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아버지한테 지갑 하나 사드린 후기2023.03.30 AM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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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달이나 지난 얘기지만 친절하게

답해주셨던 분들이 많으셨으니 짧게 후기를..




아버지 지갑이 하도 넝마처럼 닳아빠져서 하나 사드려야겠다 싶었는데 평소 명품 같은걸 안좋아하시다보니 좀 비싸다고 티내는듯한건 피하고픈데 그렇다고 넘 없어보이는걸 사드리기도 뭐해서 좀 고민했었는데 결국 현대백화점 몽블랑 매장에서 지갑 하나 사드렸어요.


사실 맘에 안드셔도 면전에서 내색하시진 않으시겠다만 그래도 기뻐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자식이 주는 선물을 받으시면 비싸던 싸던 취향이던 아니던 기분이 좋으신가 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물건을 아끼고 오래 쓰는 아버지가 어느덧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 어쩌면 내가 이번에 사드린 지갑이 앞으론 마지막 지갑이 되는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그냥 억지로라도 더 좋은걸 사드리는게 역시 좋았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한데 공수레 공수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떠나가는 생이라면 덧없는 것에 미련을 가질게 아니라 좋은 기억, 경험, 시간을 함께 하고 나눠야할텐데 그걸 제대로 못하다보니 고작 더 비싸고 좋은 지갑을 사드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 제 자신이 참 어리단 생각이 듭니다.

댓글 : 6 개
효도 추천
저도 뭔가 해드리고 나면 더 좋은것 해드릴까하는 후회가 들때도 있더군요
그런 마음이 사랑아닐까요? ㅎㅎ
댓글에 몽블랑이 인기였는데 결국 몽블랑으로 가셨네요.
저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선물 사다 드리는데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저도 기분 좋네요
공수레공수거를 벌써 깨달으셨다면 앞으로 좋은 일만있으실거예요. 가족과의 시간 경험 추억보다 더값진것은 없는것같습니다. 저는 늦은나이에 그걸 조금씩 알아가고 남은시간
작은것에도 행복할수있다는걸 알아갑니다. 물론 물질은 좋은것이면 더 좋겠지만 그금액보다 마음이 담길때 더 빛날거예요
효도맨 개쩐당
저도 할아버지가 옷을 좋아하셔서
한벌 해드릴려고 했는데 기어코 거절하셔서...
결국 지금은 안계시는데
강제로라도 해드릴걸 그랬네요
아버지께서 지갑을 20년도 더 전에 사셨던 금강 지갑 변색 다되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4년전에 미국 출장가면서 아버지께 몽블랑지갑 45만원짜리 사드렸음....
그게 너무 좋으셨던지 아깝다고 2년을 고이 서랍속에 모셔놓으셨음....ㅋㅋㅋㅋ
그거 보자마자 아버지한테 "아니 이 좋은거 아들이 사줬다고 모임 나가셔서 자랑도 좀 하세요.."하면서 10만원 더 넣어드리고 지갑 바꿔드림...
그렇게 바꿔드리고 3일뒤 모임 나가셔서 그렇게 친구분들께 자랑을 하셨던데.....

1년정도 들고 다니셨나, 갑자기 주무시면서 하늘로 가셨네.....(코로나때문에)

그 지갑, 이젠 제가 들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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