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공리주의냐, 자유주의냐2016.03.07 AM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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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을 같이 먹으며 친구가 자기가 요즘보는 드라마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한 드라마에서 한국 군인이 이슬람 근방에 파병나가 근무하다 그 지방의 유권자가 사건에 휘말려 목숨이 위험할 수준의 상처를 입게 되어서 그 사람을 구조하고자 하는데 그 유권자는 신앙이 없는 비 무슬림에게 치료를 받을순 없다며 죽는 한이 있어도 치료를 거부하겠다고 했다네요.

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상급자에게 연락을 해보니 상급자가 그냥 그 사람이 죽게 내버려두고 문제가 생기면 의사에게 뒤집어 씌우면 되니 관여하지마라 라고 명령했는데 그 말을 들은 군인이 통신을 끊고 억지로 치료를 감행시켰다고 합니다.

왜 치료를 강행했냐면, 그 무슬림이 죽게 내버려두는것이 명령이었다 한들 자신은 인류애라는 정의, 가치를 위해 군 복무를 하고 있으며 그걸 관철하기 위해 항명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막 소령 진급을 앞두고 있는 앞날 창창한 중위가 출세길이 완전 막혔지만 그래도 정의를 관철하는 내용이 요즘 자기가 보는 드라마에서 나왔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그런데 저 드라마 이야기를 듣고 느낀 바론 그 작품 내에선 사람의 목숨을 차별하지 않고 살리는 것이 인류애와 관련되어있고 이를 위해 항명을 한 것이 정의로운 선택이란 연출이 나왔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 약간 완고한 공리주의적 해석이라고 봐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정할 자유가 있듯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냐 역시 개인의 온전한 자유에 따라야 한다는게 자유주의적인 입장이겠고, 이런 측면에선 인류애 같은 공동체 다수의 이익을 위해 내가 내 삶의 방식에 간섭받는 것은 부당하다 라고 주장할수도 있겠죠. 물론 이런 경우에 대해선 나의 목숨이 오롯이 나 자신의 소유다 라는 전제가 있어야 겠지만요.

극심한 고통을 겪다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반 강제적으로 고르는 최후의 선택지인 경우의 자살과 달리 자신이 어떻게 죽을것이냐를 스스로 정한 것이라면 그것을 어떤 이유를 들어가며 막는게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의로운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의롭지 못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소한 드라마의 일화 하나갖고 깊게 따지는 것도 좀 우습겠지만..
목숨은 개인의 소유이므로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자유가 있으며
이를 함부로 나서서 제한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봐야할까요?
아니면, 자신의 목숨이라 할지언정 그것은 오롯이 개인만의 판단으로 버리는 것은 옳지 못하며
생명을 이어가려는 것은 권리이자 동시에 책임과 의무다...라고 봐야 할까요?





댓글 : 8 개
그런데 이슬람 교리에선 어찌됬든 자살에 가까운 행위 (굶어죽기 일보직전인데 유일한 돼지 고기 안 먹기, 죽어가는데 치료 안 받기)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무슬림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사실 드라마를 제가 직접 본게 아니다보니
작중에서 대체 어떻게 연출이 됬는지를 저도 잘 모르네요=_=;
저런 경우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무슬림 신앙에서 저러라고 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냥 그 개인의 신념이라고 볼수 있겠죠.
오히려 종교이유로 의료 치료 안 받는 사람들은 기독교인이 제일 많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은 수혈을 거부 하죠.)
그래서 "자신만의 정의"라는 말이 있는겁니다.
내가 정의라고 해도 남의 눈에는 불의일수가 있는거죠.
게다가 극단적 자유주의도, 공리주의도, 따로 다른 사상을 비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순을 내재하고 있으니까 더더욱 그렇죠.

극단적 자유주의로 치면, 주인공이 어떤 처벌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고 말을 하건, 결국 그 행동 자체는 주인공의 "자유"입니다. 죽게 내버려두든 살리려고 시도하든 말입니다. 이건 공리주의하곤 관계 없죠. 죽을 자유가 있으면 살릴 자유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렇게보면 위의 상황에서 주인공이 공리주의적 사고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도 힘듭니다. 그냥 "남이 내 눈 앞에서 죽게 내버려둔다"는 고전윤리적 갈등을 이타라는 행위로 극복을 시도하는 것일 뿐이거든요. 전장에서 한 사람 내 손으로 살린다고 그게 "절대다수의 최대행복량"을 늘리는 행위는 아니잖아요?

공리주의는 걍 다른거 필요없이 미뇨넷호만 검색해봐도 공리주의가 말하는 절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말이 상황에 따라 얼마나 허망한 말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보통 선택이 강요되면 자기 경험과 유전자가 시키는대로 행동하고, 머리는 그냥 그거 저절로 합리화 시켜줍니다. 지금 고민해봐야, 뇌만 괴롭히는 일일 뿐이예요.
나같으면 죽도록 내비둠

살고싶어도 도움이 없어서 죽는 사람이 세상천지인데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는 놈은 살릴 가치도 없음
공리주의랑 별 상관 없는 행위인 것 같은데...
오히려 양쪽 모두에게 행복과 반대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공리주의랑 반대되는 행위 아닌감?
이건 단순히 '공리'와 '자유'랑은 조금은 다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는 내용이라고 보는데.. 개인의 도덕률(천부인권이 공리는 아니니까 말이죠.)에 관한 부분에 더 가까운 장면이었다고 생각해봅니다. 그에 의거해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내 신체를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지만, 내 신체 안에서는 적어도 그의 신념에 따라 자유로워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념이라는 것을 빙자한 모든 행동을 다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그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아픈 아이의 치료를 거부한다던가, 동반자살을 하는 것은 아무리 피붙이더라도 타인의 자유의지와 생존의지를 침해하는 것이라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목숨이 스스로에 한해진다면 그건 지지도 반대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저 그 순간의 개인의 선택만이 남을 뿐이죠. 그렇기에 타인의 인생에 관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우리가 습득한 '절반의 사회'에서의 룰에 의거해 단순화하여 움직일 뿐이죠.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 당시 유시진 대위의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상처입은 그가 의식을 차릴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개인의 선택은 사라지고, 양쪽의 신념만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그 신념의 속에서 한 사람이 덧없이 사라지는 것은 막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앞서서도 말을 했듯, 적어도 스스로의 목숩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일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적어도 그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면 그는 자신의 운명을 다시 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 당사자의 선택과 그에 따른 운명을 그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적어도 그가 마지막 단 한 번의 선택권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줘야하는 것이겠지요.

말을 하다보니 죽고자 하는 사람을 고결하고 죽도록 도와주는 꼴처럼 되어버렸는데, 자살을 방조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더 이야기 하는 것은 주인장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판단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맛난 아침 드시고, 힘을 내보세요, 파이팅-!! ^^
주인장님이 들은 사건을 중심으로 토론한다면

필수적으로 언급이 되야할 의제중 하나는 "종교"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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