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택배 상하차 알바 후기2014.02.28 AM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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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평이 자자하지만, 어찌됐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사람이 일하는 곳이다. 일하다가 다치지만 않으면 죽을 일도 없다.(문제는 다칠 수가 있다.)

2. 체력 저질, 근력 저질이더라도 버틸 수는 있다. 어디까지나 '버틸 수만' 있다는 것. 옆과 뒤에서 튀어나오는 불호령과 40kg을 육박하는 쌀포대나 쇳덩이가 나오면 그냥 들 수 있기를 빌자.(다행히 저는 쌀포대 트럭이 걸린 적이 없습니다. 진짜 다행. 요런 포대류 수하물은 지상에서 거의 수십센치 밖에 낑낑대면서 못 올리는 수준의 저질 근력이라서 걱정했는데....)

3. 난이도는 하차>>>>>>>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상차>>>>>분류>스캔.
터미널인지 큰 지역인지로 빠지는 상차는 물량이 원체 많아서 어렵다고 하는데, 이 쪽 지역은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그 외 지역은 상차가 훨씬 쉽다. 테트리스 쌓듯이 무거운거부터 차곡차곡 선과 모양이 맞게 쌓으면 된다. 하차는 허리를 피고, 잠시 쉴 시간이 스캔 쪽에서 레일을 멈추거나, 트럭 한대 비운 후 곧바로 다른 트럭이 들어오는 수십초의 시간 밖에 없지만 그래도 상차는 이러한 시간이 훨씬 많다.(하차처럼 무거운거 위에서 꺼내거나 아래에서 들어 레일로 놓을 필요없이 그냥 무거운거 바닥에 내다던지면 끝.) 어찌됐든 상차나 분류 쪽으로 빼준다는 말이 있다면(그런 말이 거의 없지만) 얼릉 그 쪽으로 가라. 스캔은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 특수한 경우 아니면 초짜들이 못한다. 주로 경력이 오래 쌓인 만근자들이 하게 됨.

4.인터넷에 올라온 각종 악평들. 인격 파탄자들의 집합소라는 등, 21세기 노예현장이라는 등 여러가지 말이 있지만, 진짜 조폭같이 성격 더러운 인간들도 있고, 진짜 이상한 사람들도 많긴 한데, 여러모로 편의를 봐주는 좋은 분들도 있다. 또, 업무 할당 시스템 자체가 의외로 조선시대 사회제도를 보는 것마냥 합리적인 면도 있다.(물론 택배 물류 업무 조건 자체가 열악한건 사실) 한 예로 젊은 남성 초짜들은 일단 하차 쪽으로 돌리지만,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나 여자들같은 경우 상차. 분류, 스캔 쪽으로 우선 할당 시켜준다.

5.물통과 마스크 꼭 준비할 것. 정수기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물 마시러 갈 시간이 거의 없다. 해당 물류 센터 안에 자판기가 있다면 거기 도착해서 뽑으면 되지만, 만일 없다면 미리 물을 사가지고 가라. 또한, 기관지가 약하거나 민감한 사람은 꼭 마스크 챙길 것. 안 그러면 다음날 아침 가래뱉고 코풀 때 새까만 타액들을 볼 수 있다.

6.전반전과 후반전이 나뉘는데 초짜들은 후반전 시작 전에 상차로 돌리거나, 상차로 갈 지원자를 뽑을 수 있는데 무조건 상차로 가라.

7.처음 2번~3번까지는 진짜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알 배기고, 피로하고 고통스럽다. 그런데 그 순간만 넘어서면 인간이 적응의 동물이란 말이 체감될 정도로 조금씩 나아진다는 개뿔. 그래도 힘들다.(확실히 출근일자가 누적될수록 다음날 피로도가 경감되는건 사실이긴 함.)

8.사실 아무리 일이 고되고, 자신의 체력과 근력이 저질이더라도 같이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면 진짜 일할 맛이 난다. 잘 못해도 쿠사리 멕이지 않고 격려해주고, 지쳐보인다 싶을 때에는 내 페이스에 맞춰 주면 진짜 너무너무 감사하고, 남은 트럭이 수십대라 할지라도 힘내서 할 수 있을거 같다. 그런데 이상한 사람이나 다혈질인 사람 만나면 ㅠㅠ 그냥 같이 있는 거 자체가 고역.

9.만일 당신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돈내면서 헬스장 다니지 말고, 그냥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해라. 그러면 돈도 벌면서 살도 뺄 수 있다. 진짜 직빵임 ^오^ (이틀 출근하고나서 혹시나 해서 몸무게 재봤는데 69kg에서 66kg 됨) 물론 퇴근하고나서 같이 일하는 아저씨들과 소주한잔에 국밥 한그릇 해치우고, 곧장 잠자리 들면 말짱 도루묵.





