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백업으로 올리는 어제 촛불파티 자봉러의 후기2017.10.29 PM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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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북유게에 올렸습니다만, 혹시의 경우를 대비해

백업본을 마이피에도 올립니다.

 

*북유게에 올리는 글의 특징상, 반말이 많습니다.

이점은 양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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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문을 쓸 땐 컴퓨터로 쓰는데 어제는 컴퓨터를 쓸 수가 없었다. 

아마 내가 제일 지각....................ㅠㅠ;;;;;;;;;;;;;;;;;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미안해.

 

 

 

00. 시작은 그냥 그랬다.

북유게에서 민폐노총 놈들의 청와대 행진에 분노했을 때,

나도 '저놈들 아놔.....'하면서 그랬지.

 

그러다가 오유에서 시작된 촛불파티 얘기에 

나도 해보고 싶다! 라고 생각해서 하게 됨.

 

여기까진 좋았다. 근데....................

 

 

 

01. 댓글 하나로 대참사(?)가 일어남.

 

촛불축제 카페에 페이스페인팅이나 풍선 만들 줄 아냐는 글이 올라옴.

내가 학교다닐 때, 풍선아트 자격증 따놓은 건 있었는데 문제는 무려 6년 전 얘기.

풍선 재료는 다 있는데 다 까먹어서 도움이 안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축제에서 쓰는 건 요술풍선인데 나는 라운드풍선을 주로 했기 때문에

(시험 때에는 시험에 나오는 것들만 죽어라 외웠음.)

한다하면.............완전 개망신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팍 들었다.

 

뭐, 그래도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댓글 하나 달아놨었다.

근데.........................

 

캡처1.png

 

 

내가 왜 오지랖을 떨었나...........자괴감이 들었음..............ㅠㅠ;;;;

말했지만 나 다 까먹어서 도움 절대로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들고........................

간곡하게 부탁하시고, 나중에 단톡방하고 다른 분의 지원이 들어와서 결국 승낙.

 

 

 

02. 적자가 날지도 모르지만 그냥 탄환을 장전함.

 


20171027_120039.jpg

 

 

*사진 뒤집었는데도 이렇게 업로드 됨. 아놔 망할 크롬.

 

풍선을 만들 인원은 총 3명으로 확정이 됨.

근데 사람들이 얼마나 올 지 감이 오지 않은 상황.

 

 

내가 풍선 여분이 있긴 있었는데(무려 6년 전 거.)

이거 가지곤 절대로 안된다는 판단이 생겨서 타 지역으로 내려가서

파티용품을 주로 파는 매장에 가서 풍선을 샀다.

 

봉지당 100개. 약 300개 정도 만들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두 봉지면 충분하겠더라.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어드바이스.

절대로 저 핑크봉지 매직풍선 사지 마라.

(파란색 봉지 추천. 미국 거더라.)

 

저걸로 만들다가 잘 묶이지도 않고 잘 터져서

나중에 나하고 봉사자들 모두 묶기 힘들어 했다 ㅠㅠ;;;;;;;;;;;

 

결국 탄환 장전하고 축제 전날에 강아지랑 기린 복구하는 데 성공.

하지만 곰돌이랑 비행기는 도저히 도안보고 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포기.

칼은 당일에 동영상보고 '이거 쉽잖아!' 하고 그냥 현장에서 쓱싹쓱싹 만듦.

 

 

 

03. 축제 당일. (~3시까지.)

 

여의도로 곧바로 가기엔 좀 그래서 노량진에 갔다가 여의도로 이동함.

국회의사당에서 내리니까 무대는 보이는데 사람들이 안 보임.

좀 더 이동해서 공원으로 이동함.

 

사람들이 모여있긴 했는데 그 사람인지 확신이 안 섰다.

왜냐하면 여의도공원이 주말에 가족들이 놀러오는 장소라서 말야.

 

그래서 단톡방에 어디 있냐고 글 올린 뒤에 벤치에 내 짐 내려놓고

손 좀 풀려고 풍선하고 펌프 꺼내서 강아지랑 기린이랑 칼 만듦.

(근데 애들이 와서 그거 받아가더라........하하하하........................)

 

 

나중에 관계자 분?이 와서 합류한 걸로 기억한다.

(이때의 기억이 좀 날아감. 미안해.)

 

부스 쪽 옆에 있는 곳에서 엄마뻘 분들이랑 기다리고 있다가

풍선 만들기로 한 사람들과 합류함. 

