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내가 본 검은 사제들 은유와 분석(대량 스포)2016.01.22 AM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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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배우가 나오는 호러 영화~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거 같은데
사실 내가 보기엔 정말 애정으로 만든 종교영화이자 현대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음
감독이 천주교 신자 같은데 나름대로 종교에 대한 철학과 애정을 알수 있음


일단 내가 본 내용은 내 주관과 감상에 근거한 것이고 감독의 의도와 다를수있음
근데 아마 거진 맞을 거라 생각함
그리고 나도 영알못이라 아마 해석 못하는 부분이나 못보고 넘어간 부분이 더 많을걸로 예상됨
어디 이런거 해석해놓은거 없나 모르겠음 찾아보면 네이년 스티커 붙이고 영화표사진올려다 강동원이 어쩌네저쩌네 이딴 내용의 블로그뿐이라 과잉정보쓰레기가 걱정될 정도임


시작하자마자 구마의식을 집행한 외국인 신부들이 사고로 사망함
아마도 풀려나온 악마의 힘인거 같은데 여기서부터 의문이 발생함
왜 신의 이름으로 구마를 집행한 사제들인데 신의 보호를 받지 못했는가?

그들은 빨리 움직일려다 실수로 학생을 치어버리고 그냥 버리고 감
여기서 신의 뜻을 거슬러서 분노를 사고 죽어버렸다고 볼수있음
정의를 구현하는데 억울한 희생자를 내면 안된다는걸 보여줌


그리고 소녀는 김신부에 구해달라고 하지 않음
소녀가 죽어버리면 악마의 영혼도 다시 풀리고 어디론가 이동할 기회를 가지게 되는데
소녀는 죽어도 이상하지않을 상태인데 꿋꿋이 버티면서 악마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형국임
말하는걸 보면 자기가 어디 못가게 꽉 잡고 있겠다고 시간을 벌겠다는데
일종의 같이 싸우는 전우 느낌인데 이건 아마도
정의를 찾고 행하는 과정에서 누구에게 뭔가를 바라는게 아니라
스스로 맞서싸우고 연대해야한다는 그런 메시지가 아닐까 함


강동원은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받으러갔는데 전임자가 김신부를 미친놈 취급함
후에 악마가 협박을 하는데 그 내용은 이거와 연결이 됨
그냥 김신부 하나 미친놈으로 만들고 넌 빠지면 된다고, 가족들까지 모두 저주를 걸어버리겠다는데
여기서 전임자가 완전히 말렸다는걸 알수있음
그리고 현실에서도 정의구현하는 사람들 미친놈 취급하는 사례는 흔하게 보임


강동원은 어릴때 사고로 동생을 잃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음
신앙생활도 불량하기 이를데 없고 사실 신앙심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도 알수가 없음
이 영화는 아마 불량사제 강동원의 참종교인으로 재탄생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는 듯함

강동원은 땜빵으로 구마의식 보조로 들어가게 되고 김신부의 명령에 따라 의식용 아이템을 받으러 명동성당에 감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나오는데
명동성당 앞에서 세월호 관련으로 종교인들이 시위를 하고 경찰과 대치를 하는 장면이 살짝 나옴
낮에 성직자들이 사회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고
밤에는 사제들이 구마를 위해 싸우는걸 대비시키는거 같은데
본질적으로 종교가 가져야할 방향과 자세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음
진압 경찰이나 시위대는 준비하는데 비용이 생각보다 들어가는 장면인데 집어넣은걸 보면
감독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로 넣은걸 알수있음
여기서 감독이 천주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알수있음
그리고 현실도 사실은 악마와 싸우는것과 다름이 없다는걸 확실히 못박아주는 장면임


김신부가 고깃집에서 강동원에게 도발하는 장면이 뭔가 중요한거 같은데 난 잘 모르겠음-_-;;;
여튼 본격적으로 구마 의식을 시작하는데
이걸 집행하는 장소가 하필 세탁소임 세탁소가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테고
화려한 번화가 바로 옆 골목인데 악은 우리 바로 주위에 있다
그리고 싸움은 빛이 오지않는 곳에서 외롭게 이루어지고 있다는걸 보여주려 한듯

