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사람들이 잘 모르는 조선소의 생태계

요즘 조선소 존망 이야기로 시끌시끌한데
IMF 이후로 조선소가 이렇게 위기를 겪었던 적은 없었음

그런데 기사에 댓글들을 보면 꿀빨면서 떵떵거리더니 망하면 손벌리냐 세금넣지말라고 너도 존망해봐라 라는 댓글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현실 인식이 전혀 안되어있다는걸 알았음-_-;;;;
시바 헬조선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거 아냐?
내가 단언하는데 헬조선에서 꿀빠는 직업은 석유회사와 공기업,공무원뿐임
나머지 직업은 많이 받는거 같으면 다 그만한 이유가 달려있음


나는 일단 조선업 종사자고 나도 좀 힘들게 컸지만 운좋게 잘풀려서 괜찮은 대우를 받고 일함

이런 저런 꿈도 있고...헬조선에서 노력을 하면 내가 성장을 할수있다는게 통하는 흔치않은 업계라고 생각함

빅3 종사자는 아니고... 자세히 말하면 넓고도 좁은 동네라 -_-;;; 여기까지



내용이 사실 너무 길어서 두세개로 나눠야할거 같은데 일단 조선소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하겠음

조선소는 노동집약+기술집약이 몽땅 합쳐진 산업에다 100% 수출을 하는 산업임

빅3 조선소는 국내에다 파는 배는 군함빼곤 거의 없다고 보면 됨 다 해외에다 수출을 함

조떼 같은 내수기업이야 쳐망해도 다른 기업이 대신해도 되니 상관없지만
이런 수출기업이 망하면 국내기업이 대신하는게 아니라 해외의 다른 기업이 그자릴 차지해버림

반도체 치킨 게임 10년만에 전세계 반도체업체 죄다 자빠지고 그자릴 한국업체가 다 집어먹고 있는걸 생각해보면 됨
그러면 이걸 살려야겠다 혹은 버려야겠다 대충 견적이 나옴


IMF때는 고환율로 인한 상대적 가격이점과 수주 폭증,양산된 실업자들에게 일자리제공으로 오히려 거제는 호경기를 누림
IMF 조기 탈출에는 조선소의 엄청난 양의 외화벌이와 일자리 창출이 큰 지분을 차지했다고 보면 됨
진짜 외화를 그냥 쓸어담아왔음 애들 돌반지빼다 백날 팔아봤자 여기서 배한대 파는거보다 못함
거기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죄다 월급쟁이임 탈세도 못하고 매달 소득세 의료보험 연금 꼬박꼬박 엄청난 액수를 다 뜯김
노가다는 건축업이라고 세금이 덜 뜯기는데
조선소는 제조업이라고 세금도 더 나감-_-; 쉽빌딩인데 조선업도 세금감면 해주던지

조선소는 페이는 다른 곳보다 쎌지 모르지만 일하는 환경을 생각하면 그만큼 메리트가 있나? 그건 아님
하루종일 쇳가루와 먼지가 날아다니고 정체모를 매캐한 냄새가 채우는 비좁고 복잡한 작업환경에서 일을 해야함
거기다 여름은 쪄죽는 더위에 데워진 철판을 끼고 일하고 겨울엔 정신나간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덜덜 떨면서 일함
노동강도는 뭐 다들 알다시피 쉬운게 아님-_-; 여기서 빡세게 노오력을 하며 죽도록 일한다? 1년안에 골병들고 퍼짐
쉬엄쉬엄 하는거 같지만 다 장기 마라톤을 보고 컨디션 관리를 하면서 일하는거
오히려 외국애들은 한국 사람 개빡시게 일한다고 다들 그럼
거기다 잔업, 주말 특근으로 돈을 버는 구조라 잔업,주말 근무를 안하면
그 개같은 작업환경에서 일하고도 공무원같은 월급이 나옴 과장이 아님
인간다운 삶을 살수가 없고 그냥 다 포기하고 돈벌려고 일만하고 살아야하는 곳임

거기다 조선소는 5년을 일하던 20년을 일하던 그 분야 최고 단가가 정해져있음
진짜 노오력이 통하고 보상받는 곳이라 보면 됨
다른곳에선 아무리 일잘해도 정치질에 밀려나면 끝인데
여긴 몇년을 일하건 상관안함 주는 돈만큼 일해내면 인정해주고 못해내면 나이가 어떻든 경력이 어떻든 다 까버림
저기량자가 샤바샤바로 고단가받는건 봤어도 고기량자가 저단가 받고 일하는건 못들어봄
싸가지가 없든 나이가 어리든 일잘하는놈이 왕이고 조상인 곳임-_-;;;
일머리있고 노력하면 금방 크고 대우받음
대신 일머리없고 노력도 안하면 그만큼 시달리는곳이고

