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Re: 괴물의 아이-22015.08.17 PM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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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었을까. 갈 곳이 없으니 걸음은 느렸다. 간간이 보이는 경찰들을 피해서 걷다보니 어느새 육교 밑 자전거 정류장까지 왔다.

"쿠마테츠, 너도 성질 좀 죽이고 제대로 제자를 들여야지"

"흥, 내가 성질을 언제 부렸다고 그래"

"그래서, 지금까지 반나절을 버틴 제자가 없는건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건데"

"그 녀석들이 못돼먹은거야. 근성 하나 없어가지고선"

"만년 고독의 쿠마테츠님이라 이건가"

비도 오지 않는데 전신을 감싸는 우비를 쓴 사람 둘이 걸어오고 있었다. 하나는 키가 족히 2미터는 될듯한 거인, 하나는 1미터 50쯤 될까 말까 한 사람이었다. 렌은 그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 따위에 별 관심도 가지지 않고, 자전거 정류장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는 방치 자전거 처럼 버려져 있었다. 아마 그대로 있다면 분명히, 방치 자전거 처럼 경찰이나 관리인들이 와서 처분하겠지. 렌은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며, 더욱 침울해져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아아, 제기랄! 그래. 제자 들이면 될거 아니야. 좋아, 이 녀석으로 정했다"

거인이 렌 앞에 섰다.

"어이, 살아 있냐"

"제정신이야 쿠마테츠?! 인간 아이를 제자로 들이겠다고?"

"그래. 이 녀석으로 정했어. 어이! 살아 있냐고!"

거인의 우렁찬 목소리는 힘으로 넘쳐있어서, 단지 앞에서 듣는 것 만으로 온 몸이 징징 울리는 기분이 들 지경이었다.

"씨끄러. 저리가!"

렌은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허, 이놈보게. 기백만은 좋군"

"쿠마테츠!"

"어디, 얼굴 좀 감상하자"

우비의 소매에서 갈색 털이 무성한 손이 뻗어져 나왔다. 렌은 순간 놀랐다. 그 찰나, 그 손은 랜의 턱을 쥐더니, 렌의 시선을 강제로 거인의 얼굴에 향하게 했다. 그리고 렌은 보았다. 붉은색 눈, 긴 송곳니, 갈색 털로 뒤덮힌 얼굴, 야수같이 붉은 눈. 그것은 영락없는,

"괴... 물..."

"누구가 누구더러 괴물이란거냐. 어쨌거나 너, 내 제자가 돼라"

잠깐 동안의 혼란을 수습하고, 렌은 다시 말했다.

"씨끄러. 누가 멋대로 제자가 된대"

"아, 그래? 그럼 됐고"

쿠마테츠는 턱을 쥐고 있던 손을 홱 하고 놓아버리고,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거 봐, 인간의 아이를 제자로 하겠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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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렌은 시부야의 길을 터벅터벅 걷다가, 렌은 경찰에게 발견되었다.

"얘야. 부모님은 어디가셨니? 집은? 이름은?"

렌은 당황하여 경찰을 뿌리치고 도망쳤다.

"거기서!"

전력으로 달렸다.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혼자서도 살 수 있다고. 그렇게 정했으니까.

횡단보도에서 우비를 쓴 거인의 모습이 보였다. 무슨 생각에서였을까, 렌은 무작정 그 사람들을 따라갔다. 길을 건너고, 거리를 지나서, 들은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갔다. 렌이 그들의 뒤를 쫓아서 골목길로 들어감과 동시에, 경찰들도 렌을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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