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이야기] 더 파이팅 작가가 말하는 미우라 켄타로 작가와의 추억담2021.05.20 PM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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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https://twitter.com/WANPOWANWAN/status/139523958093725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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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우라 켄타로 군이 기고해주었던 타카무라입니다.
지금 많이 감상적이 되어서요.
잠시 추억 얘기 좀 하게 해주세요.
제가 첫 주간 연재를 할 때 스태프가 한 명도 없어서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도와주러 왔습니다.
그가 열여덟이고, 제가 열아홉일 때였죠.
모 대학 예술학부 학생으로 강의를 마치고 한 손에 스케치북을 들고 와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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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얼마나 그릴 수 있는지 모르기에 직접 그린 것을 보여달라고 하며, 이것과 닮게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다 그려진 걸 본 후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너무 나이에 맞지 않았거든요.
몇 점을 더 그려달라고 한 후, 저는 이미 그에게 흥미진진한 상태였습니다.
아직 젊었던 우린 손을 멈추고 서로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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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이 신경쓰여 보여달라고 부탁했더니, 더욱 간담이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았어요.
거기에는 요정이, 낙인이, 커다란 검을 든 검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후에 등장하는 팩, 가츠였죠.
굵은 연필로 그려진 그것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이게 뭐야?" 이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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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입니다. 실력이 붙으면 그리고 싶어요.
언제부터 품고 있었던 것일까.
이미 거기엔 베르세르크가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저는 하지메의 일보(더 파이팅!)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베르세르크가 발표됐죠.
고생하는 얘기도 좀 들었었어요.
하지만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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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통하는 만화가 시작됐다고.
저 켄타로군이 실력이 붙었다고 자신을 판단하고, 야심차게 연재를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됐죠.
매회마다 초절한 실력으로 혼신의 화면을 그려내는 그의 에너지는 존경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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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담은 여기서 끝입니다.
그와는 그때 뿐이었지만 저에 대해 신경써 주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와 만나게 되었던 것이 자랑거리입니다.

멋대로 떠들어대서 미안해 켄타로군.
언젠가 마지막 회 읽으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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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팅!'의 작가 모리카와 죠지가 '베르세르크' 작가 미우라 켄타로의 부고를 접한 뒤 

트위터에 풀어낸 이야기가 있길래 올려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 15 개
  • SISAO
  • 2021/05/20 PM 03:56
아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훗날 대인기를 끄는 만화를 그리게 될 두 청년이 마주앉아 서로의 그림을 보여주며 꿈을 나눴던 장면을 떠올리니.
와우... 잘그린다.
눈물나겠네요 이러다
헐.. 한때 베르세르크 정말 좋아했었는데, 뭐 나이먹고 먹고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안보게 되었는데, 돌아가셨나보네요? ㅜㅜ
안타깝네요. 정말 재미있게 봤던 만화인데.. 완결은 못내고 돌아가신건가요?
넵 급사하심
베르세르크 공식 트위터와 편집부에 오피셜로 오늘 기사가 올라왔고, 5월 6일 급성대동맥박리로 별세하셨다고 합니다.
베르세르크는 아직 연재중이어서 완결은 나지 않았습니다.
아 너무 안타깝네요. 진짜 장인 정신 있으시던 작가셨는데 ㅜㅜ
급사셨군요. ㅜㅜ 에효.. 너무 그림 정성스럽게 그리셔서
예전부터 과로사 위험 있다고 팬들도 걱정 많이 하던걸로 아는데 ㅜㅜ
결국 과로로 인한 급사셨나 보네요.
너무 안타깝네요. ㅜㅜ
한컷한컷이 예술이였는데..ㅠ
진짜 장수해주길 바랫던 작가인데!
저도 언젠가 마지막회 읽으러 가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눈물 나네요ㅜㅜ
고등학교때 그림 그리는 친구가
베르세르크 들고 다니면서 이 작가 그림을 보면 미친거 같다고, 이걸 어떻게 그리냐고 감탄하면서 따라 그리면서 연습하던게 생각나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까까머리 중딩 시절, 동네 비디오 만화 대여점서 우연찮게 집어들었던 불멸의 용병..
그 순간부터 30년 넘게 인생만화 였는데..참으로 아쉽습니다ㅠㅠ
ㅠㅜ
ㅠㅠㅠㅠ
저도 꼭 마지막회 보러 가겠씁니다. ㅠ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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