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인사권과 낙하산2021.07.16 AM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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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통치권은 국민으로부터 소수의 선출직들이 권한을 위임 받은 것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그것은 비대해지고 복잡해진 사회를 운영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며, 동서 어느 정치 체제를 막론하고 받아들여진, 일종의 공리와 같은 것이다.

마치 해서 동에서 서로 뜨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이치라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의 선택을 받은 선출된 권력은 여러가지 권한을 가지고 통치를 하는데

이 통치의 핵심은 인사권이다.

 

인사권을 바탕으로 관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때로는 승진으로 독려하며 때론 강등이나 면직 등의 징계로 통제한다.

과거 전근대까지의 공권력의 기초는 독점적이고 무소불위적인 폭력, 특히 생사여탈권을 정치 지도자가 가진 것이었는데

 

쉽게 말 해 왕이 행정 통치도 하면서 마음에 안 들면 사형 시켜라는 어명으로 사람 죽이는 것 그것이 국가 권력의 본질이었다. 

 

이 폭력의 권한은 삼권분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계속되었고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생사여탈을 가진 폭력은 오직 사법부만 극서도 개인의 의지나 선택이 아니라 법의 규율 앞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행정권력의 힘의 기초는 폭력의 독점에서 인사권으로 이동하게 된다. 

물론 미친 독재자들은 여전히 남은 합법적인 폭력 수단인 군과 경찰을 이용해 통제를 했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억압했지만 말이다. (미얀마나 중국이 지금도 그러고 있고 우리나라는 이명박의 용산참사가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인사권은 행정권력의 알파와 오메가가 되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 처럼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행사하는 것으로 공약을 포함한 각종 정책과 민원을 처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인사는 당연히 본인과 정치적 사상과 철학 또는 인간관계가 맞는 사람을 뽑는 수 밖에 없다.

한 사인이 작은 사업을 할지라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그리고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과 일을 하는게 맞는데 하물며 수많은 관료 조직과 복잡한 조직을 운영하는데 공정하고 어쩌고 빙신 같은 소리로 나와 반대되는 인물을 세우는 것은 탕평이라는 허울로 개소리 하는 것 밖에 안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부분이 잘 되는게, 미국 행정부의 핵심 요직인 국무부 장관-우리로 치면 총리-가 대통령과 거의 임기를 같이한다. 보통 부통령을 탕평으로 쓰고 국무부 장관은 심복을 쓰는 것이다.)

 

이러한 인사권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보면 낙하산이라는 것은 원래 자연 스럽고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혹은 문제 소지를 여러 제도적 장치로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우리 역사에서 많은 경우 낙하산을 정책을 위해 쓰거나 국민을 위해 선정한게 아니라 흔히 말하는 보은성 또는 혜택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다.

이를 반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낙하산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낙하산 타고 온 그 자체가 아니라, 그걸 어떤 의도로 어떻게 사용했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자기도 모르고, 맞지도 않고, 뭐 하는 종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인사권으로 부임시키는 리더가 무슨 리더인가?

 

여하튼 인사권의 속성으로 그렇게 사람을 뽑은 것은 차치하고 우리가 무게를 두어야 하는 것은 그걸 어떻게 쓰느냐 인데

이러한 내용을 알고도 그러는지 아니면 모르면서 낙하산 equal 나쁜 것이라는 초딩적 일차함수가 뇌리에 박혀서 인지 낙하산 한 놈들은 다 나쁜 놈이라는 노리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해져서 지구온난화가 되고 그래서 이상기후가 생기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죽게 생겼다는데 나도 숨을 쉬면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니까 나쁜 놈이라는 건가??

 

어느 특정 단어는 그 단어가 내포한 맥락이 있는 것이다.

그게 없이 또 그에 대한 이해가 없이 판을 가르니까 소위 프로파간다가 먹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자기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 오지 않는 것들은 피상적으로 받아 들이는데 마치 광고의 카피처럼 눈과 귀에 쏙 들어오는 어느 특정 단어, 문구로 그 속성을 한정 시켜 버리면 맥락을 놓친다.

 

노무현의 정연주 사장은 KBS의 취재의 자유와 시사평론의 전성기를 열었다.

특히 당시 배우 김혜수가 진행했던 W라는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 잘 시도하지 않은 국제 정세를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으로 각광 받았고, KBS의 탐사보도는 성역 없는 취재로 그 위상이 높았다.

정연주 사장은 노무현의 낙하산 인사였다.

 

이명박의 김재철은 MBC를 30년 후퇴 시키는 낙하산이었다.

PD수첩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룬 베테랑들이 기자가 아닌 자리로 밀리고 지방으로 유배되고 그 자리를 가세연구소 그새끼 같은 놈들로 채웠다.

그리고 이때 해고된 기자들이 뉴스타파와 같은 지금의 독립언론을 만들었다.

 

낙하산 어쩌고 하는 분에게 다시 묻는다.

낙하산이 문제입니까 아니면 그걸 어떻게 쓰려는 인사권자의 의도와 맥락이 문제입니까?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니까 낙하산 자체를 없애고 오해 안 받게 해야지 오해 만든 놈들이 잘못한 것입니까?

그러면 지구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내 뿜는 우리도 숨을 좀 줄여야 하는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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