런 것이겠지요.

릭투스가 동생은 장애없이 건강한 사내였다고 외치는 것은
자신들보다 더욱 강력한 지도자가 됐을 것이라는 뜻일 것이고,
임모탄이 바란 것도 건강한 부인에게서 태어난 건강한 아이가
자신의 왕국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였지 싶네요.


수혈에 대해 좀 추측해보자면,
매드맥스 영화 내에서 병든 자를 낫게 하는 것은 피입니다.
맥스는 타지에서 병든 마을을 치유하러온 의사라는 설정으로 보입니다.
치유가 끝나서 결국 떠나구요.

하지만, 이 부분은 너무 깊게 생각하지말고 그냥 영화 내용 그대로
나중에 퓨리오사에게 수혈을 해주기 위해
맥스의 피는 누구에게나 수혈가능하다라는 설정으로 받아들이는게 가장 적절하겠네요.
퓨리오사는 몸 속에 맥스의 피가 흐르는 멋진 지도자가 되었다. 끗.

매드맥스 후속작 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 난 대체 뭘본걸까 ;ㅁ;
맥스의 피 묻은 얼굴을 우유로 씻는 장면이랑 진흙에 멈춰버린 퓨리오사의 트럭을 하나뿐이 나무에 걸어 끌어올리는 장면도 은유와 상징을 적절히 배합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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