근데 이렇게 일을 해도 육상에서 노가다 하는거보다 페이가 적은 편임
떠돌 필요가 없고 한곳에서 꾸준하게 일을 한다는 장점 외엔 크게 메리트가 없는 직업임
이렇게 죽도록 일하는데 세후 연봉 5천 넘기는게 쉬운게 아닌곳임
왜 평소에 사람들이 직업엔 귀천이 없다면서 그만한 보상을 안해줌?
일의 강도에 비해 보상이 짠곳임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거지
거기다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위험한 일터임
울산 현대의 경우 한달동안 세명이 연달아 죽는 사고가 나서 난리가 난 상태
근데 이건 뭐 하청들 얘기고

정직원들이야 과거 호황기엔 정말 어깨에 힘주고 떵떵거리고 다녔지만 지금은...-_-;
타 대기업에 비하면 수입도 쎄질 않고 노동강도는 요즘 들어 더 심해졌다고 들음

대우가 존망위기에도 상여금 팍팍 뿌리면서 산다는 선동성기사도 뜨는데
3사 모두 페이는 비슷함 오히려 대우가 그중 제일 낮은편인데
상여금을 더해야 대충 남들 버는 만큼의 수입을 따라감 상여금 받아서 남들보다 많이 버는게 아님
헬조선을 물로 보나 상여금을 그냥 퍼줄거 같음?
그냥 연봉에 상여금 포함시켜서 주는거지 상여금 폐지하면 기본급 올려줘야됨 결국 그게 그거임

이게 대충 페이 얘기고

이외에 조선소는 빅3만 있는게 아님
조선소와 같이 일하는 벤더와 선주사, 창원과 부산의 부품납품기업까지
어마어마한 숫자의 돈이 오가고 일자리가 왔다갔다 하는 곳임 단순히 거제만 먹고 사는게 아님
그 중에는 정말 양질의 일자리도 있음

선주사는 조선소에 배를 발주함 얘네들이 슈퍼갑임 구매고객이니까
배를 주문하고 공정을 감독할 감독관들을 파견함
이 감독관자리에는 세계 각국에서 계약직으로 오는데 외국인의 경우 우리돈으로 월급이 기본 2000이 넘음-_-;
한국인 감독관도 많은데 한국인은 대충 월급이 최소 1200 시작으로 보면 되겠음
대기업 현대직원이라고 목에 힘줘봤자 감독관 만나면 박그네만난 김무성마냥 대가리부터 숙이고 들어감

거기다 선주는 배에 들어갈 부품을 지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엔 해외의 수많은 짱짱한 부품기업이 들어옴
이 부품기업들을 벤더라고 하고 여기에 부품을 설치하고 관리할 엔지니어들이 들어오는데 한국인도 고용함
얘네들도 수입이 빵빵한데다 다 노하우과 기술을 배울수 있는 기회가 옴

조선소 존망하면 이런 고급일자리와 세수, 경험, 기회가 모두 사라지는거임
국가 차원에서 감독관과 벤더 엔지니어를 양성해서 몽땅 한국인으로 채워서 세금 빨대 꽂을 생각을 해야지
저 외국인들이 버는 돈에 꽂을 빨대와 쓰고가는 돈과 국가홍보,관광효과를 싸그리 무시한채 그냥 없애라?

말도 안되는 소리임-_-; 머리통에 우동사리가 들어가있지 않은 이상 그런 망발을 할수가 없음


글이 너무 길어지니 대충 조선소의 돌아가는 생태계와 구조만 설명했음


언제 쓸진 모르겠지만 다음 글은 세계 탑을 다 삼킨 한국 조선소가 왜 한방에 훅간건지 설명하겠음
굳이 결론을 미리쓰자면 이명박 개객기 정도는 쓰겠음

[chimbang]

요즘 배가 안 들어오니 조선소가 노네요.

전략이 있나요? 선복량도 과잉일텐데

[유우니소금사막]

조선소 일해봤지만 사실 가장큰 문제는 안전불감증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중 대다수도 그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조선업계를 부정적으로 보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조선소 내가 안전하게
일한다고 해서 사고 안터지는것도 아니고 진짜 복불복이잖아요
저 일할때 같은 방 쓰던 아저씨가 사고로 다리 잃고 그 아저씨 친구분은 즉사하는거
눈앞에서 보고 바로 짐쌌었던 기억이 나네요

[GroovyBlue]

조선소 그만 두는 사람들중에 죽는사람 반 그거 보고 무서워서 그만두는 사람 반이라는 말이 떠돌았죠 ㄷㄷ

[-Azir-]

그래서 저희 교수님이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중요하다고 했었는데..

대한민국의 산업군이었던 조선업부터 해서 다른 산업들이 슬슬 안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제2의 대한민국 산업군을 만들수 있는건 젊은애들 밖에 없다고..

[올스네이크드]

근데 대학생들 대부분 힘든 일을 안 하려 한다는게 저희 아버지 생각...

