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악필 교정이 가능한가요?2023.03.10 AM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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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오늘 진짜 몇년만에 글씨 쓸 일이 있어서 만년필이랑 볼펜으로 글씨를 그렸네요ㅜㅜ

원래 악필인데 그간 글씨 쓸일이 정말 없어서인지 완전히 심각하네요


검색 좀 하니 교정교본같은게 있던데 효과가 있을까요?

너무 고치고 싶네요

댓글 : 7 개
있더라구요
처남이 공무원직 사험 보는데 논술을 붙으려면 글씨릎 잘써야한다고
악필 교정하는 책이랑 이것저것해서 노력하더니 고치더라구요
있어요 사회적 지위가 있는 나이가 되면 글씨가 신경쓰일이 은근히 많아요
직장 가정 공공기관 꽤 있는데 악필보면 이미지랑 안맞아서 확깨는 경우도 있고
직장은 같이 업무하다 보면 실력과 관계없이 신뢰가 좀 부족하게 보이고
여튼 글씨야 조금만 손보면 금방 좋아져서 연습 좀 하면 좋아져요
일단은 천천히 또박또박쓰는게 중요하더라구요
저도 엄청 악필인데
고등학교때 아버지가 방학때 초등학생들 쓰는 네모난 칸에 정자 쓰는 공책 주시고
교정하시려고 했지만 제가 더 강했습니다

지금은 천천히쓰든 빠르게 쓰든 그냥 못써서.... 중요성을 못느껴서 크게 고치진 않고 있네요
단지 편지쓰거나 할땐 조금 천천히 쓰려고 합니다
가능하죠.. 근데 본인 의지가 중요합니다
빨리 쓸 생각하지 말고 한 획 한 획 똑바로 쓸 생각으로 천천히 써보세요
아니면 시중에 나온 펜글씨 연습 사서 꾸준히 해보셔도 되구요
교정은 가능합니다. 특히 어릴 때보다도 어른일 때가 더 쉽다고 할까요. 애들은 그저 무작정 따라쓰면서 아예 몸에 배도록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른일 때는 원리를 파악하고 한 획 한 획 바로 수정을 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글씨체가 나빠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초성-중성-종성에 해당하는 각 자음과 모음의 모양과 위치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은 켈리그라피 등으로 삐딱한 글씨 자체를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여 하나의 개성으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서예를 기준으로 말한다면 하나의 글자가 종이에서 차지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칸이 있고, 그 안에 얼마나 균형감 있게 배치를 하느냐- 가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문제는 각 자음과 모음은 하나의 글씨체라고 해도 그 모양이 여러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ㅏ'와 'ㅓ'를 중성으로 갖는 초성 자음은 그 형태를 달리 하죠. 글씨체에 따라 전혀 개의치 않는 경우(여성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초성을 굉장히 크게 쓰고 받침을 작게 흘리는 필체)도 있지만, 그 경우는 '정자체'라기 보다는 빨리 쓰기 위한 자신만의 '속기체' 또는 '필기체'에 해당하는 경우라서 예쁜 글씨체와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씨를 연습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글씨체를 먼저 정해서 그것을 열심히 카피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방안지(모눈종이)를 사용하여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안지의 사용은 크게 영향받지 않습니다. 한글 워드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문장에서 차지하는 이상적인 글자의 간격은 그 글자마다 제각각('궁서'와 '궁서체'의 차이, 이해하시죠? ^^)이고, 그것은 쓰다보면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같은 경우는 볼펜보다 연필의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간단히 글씨의 예쁜 모양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맵시가 좋게 만드는 가장 큰 방법은 손가락의 압력과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되는 획의 마무리(글씨의 '삐침'이라고 하죠)를 신경쓰는 것이죠. 이것을 몸에 배게 하려면 처음에는 볼펜보다는 연필(샤프 아님)이 편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펜글씨 교본을 가지고 바로 연습을 하는데, 거기서 말하는 펜글씨란 '볼펜'이 아닌 '잉크펜'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혹 주변에 초등학생이 있다면 아직도 초등학교에는 국민학교 때 존재하던 '경필부'가 있는 곳도 있으니, 바른 글씨 쓰기에 관한 준비물을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초등학생이 연필을 말할 거예요.

근데 글씨라는 것이 얄궂게도 쓰지 않으면 퇴화한답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람이란 자신이 편한대로 익숙해지고, 그로 인해 변해가는 경우가 있기에 글씨 역시 일정시간 연습하지 않으면 악필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쁜 글씨체와는 다르게 변해버리죠. 그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필체로 바뀌는 경우도 있으나, 만약 처음 말씀하신 것처럼 누구나 인정할만한 예쁜 글씨체를 원한다면 이것 역시 연습을 하며 인생의 수양을 겸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작 이리 말하지만, 저도 손글씨를 놓은지 오래되어서 괴발새발 엉망인 것이 함정.. 특히 종성에 해당하는 받침글자.. ㅜ,ㅠ)

기본적인 글씨가 교정이 된다면 자연스레 붓글씨도 어느 정도는 개선이 될 겁니다. 부디 좋은 결과를 얻으셔서 멋진 글씨체로 새겨넣은 꼭지님의 인생의 명언들을 보고 싶네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올려주세요.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
계기랑 의지만 있으면 가눙합니다.
저도 악필이었는데, xx고시체 교본 보면서 교정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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