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 인간 분할12013.03.11 PM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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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분할1 -


수직의 길을 걷는다.



쌓인 눈위에 발자국을 남긴다.

여덟 번의 걸음으로 여덟 개의 발자국을 남겼다면, 그 간 걸어온 발자국에 맞춰 여덟 명의 자신이 그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이고, 한걸음 더 듯 으면 아홉 명의 자신이 서있게 된다. 물론 시간의 흐름 속에는 첫 번째 발자국과 두 번째 발자국 사이에도 자신이 존재 할 것이다. 시간이 허락 하는 한 움직임의 "수"를 남기는 것이다.

사람의 "시각"은 빛을 쫓아가지 못해 "잔상"을 "허구" 속에서 끄집어내었다. 어느 한 점을 중심으로 한 회전력 속에서는 지속 되는 한 "시간"을 초월한 존재가 된다.



조금 전 걷던 눈 쌓인 길은 외길이 아닌 넓게 펼쳐진 "광야"로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무수한 눈송이만큼이나 나의 위치를 알 수 없었고, 미처 "수"를 셀 여유 또한 없기에 때때로 일어나는 나 "자신"과 "자신"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또 다른 나는 잊고 지내던 장소에서 멈춰 서있다. 저 곳에서도 외길을 걸었던 것이다.



기억은 수많은 "나" 자신들에게서 이어받은 영감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내 곧 사라지고, 그 때의 감정만을 간직한 채 머무른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전해준다. 정보전달의 불꽃은 한 순간에 피어올랐다 꺼지기 때문에 내가 인지 할 수 있는 의식 안에 존재 할 수 없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의 하루는 지난날의 충실했던 감정의 고리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고여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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