촬영 관련도 뭔가 메시지가 있긴한데 내가 이걸 확실히 딱 집어서 정리를 못하겠음-_-;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거 같긴한데 대충 설명하자면
촬영하는데서는 절대 악마가 나오지 않음 아마도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은유인거 같음
신이 존재하면 악마도 존재한다 하지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패배임을 그들 스스로 알고 있기에 은밀히 움직인다는 말은 뭐라 정리를 못하겠음-_-;

김신부가 중간에 대충 이런 말을 함
짐승은 자기보다 강한 놈에게 덤비지않고 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신은 그렇게 만들지 않으셨다
여기서 감독의 종교적인 신념과 애정을 알수있음
악은 약자를 끊임없이 노리고 괴롭히지만 인간은 맞서싸워야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다 라고

악마는 구마의식도중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데
모든 질병과 범죄,차별, 전쟁을 뒤에서 조종해왔다고 하는데
감독의 의도는 사실 비현실적인 악마의 존재라기보다 정의를 추구하며 싸우는게 악마와 싸우는것과 마찬가지라는 표현을 하고 싶은듯
아마 한국의 이런저런 사태에 대해 니들이 악마다 이색히들아 라고 디스를 하는 듯한 느낌까지 듬-_-;

악마는 김신부보고 아주 현실적인 협박을 하는데
넌 몇달후에 감옥에 있을거라고 이런저런 저주를 거는데 현실에서 많이 일어나는 장면임

강동원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의식에 참가했고 발목잡혔지만 결국 극복해내고 마지막은 스스로 희생하며 악을 처단하려함
종교인에게 가장 큰 덕목으로 요구되는 희생을 불량사제였던 강동원이 해내고
강물에서 살아서 걸어나오는 장면은 마치 세례의식처럼 보이게 연출함
마지막 죽다살아난 강동원은 묵주를 챙기며 웃으며 걸어가는데
아마 진정한 종교인으로 다시 태어남과 신의 존재를 확인한 기쁨을 표현한듯함
이걸 의식에 실패해서 악마가 강동원에 들어가서 썩소 짓는거라 그러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렇게 되면
영화의 메인테마가 한방에 작살나는거임-_-; 악마에 씌인거면 묵주는 왜 어떻게 집음

중간 강동원을 다리까지 아무런 말없이 데려다주고 목숨까지 살려준 택시기사도 신의 안배처럼 보임

소녀를 죽음으로 몰고 갈것으로 각오한 김신부였지만 소녀는 되살아났고 구원을 받았음
김신부도 대충 풀려날거고 소녀가 되살아난건 신의 가호가 아닐까 함
결국 악과 맞서싸우고 열심히 살면 신의 구원을 받는다~ 라는 결말을 직접적으로 보여줌

여튼 종교인은 아니지만 참 괜찮게 본 영화였음 메시지도 의미심장했고
단순한 호러 영화로 보기엔 좀 아까워서 글을 써봄
댓글 : 5 개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나온 구마영화중 최고였음..
후속작이 무조건 나와주길 기대함
그냥 아무생각없이 봤는데ㄷㄷㄷ
이런의미도 있군요ㅎㅎ잘보고 갑니다
비슷한 느낌적인 느낌을 받으면서 예상치 못한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주인장님이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확 와닿네요 ㅎㅎㅎ 잘보고갑니다
이분 단편이 사실 이 영화의 원안인데, 그 때는 단편의 특성상 많은 메타포(여러가지 한국의 일그러진 부분들을 보여주죠)를 포함했었습니다. 물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이죠. 다만 상업영화의 특성상 그리 많은 메세지를 포함했다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냥 현실을 반영한 몇몇 미장센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런저런 생각을 품게 만드는 것이죠.

주인장님이 말씀하셨던 사람들이 잘못보는 마지막 장면(강동원의 웃음)은 확실히 많은 분들이 잘못짚은 것이죠. 그것은 영화가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너무 많은 것을 풀어내다보니 자가당착에 빠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재밌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게 선을 넘다보면 영화 자체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낸 논리들을 맹신하게 되죠. 이 영화는 '텔미썸싱' 처럼 열린 결말을 표방하는 영화가 아니거든요.

아무튼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인장님의 글을 보는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이야기 올려주세요. ^^

멋진 풀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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