결과적으로 한 번 쯤은 해 볼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두 번은 못하겠습니다 ㅠㅠ


애초에 기초체력과 요령이 없으면(일안하면서 뺀질거리는 요령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진짜 기술) 말 그대로 몸을 갉아먹는 일이라서.... (저 같은 경우 크게 다친 곳은 없는데, 한동안 괜찮았던 비염이 다시 심해지고, 손가락 마디들이 살짝 맛이 간거 같네요. 엄청 아픔 ㅠㅠ)

만일 하신다면 기초체력을 기르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댓글 : 16 개
뭐든지 한번쯤은 해볼만하죠.. 일이라면.. 두번 못하는일이 많아서 문제;
하차>>>>상차라는데 전 상차를 해봤는데 아무리 해도 쌓여서 밀려가는 물품들 보면 그런말 안나올텐데...
새벽 3시경쯤 되면 허리를 움직일수가 없음.
허리다치기좋죠
조심해야됨
크로스핏 하고 싶으면 비싼돈 필요없이 상하차 하러 가면 될듯... 저같은 경우엔 10년전쯤에 알바로 잠시했는데 겨우 한달버티고 나왔네요
하차보다상차가더어렵던데.. 심시티가중요해서
명절 시즌에 잠깐 해봤는데 힘들더라구요
택배업이 정말 두루두루 고생하는듯
전 무거운 컨베이어에 못올리는 것만 옮기는거 했는데요. 쌀, 물 등등 뒤지는지 알았음. 특히 명절때는 지옥임 후덜덜
고속도로 타고 가다보시면 알겠지만
군포에는 집하장이 왠만한 공장보다 큰게 그것도 때로 몰려있습니다
거기에는 모든 물건들이 다 몰려옵니다
대학생때 거기서 3달동안 하차했었는데.. 진짜 죽어납니다
새벽에도 차가 끊이지않고 계속옴

대신 돈은 많이 받았지만요
진짜 강제로 운동됨 ㅋㅋ
자세 제대로 안 잡고 일하다는 분들은 허리 나가는것도 많이 봤습니다
홈쇼핑물류센타에서 방학동안 상차해봤는데
지에스홈쇼핑은 무거운게 별로없더라고요
어린이책빼고
고등학교때 학업이랑 병행하면서 (주,야)5개월정도 상차(경기 -> 옥천)했습니다. 경기 허브에서 했었는데 처음엔 정말 힘들고 대상포진 걸려서 얼굴이 퉁퉁 부어가며 일했는데, 나중엔 러시아 아저씨들이랑 비슷할정도로 뺄 수 있더군요. 어느정도 짬이 되고 하차도 해봤는데, 하차가 정말 힘듭니다. 제가 일하던 곳에선 러시아 아저씨들만 하더군요.

최고 힘든 시기는 추석 전과 설 전인데 추석전엔 쌀때문에 힘들고 설 전에는 김치때문에 미칩니다. (웃긴건 추석 바로 전날은 물건을 안받기 때문에 짐이 한차에 10개도 안오는데, 알바는 안쓰고 직원만 써서 놀면서 일합니다.)

정말 무거운건 자동차 엔진인데 4명이 겨우겨우 들어서 옮겼습니다.

5개월 일하면서 기숙하면서 일했는데, 조폭같은 사람보단 조선족, 사업 부도나신분, 운동선수들이 많습니다. 조폭이라 하더라고 택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이면 근성과 노력으로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제가 일했을때 165/55kg으로 들어갔는데 5개월 후에 목욕탕에서 보니 165/61로 노가다 근육이 생기더군요.

몸키우시는거 진짜 그냥 운동 추천합니다. 택배 상하차하면서 손목+허리+무릅 아작났습니다. 단순 허리근육으로 버티는데 운동 몇달 안하면 통증옵니다.
다이어트 최고의 일 1달 일해서 8키로 빠짐 ㄷ ㄷ
저도 등짐지기를 여러번 해 봤읍니다만, 육체노동을 다이어트 대용으로 생각하거나 비유하는건 안맞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하니 결국 몸에 무리가 오고 저만 그런것도 아니고 일종의 직업병같은 수준이었는데, 굳이 육체노동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절대 좋다고는 생각안해요
그냥 일이고 나름 익숙해지면 할만하고 그런거지 절~대로 추천은 안합니다(제 몸무게가 52~54정도인데 익숙해지면 등짐 70~100까지도 합니다 하지만 다 몸에 무리가 가는거에요 젊을때는 모르지만 나이 들수록 스스로도 느껴지게 되죠)
울산이나 거제도 조선소 족장 한번 뛰어보면 택배상하차보다 더빡신걸 아시게 됩니다....
이걸로 다이어트 하면 나중에 문제생김 각종디스크는 다옴
차라리 다이어트랑 잔근육 발전시키실거 찾으시면 공사현장이 나음
처음 택배 알바할때 배정받은 자리가 상차라서 진짜 엄청 쉬웠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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