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번역] 시대극의 오류 찾기 #442017.09.18 PM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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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3장 -말(言葉)에 관한 거짓과 진실

 

 

◎ 시대극에「さぼる」라는 단어는 있을 리가 없다

~ 옛날부터 사용되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라던가, 태평양 전쟁 이후에 탄생한 말... 혹은 외래어인데, 이를 착각하여 시대극에서 사용되고 있는 말은 의외로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さぼる(태만하다, 땡땡이 치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것은 사실 프랑스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사보타쥬한다(sabotageする)」를 줄여서「サボる」라 말하게 되었다가, 타이쇼 연간(大正年間: 1912년 7월 30일부터 1926년 12월 25일까지의 기간)에 일본어로 편입되었는데, 일본 전역에 걸쳐 널리 정착하게 된 것은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부터이다. 

「시대극에서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말」중 하나인데, 시대극 전문이어야 할 작가가 센고쿠시대(戦国時代)를 무대로 한 이야기 속에「怠ける(게으름 피우다, 태만하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에는 아연실색했다. 

 애당초 사보타쥬라는 말은 본가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조차 산업 혁명 도중에 열악한 노동 조건에 화가 난 노동자가 일으킨 항의성 짙은 행동 중 하나의 형태인데, 그 시점에서 곧바로 이 말이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가정해 봐도, 제 5대 쇼군(将軍)인 츠나요시(綱吉)가 집권한 겐로쿠시대(元禄時代: 1688~1704년)이다. 

 하지만, 외국 서적이 대량으로 일본에 수입된 것은, 제 8대 쇼군인 요시무네(吉宗) 치세 이후이다(그의 치세는 1716~1745년까지이다 / 역자주). 진취적인 기질이 강했던 요시무네는 크리스트교 관련 서적을 제외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수입하여 번역자 양성을 행했다.

 이 시점에서「さぼる」라는 말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노동자의 항의성 행동으로서는 있었어도, 그 행위를 나타내는 단어로서는 성립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요시무네가 명령하여 서적을 수입시킨 일련의 흐름 속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네덜란드의 의학서인『Anatomische Tabellen』일 것이다.

 이것을『카이타이신쇼(解体新書)』라는 제목을 붙여서 스기타 겐파쿠(杉田玄白), 마에노 료타쿠(前野良沢)들이 번역을 했을 때에 다양한 번역어를 염출(捻出)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단어가「신경(神経)」일 것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한방(漢方)의「신기(神気)」와「경맥(経脈)」을 더해서 만들어낸 조어(造語)인데,『카이타이신쇼』가 간행된 안에이(安永) 3년(1774) 이전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예를 들어 센고쿠시대나 에도시대(江戸時代)초기가 무대인 시대극에서「신경질(神経質)」 같은 등장 인물의 성격을 묘사해서는 안 된다.

「신경」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널리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을 것이며, 그게 나아가서「신경질」이라는 형용사(形容詞)가 되어 사용하게 된 것은 어쩌면 메이지시대 이후일 것이라 여겨진다.

 비슷한 단어로「반사(反射)」가 있다.「반사」라는 생체 현상이 발견된 것은 메이지 8년(1875)이기 때문에,「반사적으로...」라는 말이 일반화한 것은 쇼와시대(昭和時代)에 들어서면서 부터일 것이다.

「적이 베고 들어오는 것을 반사적으로 피했다(敵が斬りつけて来るのを反射的に躱し)」같은 검극(剣戟) 장면은 있을 리도 없기에, 여기서는「순식간에 피했다(咄嗟に躱し)」정도가 타당할 것이다.

 의학 용어로는, 미균(黴菌), 병원균(病原菌)이란 개념은 반사 현상이 발견된 다음해인 메이지 9년으로, 로베르트 코흐(Heinrich Hermann Robert Koch)가 탄저균(炭疽菌)을 발견한 이후라는 뜻이 된다.

 그 이전에는, 애당초 개념으로서 존재하지 않았기에, 시대극에서는 사용해선 안 된다.「독(毒)」「화농(化膿)」같은 단어로 대용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댓글 : 2 개
우리나라도 비슷하겠네요.
우리나라의 경우, 38년이라는 적잖은 시간을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으니, 우리가 쓰는 한자어 중에서 의외로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빌려온 단어도 꽤 있을겁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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