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공주라는 단어의 무거움과 실사용과의 격차2015.08.23 AM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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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公主에서 公 은 (대충) 왕의 의미다. 그에 비해서 남성에게 사용되는 공주와 비슷한 의미인 왕자는 단순히 왕의 자식이다. 실사용에서는 자신의 딸아이를 공주님- 이라고 하거나, 아들을 왕자님- 이라고 하는데, 실제 단어의 무게로 본다면 공주님 이라는 단어는 왕자님에 비해서 한없이 무겁다. 실로, 공주란 단어는 제후국이나 귀족들의 자제와의 정략결혼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 칭호이며, 왕의 딸이라는 의미보다는 왕이 가진 혈족재산이라는 의미를 강하게 가진 단어다. 결국 공주라는 단어는 왕자에 비해서 너무 단어가 무겁다. 자신의 귀한 딸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싶거든, 공주라는 표현은 단어적으로는 피해야 할 단어가 아닌가.

그렇다면 공주 대신에 뭘 쓰는게 (차라리) 나은가? 왕자의 의미에서 여성은 '자子' 가 중성적 의미라면 그 자체로도 괜찮고, 여성적 의미로 사용하고 싶은경우 왕녀정도로도 괜찮다. 아마 왕녀가 가장 왕자의 여성형에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물론 희?라는 단어도 있긴 한데, 사실 이건 왕의 딸 이외에 귀한 사람의 딸이라는 의미도 있어서 조금 애매하다. 문제라면 왕녀랑 희는 한국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라서 공주에 비해서 단어상으로는 어감이 너무 딱딱하다.

정말, 나는 이렇게 단어의 의미가 실제 사용되던 의미에서 독립해서 관용적으로 변질되어가는게 사실 좀 껄끄럽다. 다만 그것 조차도 사람집단이 정적인 집단이 아닌 동적인 집단임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예전 '불륜'의 의미를 말할 때도 그러했고, '길거리'의 구글 검색결과에 대해서 '상징의 오염'이라는 것으로 말할때도 그러했다. 이 세상은 명시적으로 말해주지 않는 의미로 가득차 있음에 틀림없다.
댓글 : 2 개
  • JOSH
  • 2015/08/23 AM 05:45
공주 라는 말에서 公 은 三公(국가의 가장 높은 3대신 대사마/대사공/대사도)을 의미합니다. 말씀하신 국가의 재산적인 의미로 붙은 이름이라는 뜻은 대략 맞습니다만, 공은 왕의 의미는 아닙니다.

언어는 계속 변해가고 원래 있던 의미는 없어지고 새로운 의미 만이 남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무엇이든 순수한대로 원래대로 있을 수는 없고 그것을 고집하는건 종종 위험하기도 합니다...
ㅇㅇ 그래서 대충이라고 붙인거예요. 그까지 설명하기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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