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절주절] 원더걸스 밴드 논란에 대한 단상...2015.08.09 AM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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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만에 원더걸스가 컴백했습니다.
기존 레트로풍의 곡을 춤을 추며 부르던 아이돌 가수였던 탓에, 이번 밴드 컨셉은 나오기 전부터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티저가 하나, 둘씩 공개되면서, 멤버들이 그동안 밴드로 나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대중들은 알 수 있었고, 그리고 기대하는 분들도 조금씩 늘어가기 시작했죠.
타이틀곡의 티저가 공개되고, 또 수록곡들을 맛보기로 들어보면서 기대감은 더욱 더 커졌을거예요.
그리고 이번주에 가요 방송을 통해 활동을 시작한 뒤의 반응은 제 예상을 깨지 않았다고나 할까...

원더걸스 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어요. 원래부터 라이브에서 강세를 보여주던 팀도 아니었고(원년 멤버인 선예와 현 멤버 중 한 사람인 예은은 실제로는 노래를 굉장히 잘 하는데, 어째 라이브에서만 그리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 데뷔전부터 지켜봐온 입장에선 안타까운 마음도 큽니다), 우리나라 가요 방송의 특성상,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요 방송에 대한 각 방송국의 제작비 투자액이 현저하게 줄어 밴드로 나오는 팀의 경우 라이브 연주는 꿈도 꿀 수 없어 핸드싱크를 여의치 못 하는 그런 상황에 있음에도, 핸드싱크 한다고 그게 무슨 밴드냐 욕하시는 분들도 늘어나는게 보였어요.

뭐, 욕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밴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그 실력이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몇일전 유스케에 나왔을 때 그녀들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죠.
그럼 한가지 예를 들어볼께요.
뉴 키즈 온 더 블럭이나 테이크 뎃, 엔싱크나 백 스트리트 보이스 같은 아이돌 가수들은 기억하나요?
이들은 흔히 아이돌로 치부되기에 앞서서 팝음악계에선 이런 스타일의 팀을 분류할 때 보이 그룹이라느니, 아이돌 그룹이라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보이 밴드라 부르죠.
그렇다면 그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 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물론 멤버에 따라서는 개개인이 다룰줄 아는 악기 한 두가지 정도는 있겠죠. 그럼에도 그들은 주로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들에게 "너네가 무슨 밴드냐?"라고 욕한 사람들이 있었나요? 아닙니다. 현재 활동을 그만 두고 각자의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활동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대중들로 부터 사랑 받은 가수들이었습니다.
왜 외국의 보이 밴드 이야기를 꺼냈는가 하면, 이번 원더걸스도 그런 류의 걸스 밴드로 봐 주실 수는 없는가 하는 생각에 써봤습니다.
음악이라는게 그냥 듣는 사람이 듣고 즐거우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음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평론가가 아닌 이상 그런 점에 일일이 지적하고 그러다 보면 피곤하지 않나요? 우리가 그들, 혹은 그녀들이 들려준 음악으로 인해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우면 그걸로 된게 아닌지요.
한쪽으로는 걸스 아이돌이 섹시한 옷 차림에 섹시한 춤을 추면 좋다고 헉헉거리면서, 또 다른 한쪽으로는 천박하다느니, 싸보인다느니, 실력이 없다느니 하면서 손가락질을 합니다. 전혀 다른 분들이 그렇다고 한다면 그건 성향 문제니 그렇다쳐요.
그런데, 여기 루리웹 분들을 보고있자면, 같은 사람이 그렇게 이중적인 잣대로 아이돌을 평가하고 있는걸 한 두번 본게 아니라서 조금 씁쓸해지더라구요.
저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때는 아이돌 음악에 부정적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게 언제냐구요? 바로 여러분들이 "그때 우리나라 가요계가 좋았지" 라고 말씀하시는 90년대였습니다. 그때는 저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평론가나 음악 관계자 분들의 의견도 대충 그랬었어요. "7~80년대 우리 가요계가 좋았지" 라고 하시면서... 좀 심하게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형편 없는 댄스 그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우리나라 가요계가 엉망이 되었다"라고 평가하셨던 분도 계셨던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어떤가요? 90년대 가요를 듣고 자란 세대들은 요즘 아이돌 음악으로 점철된 가요계를 보면서 90년대를 향수하고 계십니다. 아마 10~20년 뒤에는 현재의 가요계를 그리워하는 분들도 나오지 않을까요?
어느 식문화 평론가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음식의 맛이라는 게 얼마나 비싼 재료를 가지고, 실력이 뛰어난 요리사가 한 요리가 좌우하는 게 아니라, 그 음식을 먹은 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음식을 먹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라는 식의 이야기예요.
음악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들은 음악이냐에 따라, 개개인에게 있어서 명곡이나 걸작이 생기게 되는게 아닐까 하구요.
조금은 관대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다양한 취미를 갖고 모여든 이 사이트에서 만큼은 다른 이들의 취향에 대해, 그리고 현재의 대중 문화나 서브컬쳐 전반에 대해 조금은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변 하고 말입니다.