 

그뒤에 명찰 정리 부탁하는 얘기가 들리자마자 사람이 몰려와서 일함.

무대 정리가 될 때까지는 아무 할 일이 없었다.

 

그 당시 자봉러들 모두가 사람들 별로 안 올 것 같다, 

뭐 그렇다고 해도 우리끼리 즐기면 그만임 ㅋㅋㅋㅋㅋ

이런 분위기였지만 나는 풍선 너무 많이 샀다고 생각해 적자날 걸 걱정함;;;

 

그리고 이때, 누가 마법사 모자랑 망토 가져와서 입고 돌아다녔는데

봉사자 전원이 못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긴 있었어.

명찰도 150명 정도? 만들었다고 했는데 부족할 거란 얘기가 있었고.

 

그 와중에 누가 파란색이 슬리데린 아니에요? 이러고

내가 초록색이 슬리데린이에요~ 이랬음 ㅋㅋㅋㅋㅋㅋㅋ

 

(핑크가 아마 레번클로 아니에요? 이랬다가 빨간색이 그리핀도르인 걸 나중에 기억남;;;

근데 진짜 레번클로랑 후플푸프 상징 색이 뭐냐;;;)

 

 

04. 축제 시작 전까지(~5시)

 

멍 때리고 있다가 한 분이 풀타임으로 배정돼서 잠깐 사라짐.

나중에 연락해서 다시 합류했는데 계속 멍 때리는 것보다 다른 데에서 일하다가

사람들이 왔을 때 풍선 만드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내림.

 

그리고 풍선팀은 어디에 부스를 만들어주거나 의자나 테이블 주는 건 무리라는 얘기를 들음.

당연했지만 부족했으니까. 우리도 그건 전날에 연락받고 그때 상황봐서 자리 잡고 할게요~

이렇게 말해서 그분의 미안함을 이해했음. 

 

한분이 혹시나 몰라서 돗자리를 사가지고 오긴 했는데............

그분께 진짜 미안한데......그거 쓰지도 않았어 ㅠㅠ;;;;

(이유는 밑에 읽다보면 알 거야.)

 

 

이 당시에 사전조, 풀타임 조 모두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음.

그래서 무대설치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일하는 데에 투입됨.

 

나하고 다른 분은 우리와 사전에 연락한 의무팀장한테 

'풍선 지금 만들기엔 사람이 부족한데 다른 데에서 일해도 괜찮을까요?'라고 함.

 

의무팀장 언니가 ok사인 내리니까 우리는 진행본부팀에 가서 샌드위치 만드는 조에 들어갔다.

(참고로 3시 전에 샌드위치 나눠준 거는 다른 사람이 새벽에 만들어서 기부한 거라고 들었다.

우리가 만든 건 다른 분이 재료를 전부 준비해서 온 걸, 순서대로 조립(?) 한 거야.)

 

1000명분이라고 하던데, 한 10명 정도 모였다가 샌드위치 만드는 걸 시범보이기로 한 분이 오셔서

빵->잼->로메인->치즈->햄->로메인->머스터드->빵->박스 안에 수납 순서로 하는 거라고 했어.

 

그분이 오시기 전에 우리가 샌드위치 만들 작업대를 소독제로 소독하고 만들기로 한 사람들은

손 세정제로 소독하고 라텍스 장갑끼고 마스크 끼고 준비했음.

 

작업대 위에 우리가 '비닐 같은 거 까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라고 했더니 

시범보이는 분이 상자에서 작업대에 투명 비닐 깔 걸 가져왔다면서 비닐을 나눠주심.

이걸로 위생 문제는 해결.


그 뒤에 몇시까지인지 기억은 안난다만 헤비메탈 소리가 들릴 때까지 샌드위치 조립함.

나는 가장 안쪽에서 빵 꺼내주거나 로메인 접어서 세팅, 다 만든 샌드위치 상자에 넣음.

(다만 내가 상자에 잘 못 넣어서 한 상자는 다른 상자에 다시 옮김....미안해요.)


나중에 로메인이 떨어지고 나서는 로메인 1장으로 줄여서 만들긴 했는데

내가 맛을 안 봐서 맛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위생적으로 만들었으니 안심해!


나하고 풍선 만들기로 한 다른 봉사자는 음악 소리 들리고 사람들 오는 게 보이니까

풍선 만들러 가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나옴.

 

아마 내가 만들었던 게 800인분 정도 됐던 걸로 추정된다. 

