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 끄적임 소설 : 이터널 선샤인2013.03.23 PM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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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정신병원에 찾아 갔지만, 몇마디 상담과 약처방이 다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억누를 수 없는 슬픔과 괴로움은 내 정신적 사고를 폭발 시켰다. 주최할 수 없는 슬픔. 흐르는 눈물. 심장의 고동은 크게 울리고, 허망한 담배연기만 계속해서 피어오른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후 그리움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엠브렐사에 찾아갔다. 전체의 기억 중 지난 4년간 그녀와 같이 지낸 시간을 기억에서 지워 달라고 했다. 엠브렐사 측에서는 인간 뇌 연구 기관인 미즈사와의 협약이 온전이 체결 되지 않은, 기술이전 미등록 상태라 사측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으로는 불완전하여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아직 초기 단계 이기에 실패의 경우를 알고 있으라는 말이지만 성공사례도 있고, 지금의 내상황에서는 이 것 말고는 고통에서 도망칠 방법이 없다.

긴장 완화제를 마시고, 수술 대기실에 앉아 혼자 중얼 거렸다. 괜찮아. 이제 괜찮아. 난 살 수 있어 이리 말하면서도 일그러진 얼굴 사이사이로 눈물이 타고 내린다. 가슴이 아파 호흡이 쉽지않았다. 정말로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아 난 사실 너와의 단 한 순간도 잃고 싶지 않아, 하지만 돌아갈 수 없어, 붙잡을 수 없어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내 머리 속에만 남아 있던 그 날들이 너무 버거워 견딜 수 가 없어, 널 다시 만나 그때로 돌아간다면 풀리겠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있으면 내가 죽어, 그러니 내 기억 속 "유현"아 네가 이해해

어느새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나를 직원들이 와서 수술실로 이동 시켰다. 꿈을 꾸는데, 선명하지 않은 이야기다. 분명 골목길 어귀를 걷고, 들판과 바람, 상점가를 보고 술집에서의 중얼거림, 그러면서도 뭔가 허전했다. 오래전 별다를 것 없는 어제와 오늘 처럼 가벼웠다.

꿈 속에 항상나오는 장소가 있는데, 그 동네의 대로변 한쪽에 위치한 아파트에는 그녀가 살고있다. 친구처럼 지내면서 내심 좋아하는 속내를 들어내지 않는 그런 사이였다. 물론 이건 나혼자만의 착각일지 모른다. 난 그녀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러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곧 잘 내편을 들어주는 편이라 내게 호감은 어느정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늘 곁에서 항상 미처 생각지 못한 곳 까지 챙기려 했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기회였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녀와 나는 무언인가를 준비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잠시들렸다. 곧바로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고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보며, 맵시를 다듬었다. 수덥해보이는 머리를 정리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하러 잠시 다녀오겠다 말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저녁이 다가오는 시간, 길가에 아이들이 하교길을 나서 거리는 북적거린다.


갑작스레 상황이 바뀌었다. 부자연 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꿈속에서는 모든 기억의 단막이 정제된 감정의 끈으로 이어져 있지 않은가?

그녀의 집에 와있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그녀와 함께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 살고 있는 내가 대전에 살고 있는 그녀를 보러가는 길인 것이다. 상황은 바뀌었지만, 내 감정은 변하지 않는다.

어쨋든 난 다시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


벌써 해가지고, 길가에 단촐히 놓인 가로수와 몇몇 상점의 간판만이 불빛을 유지 하고 있었다. 이쯤이 맞는 것 같으면서, 길 을 찾지 못하고 헤메고 있다. 이쪽 골목어귀에서 꺾어 들어가야되는지, 아니면, 그 다음 골목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난 오랜만에 이 곳으로 온 것이다. 아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는 난 조금 전 까지 이 곳에 있었다. 다만 내가 있던 곳은 알아도 나왔던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물어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곳까지는 당도 했다. "내가 너무 늦어 기다림에 지치지는 않을까?", 아니면 날 위해 마중을 와 줄까? 아니 마중은 내가 너무 무리한 생각을 한 것이겠지?


내가 떠나 있는 동안 기다려 달라고 요구 할 수 없다.
기다린다 해도, 정말 끝까지 기다려 줄 지 믿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누군가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그녀의 얼굴마저 흐릿해 지려한다.
난 그녀의 집을 찾지 못하고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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