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하늘나라로간 예전 멍멍이가 생각나네요.2016.04.08 PM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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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책다녀와서 씻기기 전에 찍은 사진>
<얘가 죽은게 아니에요! 얜 아직 건강합니다>







개라도 데리고 산책다니면 좋겠다 싶을 너무나 좋은 날씨에 문득 전에 길렀던 개 생각이 나서 썰을 풀어보네요. 제가 어려서부터 지금껏 살면서 같이 지낸 개가 네마리인데 위 사진의 개는 지금 기르고 있는 4대째인 쁘띠입니다.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던 개는 치와와 잡종인 똘이에요.


1대 : 털복이 (청삽살개 - 아버지가 아는 분한테서 데려오심)
2대 : 진돌이 (백구 - 마찬가지로 아는 분에게서 데려오심)
3대 : 똘이 (치와와 잡종 - 처음으로 애견샵에 가서 분양받음)
4대 : 쁘띠 (비숑프리제 -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강아지때 길에서 방황하고 있길래 데려왔는데
개 잃어버리신분 찾는다는 벽보를 1년 가까이 붙여놔도 안찾아가서 결국 식구가 됨)






매우매우 똑똑하고 영특한 털복이는 다 늙어서 동생 친구가 집 대문을 잠깐 열어둔 사이에 나가서 안돌아왔고 좀 어수룩하고 멍청했던 진돌이는 대여섯살 즈음에 시골로 내려보냈기때문에 기르던 개가 죽는걸 직접 보게됬던건 똘이때였는데 이때가 워낙 힘들었던 시기라서 유독 기억에 깊게 남아 아직도 종종 생각이 나더군요.


원래부터도 치와와가 잔병이 많고 허약한 편이지만 똘이의 경우엔 특히나 병이 많아서 수술도 받았고 약도 많이 먹었었는데 제가 얼마나 얘를 끔찍이 예뻐했으면 군 생활 당시 관물대에 가족 사진보다 더 큼지막한 요놈 사진을 걸어놨었더라죠. 군 생활 중에도 집에 자주 연락하면서 종종 똘이랑 쁘띠 안부도 여러번 물었었는데... 제가 상병이 꺾이고서 2차 정기휴가를 나가는데 마중나오신 아버지가 별로 말씀이 없으시더라구요. 분위기가 좀 안좋아서 뭔일인가 싶었더니 집에 거의 다 도착하니 어머니가 전화로 하는 말씀이 똘이가 사실 최근들어 급격히 몸이 안좋아져서 너무 고통스럽게 연명하고 있었는데 너 오면 애완동물병원에 데리고가서 안락사 시켜주자더라구요.


말이 안나와서 집에 뛰어들어가서 바로 똘이 상태를 살펴봤더니 이건 더 숨을 붙여두기가 미안할 지경이더군요. 오래 고민할수도 없었고 그간 버틴것도 너무 대견했고 미안했기 때문에 옷만 갈아입고 바로 애완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안락사를 시켰습니다. 이제 주사를 놓으러 데려가야한다고 해서 마지막으로 머릴 쓰다듬는데 하 시발...진짜 암말도 안나오고 눈물만 주룩주룩 나오더군요. 분명 휴가나오기 전엔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어떤 것부터 먹으러갈지 잔뜩 계획을 짜놨었는데 아무것도 생각도 안나고 꼼짝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9박10일인지 8박9일인지의 대부분을 방에서 구겨져서 보냈었는데 휴가나온다는 놈이 연락이 없어서 뭔일있냐고 묻는 지인, 친구들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혹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러고선 부대로 복귀를 했는데 정말 상병 꺾이고서 이런식으로 휴가 부적응증이 심하게 오더군요. 오죽하면 노가다를 하던 뒤지게 구르던지 해서 잡생각할 틈이 없었음 했을 정도였는데 꼴에 짬은 찬 상태에 나이도 제법 들어서 군대에 갔던지라 약한 티를 내지도 못하겠고 개가 죽어서 그렇다~라고 솔직하게 말할수도 없으니 미치겠더라구요. 그래도 선임이나 후임이 제가 좀 울적해하길래 몇번 넌지시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냥 휴가 나가서 너무 재밌게 놀다와서 좀 멍한것 같다라고만 둘러댔죠 ㅋㅋ 여자친구도 없었던 인간이 왜 저런다냐 라고 생각했을 동기들은 제가 개 때문에 우울해했다는걸 알면 얼마나 황당해했을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그래서 상병 꺾이고서 제일 군생활중 탄력받고 물이 오를 시기에 전 좀 많이 힘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똘이좀 산책좀 자주시켜주고 먹고싶은 것도 좀 먹여주고 그랬어야 했는데...하면서.