(우리가 만들 땐, 네모 빵이었는데 어떤 분이 식칼 사가지고 와서

누가 나중에 칼로 자른 뒤에 그걸 나눠주더라고. 고생하셨어요.)

 

 

 

05. 풍선만들기 시작. 

 

의무팀으로 돌아와서 풍선이랑 핸드펌프 든 에코백 회수함.

가기 전에 의무팀에서 내가 풍선 꺼내니까 뭐 좀 만들어주세요~ 이래서...

처음엔 그냥 데코레이션 용으로 강아지 만들어 줬다. 

 

그런데, 다른 한 분의 제안 '혹시 십자가는 만들 수 없을까요?'

그 말에 살짝 당황함. 만들기 나름이지만..............

빨간색은 아니겠고......대개 구급환경에선 십자가는 초록색...맞지?

 

먼저 초록색 풍선 두개 꺼내서 불어서 두개를 꼬았는데

너무 길어서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저분해보였거든.

 

그래서 접어서 정리했는데 균형이 좀 안 맞은 초록색 십자가가 됨 ㅠㅠ;;

'죄송해요 ㅠㅠ;;; 이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아요 ㅠㅠ' 라고 했는데...

 

'오오! 괜찮은데요! 딱 분위기 사는데요?!' 하면서 좋아하심;;;

만든 거 당장 천막에 달았어. 진짜 대충 만들어서 터지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지만....

(혹시나 본 사람 있으면 기억 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나하고 다른 봉사자 분이랑 풍선이랑 펌프 가지고 나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오긴 했는데

어디에 자리 잡아야 하나, 싶었다가 가면서 풍선 불었는데 어린 아이들이랑 같이온 분들이

풍선 만들어주세요~ 그래서 풍선으로 강아지, 기린, 칼 만들어 줌.

(가장 인기가 좋았던 건 뭐라고 해야하나.......비슷비슷하게 나갔어.)

 

 

다른 한 분은 여의도공원 횡단보도에서 잡상인 발견하면 본부에 연락하거나

질서유지 쪽에서 일하시고 계시더라고. 그래서 그분과 만나서 풍선 나눠주고

혹시나 풍선 부족하면 나한테 연락해달라고 했다. 

(내가 에코백에 풍선 넣고 있었으니까.)

 

다른 한분께는 풍선 한 봉지랑 비닐봉지랑 같이 줘서 이거 들고 다니라고 줬고.

 

때로는 뒤에 있다가, 또는 앞으로 있다가 돌아다니다가 풍선 불다가 완성한 거 나눠주거나

만들어주세요! 하면 세가지 중에서 만들 수 있는 거 선택하라고 한 뒤에 만들어 줌.

 

근데 한 분이 진짜 잘 만드시더라. 꽃도 만드시고.........

(나는 다 까먹어서 만드는 건 한계였다..............ㅠㅠ

자격증 따면 뭐하냐, 다 까먹으면 장롱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그때 분위기에 업돼서 만들 때, 김영만 선생님 말투로 말함;;;;;;


'동그라미를 만들어주고요~ 작은 동그라미 두개 더 만들어주고~

이걸 꼬으면.......오! 머리랑 귀가 됐네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이거 애들이 싫어하는 말투일텐데................ㅠㅠ)

 

풍선 만들어주고 나서 '해피 할로윈! 촛불축제 즐겨주세요~' 이러고.

(나 대체 왜 그랬지..............너무 오버떤 것 같아....)


 

같이 풍선 만들던 봉사자 분이 이렇게 묻더라고.

 

'나이가 어떻게....?'

 

'저 2x살이에요;;;;' (20대 후반)

 

'헐! 저보다 어리신 줄 알았는데! 말투나 얼굴보고 그런 줄 알았는데!!!!

저 2x 이거든요! (20대 초반)' 


'저 초등학교 동창이 너 어떻게 그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없냐? 라는 말 들었어요 ㅠㅠ

이거 칭찬인가요, 조롱인가요..............ㅠㅠㅠㅠ''

 

'그거 칭찬인데요.' 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나 동안은 아닌 것 같은데..........에라, 모르겠다.

 


뒤에 있다가 앞으로 가서 풍선 만들어줬는데 문제가 하나 있긴 있었어.

바로 무대 주변은 정말 어두워서 풍선을 만들어도 알아보기 힘들었다는 거.

앞에서 만들기는 무리! 라는 판단을 결국 해버렸다.........................

 

돗자리 가져온 자봉러가 내가 잠깐 앞에 갔다온다고 하니까 

돗자리를 우리 짐 맡겨놓은 의무팀에 갖다놓아달라고 부탁해서 갖고 가려는데...

