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가해망상증2016.03.17 AM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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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에서는 특히 인기가 안좋은 작가인 久米田 라는 작가가 있는데, 아마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절망선생일 것이고, 그 다음은 아마 조시라쿠랑 카이조 둘 중 하나 아닐까.

그 작품들을 보면 알겠지만 솔직히 재미를 찾으려면 "그 근처"에 어느정도 조예가 있어야 한다. "조예"라는 쓰기 조차 민망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근처이긴 하다만. 한국으로 치자면 디시 인사이드에 조예가 깊다 하거나 혹은 루리웹에 조예가 있다고 하는 수준이니까. 흔히 말하는 세상에 대놓고 자랑할 만한 조예는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인식이 그렇고.

루리웹에서 쿠메타가 인기가 없는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칸코레가 인기가 없는(정확히 말하면 인기의 벡터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max 인) 이유가 거의 같다. 칸코레는 그나마 좀 우회적으로나마 여러가지 이슈를 피해갈려고 하는 면이 아주 없진 않다만, 쿠메타는 그냥 사실 어그로를 가져와서 그대로 소재로 쓴다. 말 그대로 일본판 디시에서 끌어온 것들일 것이다. 게다가 일본 특유의, 좋게 말하면 박식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잡지식들인 역사적 상식들을 끌어 와서는 논리를 보강하는 것들이 분명, 곱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반박하려면 꽤나 지적인 코스트를 많이 써야하고, 역사나 주관적 평가라는 것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일본은 일본의 방식대로 해석하여 그것이 주류인 것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고. 결국 대화가 안통할 수 밖에 없는 소재들을 즐겨 쓴다는것, 그것이 인기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한단계 떨어져서 바라본다면, 그 혐오란 동족혐오에 한없이 가깝다. 동시에 그 동족혐오는 가까이서 보면 어떤 기준에서는 꽤나 다른 두 사람의 싸움이기도 하다. 이런 복잡한 사정들 덕분에, 루리웹에서 쿠메타는 참 인기가 없다. 최근 들어서는 인기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잊혀져가고 있는 듯한 면도 있다만(애초에 쿠메타는 일본 내에서도 아주 인기가 있는 작가라고 하긴 힘들다).

난 이런 쿠메타가 쓴 작품 중에서 절망선생을 사실 꽤나 즐겁게 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이 가해망상증이라는 정신병을 가졌다는 설정인 加賀愛(카가 아이) 인데, 이게 정말 깬다. 가해망상증이라니. 이 정신병, 정말로 여러 인간들에게 만연해있지 않은가! 이 글을 쓴 나 자신만 봐도 그렇다. 아무도 지적 안했는데 겨우 가해망상증이라는 소재를 쿠메타의 절망선생에서 가져오기 위해서 쿠메타라는 루리웹에서 정말 까이는 작가에 대한 변명을 글의 2/3 정도에 할애 하였다. 이것이 가해망상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것을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집착이라고 하는데, 최근 세계의 흐름은 이 PC 에 대한 재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가 결론을 내어 준다면, 나의 이 가해망상증도 좀 나아져서 좀 더 편안해질 수 있을까?
댓글 : 8 개
중딩시절 입덕하고 나서 절망선생을 봤었는데 당췌 무슨 내용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더군요
  • SFGFG
  • 2016/03/17 AM 05:40
스스로 가해망상이라고까지 여기신다면 양심이 있는 분이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그래도 안볼래요.
좋은 만화도 넘쳐나는데 굳이..
이 작가는 왜 까이는건데요?
간단히 말하자면 혐한입니다.
이작가 작품은 카이조만 봤는데
혐한을 떠나서 읽다보면 내가 정신병 걸릴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읽을수록 찝집함이 남더군요 .
재능을 썩히는 사람이죠
더 재밌는 만화가 많은데 굳이 저 작가의 만화를 볼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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