글 솜씨가 형편 없는지라 두서 없이 막 써봤는데, 저는 싸우자고 이런 글을 쓴게 아니예요.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이 봤을 때, 어찌 보면 이상한... 혹은 특이한 취향을 가진 우리들인 만큼 그런 시선들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 몸소 깨닫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들은 또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아이돌들을 보고 있는게 아닌지요.
조금은 그들에게 관대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써 본 글입니다.
바쁘신 주말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 26 개
원더걸스에게서 밴드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묻고싶습니다. 왜 다른 밴드도 많은데 그 기대를 원더걸스 에게서 찾으시냐. 평소에 다른 밴드음악은 충분히 찾아 들으셨냐.
전 티저보고 되게 만족했는데 현재 나온 음악은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이라 약간 실망했습니다. 음악의 문제가 아니라 예고편은 액션인데 들어가보니 멜로더라.. 같은 느낌이라 기획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엥 논란이 있었나요???
원더걸스가 컨셉을 밴드로 잡고 나온것에 대해 무슨 불만들이 있는거지.
설마 락밴드마냥 나와서 미친듯이 우당탕 쿵탕하는걸 기대했던건가
이분은 아예 밴드가 먼지도 모르는듯
최근 이곳에서 원더걸스 관련 글에 대한 몇몇 댓글들을 보면 그런 이야기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써본 글입니다.
애초에 밴드컨셉으로 나온다고 언플 안했으면
기대하는 사람도 없었겠죠
그러므로 제와피를 까면 됩니다!!
현재 한국음악시장에서 다양성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닥치고 여자 여자 여자 입니다.

과연 관대해질수 있나요?
글쎄요. 그건 가요 방송의 문제지 한국 음악시장의 문제라고 보기는 딱히 어려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지금만큼 한국 음악계가 다양한 쟝르의 음악을 한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해서 말이죠. 가요 방송에 안 나온다 뿐이지 공연문화라던가 음반 매장에 가서 이름이 덜 알려진 밴드나 가수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진짜 다양한 것 같던데...
다양성은 지금도 충분합니다. 그걸 대중들이 안찾아 들으셔서 그렇지.
  • 80kg
  • 2015/08/09 AM 02:02
분명히 '원걸이 무슨 밴드?' 란 이야기도 있었지만

노래가 공개되고 나서 그런 이야기가 줄어든것에 초점을 두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뭐 좋으면 듣고 안좋으면 안들으면 되는데
루리웹의 일부 사람들은 일단 무조건 까서
이슈화 시키서 이목을 집중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듯
저도 솔직히 원걸 밴드로 나온데서
비웃었지만 음악 듣고나서는
'어라 괜찮네' 라고 생각이 바꼇거든여
그렇죠? 저는 사실 밴드로 나온다 해서 기대했다기 보다, 사실 티저가 뜨기 전까지 아예 관심도 없었는데, 티저 보고 앨범을 바로 구입했거든요. 듣고 나서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 동안 발매된 가요 앨범들 중에서 몇 안 되는 명반 중 하나라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일단 전 원걸 현재 컨셉엔 불만 없다는거 말씀 우선 드리구요

보이밴드는 보이 그룹하고 똑같은 말입니다. 악기를 다루는 의미가 아니에요.