 

어떤 아재가 나한테 '제가 여기 영등포구에 살았는데 지금 이사가서 

더 안 쓰는 쓰레기봉투가 있어요. 이거 쓰세요.' 하고 우리에게 주고 갔어.

꽤 묵직해서 봤더니 100L 짜리더라고! 

 

근데 뒷쪽에 놓기에 고정시킬 장소나 그런 데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가 본부에 갖다놓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돗자리 갖다놓는 김에 본부에 쓰레기봉투 갖다주고 왔어.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ㅠㅠ;;;;;;;

 

의무팀에 갔을 때, 우리가 사람들이 자리잡은 자리에서 뒷쪽에서 

자리 잡고 만들고 있다고, 혹시나 풍선 찾은 사람 있으면 그쪽으로 안내해달라고 부탁함.

가기 전에 본부에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포카리 하나 보급 받음. (목이 말라서...)

 

 

가면서 보니까 할로윈 분장하고 온 사람들 많더라.

내가 본 것들 중에 기억나는 건....................

 

브이 포 벤테타였나 쏘우였나, 거기서 나온 가면 쓴 사람도 보였고

할로윈 장식 달린 머리띠 한 사람들도 있었고. 요정분장한 애기도 있었고

검정색 파자마였나 뭐 입은 사람도 있었고, 공룡도 본 기억이 난다.

 

 

뒷쪽으로 다시 이동했는데 너무 어두워 진 것도 있었고

풍선이 생각보다 좋지가 않아서 손이 아파짐.................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풍선 묶는데 너무 아팠던 것.

 

사실 이건 안 만들다가 만들면 그런 것도 있었지만 

풍선이 안 좋으면 그렇더라고. 내가 연습용으로 쓴 다이소 풍선이

하도 구려서 파티물품 파는 곳에 가서 사왔는데......................

 

미제 풍선은 괜찮은데 한국 풍선이 진짜 손이 아프더라고.....

미안해요. 제가 그거 별반 차이가 없는 줄 알고 샀는데 그럴 줄 몰랐어요 ㅠㅠ;;;;;

(그분들께 그 당시에 안 털어놨다가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원인 같았어 ㅠㅠ)

 

 


6. 미안해요. 먼저 갈게요 ㅠㅠ;;;;;; (7시 35분 경)

 

내가 원래는 사전조에 신청했는데 그때까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최대한 풍선 많이 나눠줄 떄까지 있다가 가기로 결정했었다.

 

다행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받아가셨고(물론 터진 것도 있지만.....)

일단 손해는 안 봤다고 생각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시계 봤더니.

 

헐, 7시가 넘었네?!

 

일단 최대한 만들고 천안급행타고 집에 가자! 라고 생각하고 계속 만들다가

7시 30분 경에 지금 안 가면 진짜 늦는다! 라고 판단함. 

 

(우리 집이 외곽 쪽에 있어서 버스 놓치면 택시타야하는데 

택시비가 10000원 넘게 나오는 데다가 밤늦은 시간이라 위험했음.)

 

그래서 자봉러 한 분께 '먼저 간다고, 먼저 가서 죄송해요.' 하고 인사함.

다른 한 분은 안 보여서 나중에 문자로 따로 인사하고.

 

 

의무팀으로 돌아와서 '먼저 가봐아햘 것 같아요 ㅠㅠ;;' 하고 사과하고

목걸이랑 모자 반납함 (내가 이걸 가져가도 오래 보관할 자신이 없었다......).

 

가기 전에 의무팀장이 나한테 영양제 줘서 그거 먹고 포카리 한캔 하나 더 보급받고

내 백팩이랑 에코백 챙겨서 나옴. 본부에도 인사하고 횡단보도에서 질서유지하던

자봉러한테도 인사하고 국회의사당 역으로 돌아와서 노량진 역으로 와서......

 

신창행 완행(급행은 한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타고 내려와서

막차 버스 타고 집으로 귀환함.

 

 

이걸로 내 자봉은 끝.

나중에 자봉한 두 분하고 의무팀장님한테 따로 문자 보내서 인사했고.

 

혹시나 현장에서 망토 안쓰고 파란색 모자쓰고 하얀색 에코백 들고 다닌 사람을 봤다면

십중팔구 나야. 거기에 풍선이나 핸드펌프 있었으면..................나다. 미안! ㅠㅠㅠㅠㅠㅠㅠㅠ

 

 

 

 

보너스 1.  시민들의 나눔을 받았다.

