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교황의 샤를리 에브도 만평 비판을 본 후...2015.01.16 PM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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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진 - 샤를리 에브도 테러 당일의 만평

두번째 사진 - 14일 최신간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
‘모두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



며칠전에 올렸던 칼럼인데 교황의 샤를리 에브도 만평 비판 소식을 듣고 다시 올려봅니다.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아메드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나는 숨진 경찰관 아메드다. 샤를리는 나의 신앙과 문화를 조롱했다. 하지만 나는 샤를리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었다.”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숨진 무슬림 경찰관에 대한 한 무슬림의 트윗이다. 끝 문장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함을 말한다. 하지만 첫 문장은 자신의 신앙을 조롱하는 행위에는 동의하지 않음을 말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예언자 마호메트가 카메라 앞에 벌거벗고 엎드려 “내 엉덩이 마음에 들어?” 라고 묻는 만평을 게재했다. 이들은 모든 권위에 도전함을 모토로 교황도, 자국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풍자했다. 이들의 표현의 자유는 옹호해야 한다. 타인의 의사 표현을 이유로 테러를 가하는 것은 문명세계에서 정당화할 수 없는 행위다. 하지만 이들의 표현방법이 현명했는지에 관해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들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무슬림의 반대시위 권리를 옹호했다.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 성차별에 대한 책임을 마호메트에게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그렇다면 가톨릭의 중세 마녀사냥에 대한 책임은 야훼 또는 성모 마리아에게 물어야 하나? 고대 중근동 사회를 배경으로 성립한 종교들이 전근대적 요소를 품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버드대 스티븐 핑커 교수는 구약엔 폭력적?차별적 요소가 많지만 근대 계몽적 인도주의에 적응한 현대 기독교는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 예를 들며 종교는 인간사의 지적?사회적 흐름에 반응한다고 분석한다. 7세기에 쓰인 코란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근대적 변용이 지체되고 있는 후진성의 문제 아닐까. 그렇다면 비판의 타깃은 시대착오적인 근본주의 종교지도자와 권력자들일 것이다. 타깃을 정밀하게 좁혀 이들을 고립시켜야 하는데, 반대로 20억 무슬림 일반을 자극해 위 트위터리안 같은 온건한 이슬람 세력을 고립시키는 것이 현명한 전술일까.


버지니아대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인간은 합리적 추론보다 도덕적 직관에 의존하는데, 미국 진보세력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발달시킨 도덕성 중 자유?배려에만 치중하고 정당한 권위?고결함?소속 집단에 대한 충성심은 무시해 지지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의 도덕감정을 모욕하는 것보다 상대도 공감할 만한 부분을 넓혀가는 것이 현명하다. 샤를리 에브도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68혁명의 후예다. 그들은 저항의 목적인 휴머니즘보다 저항 그 자체를 더 신성시하는 근본주의에 빠진 것은 아닐까.






위 글은 2015년 1월 13일 화요일 중앙일보에 게재된 칼럼이며 저자 문유석 씨는 인천지법의 부장판사라고 합니다.

주장하는 바가 아무리 옳고 좋아도 전달방식이 적절하지 못하다면 그 가치가 빛이 바랩니다. 풍자의 칼날은 날카롭고 예리하게, 감히 찌르기 힘든 곳을 명쾌하게 찔러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만 좀 더 완만하고 지혜로운 방식에 대해서도 고려했었으면 싶네요.

신문 만평이란게 사실 어찌보면 얄밉고 무례한 표현이 많이 보입니다만 그러한 표현으로라도 의미가 잘 전달되고 독자들에게 계몽의 효과를 준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겠죠. 근데 제가봐도 첫번째 사진같은 경우엔 솔직히 좀 저열한 조롱에 가깝고 실제로 무슬림들이 볼땐 충분히 모욕스러웠으리라고 보여요.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지만 반대로 말하면 자유라는 기치 하에 다른 이들에게 무분별한 수치와 굴욕을 주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비단 종교나 권위에 대한 신문 만평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대화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댓글같은 데서도 해당되는 부분이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선 누구던지 한번쯤은 반성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_-a









댓글 : 5 개
자꾸 이야기 합니다만 근데 모욕받았다고 지네들이 뭔데 테러로 사람죽이며 까지 그런답니까. 자기네들이 선택받은 민족이랍니까? 이슬람은 뭐 특별합니까? 이런 비판 자체가 테러리즘이라는 본질을 억압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비판을 하시기 전에 비판 대상의 범위를 잘 판별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무슬림 모두가 비판과 비난에 테러로 대응하는건 아니잖아요. 근본주의자나 권력자, 테러리스트들이 상당히 많은건 맞는데 무슬림 모두가 잠재적인 테러범이고 선민사상에 쩔어있다거나 종교적 광신에 미쳐있는건 아닙니다.

그리고 위 칼럼이나 제 의견이나 테러리즘에 대해선 어떠한 옹호나 찬성의 의견도 없었어요-.-; 문맥의 요지를 다시 한번 살펴봐주셨음 하는 바램이네요.
테러는 정말 나쁘고 용서할수 없지만..타인의 잘못을 비판하는 건 몰라도 타인 자체를 모욕하고 비웃는건 아니라고 생각함
저 무슬림의 트윗 멋지네요.
모독이니 뭐니 하면서 걸핏하면 테러를 일삼는 몇몇 이슬람 무리의 행태와
종교가 삶이라든가 정치나 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많이 줄거나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부연설명을 하자면 과거 68혁명에 가담했던 세대는 현재 프랑스 문화의 기득권층이고 그들이 주축이 되서 발간하는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오히려 프랑스의 주변 교외 지역에서 주거하는 다문화권의 식민지 이민자들(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게 있어서 주류 사회에 동화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그들의 유일성을 내키는 대로 조롱하고 짓밟는 주류 권력자의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고 합니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의 대상이 비단 무슬림만은 아니라지만 교황이 발가벗고 춤추는 것 같은 만평을 보면 기독교인인 저도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그런데 해외 이민자나 식민지 출신의 비주류층 주민들에게 있어선 저런 만평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모멸감을 준다고 합니다(그러한 만평에 대해서 어떠한 저항의 목소리를 낼 수단도 없는 사람들이니만큼). 특히 샤를리 에브도의 주된 만평 캐릭터로 꼽히는 마호메트-_-;에 대한 풍자의 강도를 보면 유달리 심하게 모욕적인 수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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