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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지리산 호대장과 2차창작, 그리고 인민전사패튼.2015.07.30 AM 02:10
인민전사패튼의 지리산 호대장은 훌륭한 2차창작이다.
패러디는 원래 작품에서 크게 두 가지를 이용가능한데, 하나는 인물이나 배경 같은 요소고, 다른 하나는 스토리나 구성 그 자체다. 전자는 그 작품 속에서 일어나는 뒷 이야기를 사용하는데 쓰이는게 주류인 경우고, 후자는 잘 쓰면 오마주고, 못쓰면 표절이다. 지리산 호대장은 전자로, 인물들을 빌려온 경우다. 하지만 그는 작품속의 뒷 이야기를 적는데 그걸 사용한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인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 그의 2차 창작은 동방 2차 창작과 나름 닮았는데, '이런 스토리를 왜 굳이 동방 캐릭터로 그려냈는가' 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동방 2차 창작을 생각해낸다면 알기 쉬울 것이다. 인민전사패튼의 지리산 호대장도 전혀 러브라이브의 인물들을 가져와서 풀어내는데는 일반적인 감각으로 생각한다면 전혀 적절한 스토리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리산 호대장은 흥미진진하며, 뒷이야기를 읽고싶게 하는 묘미가 있다. 마치, 그의 유명 작품 'GTA 니코' 처럼.
나는 위 작품을 2차창작의 기준에서 몇가지 관점에서 관찰하고, 그것을 일반화하여 몇가지 '효과'로 이름붙일까 한다.
우선 '척노리스 효과'라고 이름붙이고 싶은 효과가 위 작품에는 등장한다. 이것은, (잠깐 장난치고 싶은 마음을 옆에 놔두고,) 척노리스가 실제로는 신적 존재가 아닌데도, 무자비하고 터프한 인물을 주로 연기한 척노리스라는 인물을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과장하고 포장하여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웃으며 즐기는 행위가 2차창작 및 농담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보통 인터넷 밈처럼 퍼지며, '위험한 동물 코알라' 같은 예가 있다. 위 지리산 호대장의 인물들이 바로 이 척노리스에 해당한다. 예를들어서 실제 러브라이브에서 호노카는 단순히 그 안의 성우가 지상최강일 뿐인데도, 캐릭터 자체가 과장되어 표현된다. 지리산 호대장에서 호노가는 술꾼에 싸움꾼으로 그려져 있으며, 이것은 러브라이브에서 '어느정도' 일치하는 면은 있지만, 심하게 과장되어 있고 희화되어있다. 작가는 이 표현을 매우 유연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용한다. GTA 니코의 야자와 니코(벨릭)이나, 마키도 그렇다.
당연하지만 러브라이브의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귀여운 짓만 골라서 하는 여자아이들이 척노리스 효과만으로 이렇게 험악하고 현시창같은 인물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과장 다음으로 작가 사용하는 것은 이질적인 배치로부터 강조되는 인물과 배경이다. 나는 이것을 '전장?場의 세라복 효과'라고 부르고 싶다. 그곳에 있을리가 없는 요소를 가져오는 것으로부터 전쟁이라는 요소가 세라복에 의해서 강조되고, 세라복은 전장이라는 것으로부터 강조된다. 잘못 사용하면 단순히 모에요소를 집어넣은 잡탕이 되기 십상이지만, 패튼은 철저하게 이것을 인물들의 이름과 전제지식으로만 활용했다. 말하자면 러브라이브 동인지만 몇개 찾아본 사람이라도 대충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게 이 요소를 활용했다. 따라서 지리산 호대장은 뒤로가면 뒤로갈수록 러브라이브의 요소는 줄고, 인민전사패튼의 색으로 진하게 물들 가능성이 높다. 일본 아니메는 이 전장의 세라복 같은걸 쓰기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이고깽은 말 그대로 이걸로 먹고사는 장르고, 스트라이크 위치스처럼 소녀들이 전쟁을 한다는 말 그대로 전장의 세라복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 여담으로 이 용어 자체는 상당히 중의적이기도 하다. 세라복의 원형인 세일러복은, 사실 해군의 복장이기에 사실상 세라복은 군복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딸기맛 감기약 효과'라고 이름붙이고 싶은 효과다. 이것은 쓴 감기약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라도 달달한 맛이 추가된 시럽형 감기약을 먹는 것에서부터 가져온 것으로, 본래라면 그가 주로 사용하는 구공산권의 사회상, 혹은 한국 근현대사 같은 역동의 시대는 매우 흥미깊은 문학적 소재지만, 현대인에게 있어서 바로 와닿긴 힘든 주제다. 그것을 러브라이브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꽤 와닿도록 도입한 것이다. 물론 이 소재 둘 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상승효과'가 되겠다. 예를들자면, 일본 함선 덕후이자 아니메 덕후에게 칸코레가 직격탄인 것 처럼. 동방으로 작품을 그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 효과에 기대고 있다. 동방으로 입문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로 독자를 이끌고 가는 것이다.
이상이 인민전사패튼의 지리산 호대장에 대한 분석이다. 난 그가 앞으로 적어나갈 작품들이 기대된다. 위 효과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다른 2차창작들과는 다르게, 러브라이브라는 원 작품을 단순히 자신의 작품에 이끌고 들어오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그의 미래가 굉장히 기대되는 이유다. 도입부분은 비록 러브라이브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들, 나머지는 사실상 작가의 기량이다. 그의 작품에는 그의 재치있는 서술과 느와르한 분위기로 읽는사람을 매료하는 힘이 있다. 따라서 나는 그가 어서 지리산 호대장을 계속 적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2차 창작은 언제나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빌려온 것은 완전히 자신이 통제할 수 없으며, 현실적으로 저작권에 종속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리산 호대장 뿐만 아니라 그의 예전 오리지널 작품인 '마법소녀 사시미' 의 속편 제작도 기대한다.
주의 : 위 글에서 사용된 ~ 효과는 전부 없는 용어니까 어디 가서 쓰지 마세요.
댓글 : 1 개
- 인민전사패튼
- 2015/08/12 AM 04:56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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