 

풍선을 만들다가 어떤 아이한테 풍선을 나눠줬는데

아이랑 같이 온 엄마가 풍선 만들던 우리한테 과자 한 봉지를 줌.

 

원래는 다른 자봉러가 받은 건데 그걸 나한테 주는 거야.

나는 괜찮다고 했는데 그분이 가방같은 걸 안 가져왔다고 해서 내가 받음.

 

 

가끔 가다가 사탕이나 다스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난 살짝 피해서 지나갔어.

사실 자봉 시작 전에도 샌드위치나 김밥 나눠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점심을 먹고 온 것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께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정중하게 사양했었거든.

 

 

근데 오늘 아침에 내가 밖에 나오기 전에 풍선 봉지랑 핸드펌프만 빼놓고 나왔는데

이상하게 에코백에 무게가 있는 거야. 평소에 들고다니던 티백도 아니고 뭐지? 하고

도서관에 도착해서 자리잡고 보니까 귤이랑 쿠크다스랑 묵직한 쿠키봉지가 있더라고.


위에서 언급했지만 나는 일부러 과자를 안 받았는데 이게 왜 여기 들어있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풍선 만들 때, 에코백을 그냥 바닥에 냅두고 만들었거든.

아마 그때 누가 이걸 넣은 게 아닌가 싶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귤하고 쿠크다스랑 과자 넣어주셔서 고맙습니다.........ㅠㅠ;;;;;;;;


그리고 내가 어제랑 오늘, 같은 바람막이를 입고 갔는데

주머니에 내가 카드지갑을 꺼내려다가 뭐가 툭 떨어져서 보니....사탕봉지가 있었어.

........내가 정신없이 만들다가 누가 준 걸 받은 건지. 아니면 넣은 건지 모르겠지만.......


 

풍선이 생각보다 예쁘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내가 정말 많이 미안했는데

이걸 받을 자격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ㅠㅠ;;;;

(다음에는 절대로 풍선 안하고 그냥 몸쓰는 일 할게............실력이 없어서 미안...)

 

 

 

보너스2. 고백.

 

부끄럽지만, 나는 작년하고 올해 촛불집회에 단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도서관에서 일했는데 대체 인력을 구할 수가 없어서

시험보는 날만 제외하고 풀로 일했거든.

 

촛불집회 관련 영상이나 사진볼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어.

정의감이 있고, 참가하고 싶은데. 일이라는 현실적 상황 때문에

역사적인 순간에 참가하지 못한 너는 뭐냐.

 

자괴감을 엄청 느꼈고 이게 죄책감이 됐어.

 

그래서 촛불집회 끝나고 빚이 있다는 말에 후원했지만...

나중에 후회했지. 왜인지는.........알 거야. 회계장부 왜 공개 안해?!

 

 

그래도 마음의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았거든.

 

근데 그 허접한 풍선 만들고, 사람들 안내 조금 해주고

남는 게 힘밖에 없어서 샌드위치 만든 게 전부였고

다른 자봉러보다 일을 덜한 것 같은데도.................

 

그 죄책감에서 좀 벗어난 것 같아.

이제야 겨우, 나도 그때 참가했던 사람들과 같이 있을 수 있구나.

안도감을 느꼈어. 이제 나도 떳떳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너스3. 마지막 인사.

 

이제 마지막 인사 남기고 끝낼게.

(이 부분만 존댓말로 쓸게.)

 

실력이 없어서 안하려고 했는데 간곡히 설득했던 의료팀장님하고

저를 도와주신 두분의 자원봉사자 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축제를 열기 위해 발로 뛴 분들하고

현장에서 땀과 힘을 쏟은 모든 자원봉사자 분들.

 

마지막으로 그날, 축제에 참가해주셨던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언젠가,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내가 스탭 목걸이랑 모자 반납했고 사진은 단 한장도 안 찍어서

내가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아서 미안해.

하필 내 핸드폰 카메라 렌즈가 깨져서 사진이 안 찍혀서 현장사진도 없네.....

 

 

*참고로 풍선은 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풍선은 다 썼고

풍선 봉지 하나는 자봉러 한 분에게 줬고 다른 분에겐 풍선 넉넉하게 줬어.

나는 핑크봉지 까고 만들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하니 새로 산 미제풍선은 그대로.

 

핑크봉지는 바닥을 기고 있더라. 한 200개 이상 나간 걸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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