어떻게 보면 일리 있고 어떻게 보면 아닌거 같기도 하고

[가]

맞는말과 동시에 틀린말이 뭔지아세요? 젊은 사람 3명이 할일을 1.5명한테 시키면서 임금은 적게 주려니까 안하려고 하죠 어른아닌 꼰대들이 하는말 있잖아요 요즘 젊은것들은 옛날처럼 안하려고해 그러면서 지금이 옛날이냐고하면 궁시렁 궁시렁 그러다가 예전에 좋았던 일 얘기하면 요즘이 옛날이랑 같냐고 말하죠 그런 꼰대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일터에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3D종이라는 곳 물론 사장만의 잘못은 아니겠지만 직종간 임금격차가 너무 크니 의욕이 다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그안에서도 노력하면서 납득하면서 열심히 하시는 일 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절때 그분들을 비하하진 않지만 모두가 그럴수는 없는겁니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살아왔던 환경과 시대를 자꾸 들먹이시는데
그러면 안됩니다. 자기가 사업을 하고 회사나 공장을 차리게 되서 운영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자신이 일했던거 처럼 일을 시키려고하고 임금을 적게 주려하는 행태는 잘못된겁니다. 그러다 다 망하는거고요 나라 전반적인거죠 개선 안되면 상위 몇퍼센트 라는 사람들 말고는 항상 힘들게 살게 되는거겠죠 청년실업이 앞으로 더 늘어날 이유이기도 하구요

[루리웹-1106716875]

일하다 한번 다쳐보면 압니다
저도 손가락 두개 날라갈 뻔했는데 운좋게 살점만 나가고
왜 일에 귀천이 있는지 알게 됩니다.
최소한 제 몸은 온전해야되기 때문에..

[김고엘]

여행하다가 선박 전기쪽 감리 일 하고 있는 호주인을 만났는데 한국 조선업계인들 엄청 빡세게 일한다더군요

[당근천국]

조선쪽이 꿀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건가요? ㅎㄷㄷ

[바니성애자]

다음글도 기대가 되네요

[가]

모든 기업에 공통 문제점 특히 대기업 하청에 하청 책임전가 + 전형적인 피라미드구조 본기업 사람들이야

피라미드로 먹는다고 쳐도 말단에 있는 사람들까지 가더라도 하청 , 하청에 하청 갈수록 임금 적어지고 단가 후려치고

많은거 바라며 책임전가 돈은 죨라 조금 주면서 많은걸 바라죠 (건설업 제조업 대부분이 그렇죠)

빨리빨리 완벽하게 이게 가능하지 않는데 가능하게 하라고함 사람 귀한줄 모르고

그러니까 사고도 많이 나는거죠 쨋든 누구 탓 누구 탓해도 맨 위에서 지들 밖에 모르니 그냥 밑에 사람들만 죽어나고

그러다 윗대가리 까지 타격이 가는거임 이건 공통적인 부분이고

조선업은 뭐 마이피 쥔장님이 나중에 말해준다고하시니 쨋든 전부다 정신 안차리면 곪아 곪아 터져서 나라 자체가

되돌릴수 없을거임 아직 멀었다 생각하는순간 코앞에 절망이 오겠죠

[ahuk gw]

원래 언론에서 까대며 이렇게 세금을 잡아먹고 있어요! 라고 광고를 하면...
국민들은 '나보다 좋은 대우를 받으며 꿀을 빨고 있는가? - YES! ' 까고 보자!
이런 식으로 되죠

[@Crash@]

조선쪽이 꿀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2)

와 그게 더 무섭네...
고등교육 받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게 끔찍하군요.

[X.Vettel]

제가 대략 10년전에 사천에서 의경 파견중에 "SPP조선" 얘들 때문에 졸라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매일 같이 술먹고 깽판치고 지구대 박살내고, 보도방 아가ㅆ; 겁탈해서 끌려오고 진까 개 망나니들;;;

[가]

그리고 생각해보면 조선업 무너지면 나라 경제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생각되네요.. 큰 문제죠

힘들다 힘들다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에 일자리고 지금도 계속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

[mozinu]

그렇다고 망해가는 산업을 살리자고 공적자금을 계속 풀수는 없죠 대우조선해양 같은 경우 부채비율이 7000%가 넘습니다

[X.Vettel]

이전 IMF 때와는 달라요 썩은 살은 도려내는 것이 맞습니다.

[한랭건조]

저고 이분 의견에 한표

[엘사아렌델]

불량수주에 이은 하청이 개선되지 않으니까
좋은 직장이 없어진다는 실드로는 부족합니다 다른 대기업들도 하청문제는 있지만 늘상 알바를 구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Einan]

노가다도 돈 그렇게 많이 주진 않아요.
분야별로 다르긴한데.. 인건비가 많이 오르는 추세이긴해도..
예전 인상폭에 비해 힘들긴하죠.

그런데 글 읽어보니 진짜 조선소 일 힘들 것 같긴하네요.

[하니남편]

결론이 명쾌하네요.

[양파양파]

일본 조선업계는 요새 어떤지 여쭤봐도 될까요

[GroovyBlue]

노동강도나 안전사고의 횟수에 비해서 실수령액도 생활비나 세금 빼면 200만원선이라 초보는 패스~라고 들었슴다.

[멋진징조들]

읽을만한 글이라 스크랩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