그래도 그렇게 고생을 한 덕분에 지금 쁘띠는 더 애정을 갖고 산책도 시켜주고 되도록 건강에 안나쁘면서 먹고싶어하는 것들도 자주 먹여주고 애껴주는 중입니다. 얘도 이제 나이를 꽤 먹은 노견이지만 떠나보낼때 안타깝고 미안한 맘이 없도록 잘좀 보살펴줘야겠어요. 날씨가 오늘처럼 화창해서 개 데리고 나가기 딱 좋겠다 싶을때면 유독 예전 똘이나 지금 쁘띠 생각이 많이 나네요.


댓글 : 8 개
멍뭉이 이쁘네여 ㅎ
원래 비숑이 관리만 해주면 엄청 예쁘장한 견종인데 저희집에 흘러들어오게된게 안타까운 일이죠ㅋㅋ
캬~ 개귀엽 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쓰는건가요 ㅎㅎ 엄청 귀엽네요 ㅎㅎ
산책 다녀와서 현관에 세워두고 짐이랑 옷좀 내려놓고 바지도 걷고서 이제 씻겨야지...하고 뒤를 돌아본건데 너무 태연하게 흙 묻은 발로 실내에 들어와서 절 올려다보길래 일단 사진부터 찍고 혼냈습니다= =;
8살때 죽은 재롱이가 생각나네요.

제가 8살때 쯤엔 굉장히 나이 많이 든 노견이였는데 치매가 있어서 주인도 못 알아보고 짖고 했던게 기억 나네요.

부모님이 후유증 극복 하시는데 15년 정도 걸리셨네요.

지금은 4살 먹은 진돗개를 기르는데 가끔씩은 겁이 납니다.

10년 뒤엔 우리 개가 없을수도 있다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겁도 납니다.

보내줄 자신이 진심으로 없거든요.
부모님이던 여자친구던 반려동물이던 있을때 잘해야 한다는게 진리인듯 싶네요.
인연이란게 영원하지 않으니 그만큼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년초에 여자친구네 2살때쯤 주어온 유기견인 코카가 12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15년 말만해도 활발했었는데 몇달사이에 급격하게 안좋아지더라구요.
좀더 큰병원가서 치료받고 했으면 더 살았을텐데.
너무 안좋아져서 종합병원에 입원시켜놓고 수혈까지 해주는데 돈을 더이상 내줄수가 없어서
다음날 퇴원시키고 집에서 보살펴 주자 하고 집으로 왔는데 병원에서 전화와서 지금 심각하다고
얼른 오셔야 할것 같다고 헐래벌떡 택시 타고 병원갔는데 이미 무지개 다리를 건넜더군요.
자기 힘든건 생각안하고 주인힘든거 알고 먼저 떠난건지......
제가 키운건 아니지만 정이 너무 많이 들어서 여자친구 올때까지 박스에 담아서 쓰다듬어주고 있었는데
참 ㅠㅠ 지금 생각해도..가슴이 너무 아프네요..지금도 돌아다니다가 코카스파니엘 보면 넋놓고 쳐다보고있습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한마리 키우고 싶은데 다시 우리보다 먼저 떠날생각하니 도저히 키울수가 없네요.
예전엔 우울해서 아무 생각도 안났었지만 그래도 지금와서보면 똘이가 제가 휴가 나올때까지 살아있어줘서 고마웠고 그래도 떠나는 순간에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게 그래도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미련이 엄청 많은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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