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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설] 끄적임 소설 : 그림을 보다2013.04.20 PM 09:18
길을 걷다. 문득 벽에 걸려있는 어느 한 그림을 보고있다.
그림이 너무 흔해져서 쉽사리 감흥이 오지 않을 것이다. 갖가지, 디자인 상품이며, 판촉물에 쓰이는 로고, 책에 실려있는 삽화, 각종 TV 매체등 수 많은 이미지 속에 길들여져 있다. 이미지란 개인에 있어서 과거의 어떠한 기억이나, 사전 지식이 없으면 특별하게 다가오기가 어렵지 않을까? 더이상 공감을 얻기 힘들어졌다.
길거리 음악 공연을 들어보자, 아름다운 선율에 가던길을 멈추지 않던가?
청각을 간지럽히는 "트럼펫" 연주자는 한결 같았고, 춤꾼은 시각의 춤사위를 빠르게 전달해 주느라 바뻤다.
그들은 내게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난 그저 이 그림을 보고 제일먼저 잘그렸나, 못그렸나를 판단하려 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본 그림들을 떠올릴 때 결코 잘 그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면서 느낀 것들이 나의 교본이 되어 준 것이다. 처음 받아들인 정보는 내게 거부권을 주지 않았으니,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눈"을 통해 새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는 내 머리속에 내제되어있는 "정보권자"에 의해 "검열"을 받아야만 했다. 이제 내 머리속에 비대하게 커져버린 "정보권자"를 쫓아내 보자
알고 있던 정보를 지우고 "태초"로 돌아가 눈을 뜬 난 더이상 잘 그렸나, 못 그렸나를 재지 않았다.
단지 순수하게 "그림"을 보는 것이다. 한눈에 보고 반할 순 없었지만, 곧 "눈"으로 들어와 오랫동안 알고지낸 사람에게 서서히 느끼는 "감정"이 사랑을 꽃피우는 것처럼 나의 "심연"을 간지럽힌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의 흔적을 쫓아 그의 세상을 보았다.
내가 그를 받아 들이니 그도 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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