여자는 걸그룹 남자는 보이밴드라고 불렀습니다. 알파벳을 맞춘거에요.
그런 분류법이었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몰랐던 점이라 하나 알아갑니다.
그런데 또 조니스 브라더스 같은 애들도 그냥 보이밴드/팝밴드 라고 부릅니다. 악기를 연주하느냐 안하느냐는 별로 중요한 구분법이 아닌거죠. 음악을 하는 집단을 '밴드' 라고 부른다는 거죠.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사실 밴드의 정의 운운하는 것 보다는, 마지막 몇줄에 있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루리웹을 보고 있자면,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이상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몇몇 보이는 것 같아서, 같은 서브컬쳐를 즐기는 입장에서 좀 더 관대해지자는 그런거요.^^
컨셉이 어쩨건 음악은 좋더군요 -)...
원걸보다 멀쩡한 애들 미국 끌고가서 망쳐놓고, 자기는 영화찍고 무한도전 나와서 푼수떠는 회사 대빵이 더 꼴보기 싫습니다.
티저보고 기대는 살짝 했지만 뭐...
그러려니 하고요.
근데 얘네는 밴드고 뭐고 그런 문제보단 노래를 너무 못부르더라고요
저도 원더걸스가 밴드 컨셉을 내세우는 거엔 별다른 불만은 없습니다. (처음에 밴드 컨셉 기사 봤을때는 신기한 느낌이었구요.)
(성격상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일단 유스케를 안봐서 라이브에 대한 건 모르겠으니 그 부분은 패스하구요)
음방무대에서(뮤뱅만 봤지만) 나온 모습이 전혀 '밴드' 같다는 생각이 안들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무대를 저렇게 꾸밀거면 왜 '밴드'를 표방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원더걸스에 대한 밴드 논란에 대해서는 댓글들을 아직 못봐서 잘 모르겠지만 밴드로서의 실력을 가지고 비판을 받는 부분은 어느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라이브 쇼케이스 때 보니 혹평이 꽤 많더군요.

이번 앨범 노래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잘 나왔어요. 하지만 적어도 밴드 콘셉트로 무대에 서겠다면 적어도 라이브 무대에서 제대로 연주를 보여줄 실력정도는 갖추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지요. 밴드의 기본 중의 기본은 라이브 무대에서 스스로 연주하는데 있는거니까요. 녹음같은건 애초에 기대도 안했고….

뭐, '아이돌 콘셉트는 결국 콘셉트에 지나지 않지. 뭘 그리 진지하게 보냐?' 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리고 덧붙이면 음악이 생각보다 잘나왔기에 욕심이 생기는 것도 없지 않아 있겠습니다. 이왕 '밴드' 콘셉트로 나아간다면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 그런 욕심.
다시 요즘 음악방송 컨셉이 생방송으로 바뀐 마당에 밴드 세팅 연주는 언감생심 말도 안되는 ㅋㅋㅋ
아, 그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넥스트도 핸드 싱크하는게 음악방송인걸요ㅋㅋㅋ
저는 라이브 쇼케이스등에서 나온 실력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하는 이야기였어요.
음방은 그렇다쳐도 결국 콘서트를 할텐데 그 때는 괜찮은 연주를 보여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죠.
음방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수도 있지만 못할수도 잇죠.
예전상황생각하면 라이브되도 전부 mr돌리면서 돈벌던 밴드들도
많은데 지금 모습이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드립중에서 고인걸스 하면서 솔직히 앨범 나오지 못해도 이상한 상황도
아니고 ,적어도 어느부분에서 정점을 찍었던 그룹인데 자기들이 부족한거알고
쪽팔린거 알면 더 연습해서 보완하겠죠
뉴키즈..참 간만에 듣네요..한 10년 이상은 더 된거 같은데..레코드판 많이 모았던..
  • or2on
  • 2015/08/09 AM 02:45
뮤지션 코스프레좀 그만해라 우리 작곡도했져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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