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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습작소설] 산책2010.09.29 AM 11:06
그건 늦은 여름날이었다. 오랜만에 쉬는 토요일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추진해온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그동안 주 7일 출근을 하고 아예 지난 한 달은 집에 거의 들어가지 못했다. 그랬
던 그 프로젝트가 마침내 끝이 났다. 오랜만에 저녁 6시가 되자마자 퇴근을 했다. 간단히 프로
젝트가 끝난 것을 자축하며 팀원들끼리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다. 간단히 회식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오후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어제는 누가 술을 강요하는 사람도 없었고 오랜만에
기분 좋게 마신 술이었다. 어제만 해도 이 시간에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집에 들어와 쉬고 있으
니 기분이 묘했다. 샤워를 하고 잠이 들었다. 매우 피곤해서 잠이 금방 들었다. 푹 자기 위해
서 핸드폰 알람도 꺼버리고 잠을 잤다. 깨어나서 핸드폰을 보니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다. 잠
깐 자다 깬 줄 알았는데 창문 사이로 비친 햇살이 어느새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는 시간이란 것
을 알려주었다. 어느새 나는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한 것이다. 점심이 되었지만 어제 회식 때
먹은 치킨 탓인지 별로 배고프지가 않았다. 다시 핸드폰을 확인 했다. 부재중 전화도 없었고
문자도 하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고 메신저에 로그인 하니 친한 모든 사람이 ‘오
프라인’모드였다. 메일함으로 들어갔다. 비아그라를 판다는 광고와 음란사이트 광고, 대출광
고 만이 있었다. 오늘은 회사에서 긴급 호출 연락이 올 확률도 거의 없었다. ‘익스플로러’
를 켜고 탐험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세상의 이야기는 한가한 나와는 달리 매우 바빠 보였
다. 한 여자배우는 불거진 스캔들을 부정했다. 한 남자 스타의 인터뷰에는 군대 관련 댓글이
달려있었다. 그냥 한가하게 아무 생각 없이 뉴스를 보았다. 슬슬 배가 고파졌다. 밥통에 밥이
남아있던가? 다행히 밥통에 밥이 남아있었다. 찬장에서 ‘3분 짜장’을 꺼내 밥에 붓고 전자레
인지에 돌렸다. 문득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몸에 좋지 않다. 란 기사를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어차피 위생규정을 지키지 않은 음식, 각종 방부제, 매일 피는 담배, 회
식 때마다 폭탄주에 몸이 단련되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았다. 고향 집에서 보내준 배추김
치와 금방 데운 자장밥을 가지고 컴퓨터로 향했다. 컴퓨터 위에 자장밥을 올려놓고 밥을 먹었
다. 오래전에 받아둔 영화를 보면서 밥을 먹었다. 그날의 영화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그저 그런 영화였던 것 같다. 그 날 열심히 했던 인터넷의 기사에서 스캔들의 주
인공이었던 연예인이 누구였는지, 눈물의 심경고백을 한 남자연예인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냥 그저 그런 이야기 이었던 것이다. 컴퓨터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마트에서 산 싸구려 1회
용 커피였다. 이제 슬슬 인터넷기사를 보기도 지겨워졌다. 휴대폰은 계속해서 조용했다. 휴대
폰을 들고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딱히 만날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언제 한 번 밥 먹자.”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현대인 따위는 없을 것이다. 여자 친구가 없어서 외로운 것일
까? 돌이켜 보면 항상 인연은 엇갈려 다가왔다. 맘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면 항상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었다. 만약 돈이 있고 시간이 있으면 맘에 드는 여자가 보이지 않았다. 오늘 따라 메
신저에서도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오랜만에 할 일이 없었다. 어느새 시간은 오
후 4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침대에 누웠다. 늦게까지 자서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냥 할 일
없이 침대에서 뒹굴뒹굴되었다. 그러다 문득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20분밖에 지나지 않았
다. 문득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한 뒤 읽지 못한 소설책들이 생각났다. 한 때 문학을 동경했고
사랑한 사람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나오거나 문득 책이 특가로 나오면 책을 주문했다. 하
지만 매일 바쁜 하루, 그리고 복잡한 지하철, 또 다른 놀이거리(스마트폰, 게임기, DMB)로 인
해 점점 책은 쌓여갔다. 컴퓨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mp3을 틀고 바빠서 오랫동안 책장
에 처박혀 있던 책을 꺼내들었다. 책의 겉날개가 이미 읽은 페이지를 덥고 있었다. 오래 만에
보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앞을 대충 훑어보고 책을 읽었다. 뭔가 심심해서 감자칩을 꺼내와
침대에서 먹으며 책을 보았다. 컴퓨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고 참으로 오
랜만에 독서를 하고 다른 손으론 감자칩을 먹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건 너무 한가하고 행복한
오후였다. 저녁시간이 다 되었지만 몇 잔이나 먹은 커피와 감자칩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았
다. 문득 오늘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새 옷이 자꾸 작다
는 생각도 들었다. 요새 몇 달 동안 제대로 운동도 못하고 책상에 앉아서 일만하고 밥만 먹고
회식에 시달려서 인 것 같다. 계단을 오르면서 신호등을 잡으려고 뛰면서 체력이 모자란다고
생각을 했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다. 건강에 관한 정보를 나누다 보면 주
변에 많은 사람들이 걷기를 추천했다. ‘빠르게 걷기’ 인터넷을 켜서 ‘걷기 운동’에 대해
서 정보를 수집하고 추리닝으로 갈아입고 주머니에 지갑과 담배, mp3을 챙겼다. 지나가다 들
른 편의점에서 이온음료 한 병을 사 손에 들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
도 그렇게 밝던 시간이었는데…. 어느새 날씨도 많이 시원해졌다. 운동을 하기 딱 알맞은 시간
과 날씨였다. 귀 속의 이어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자취방을 나와 근처 공
원으로 향했다. 다음 선거 탓인지 최근 이 도시에 많은 공사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얼마 전 완
공된 이 공원은 주변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
다. 노인 특유의 운동을 하는 늙은 노부부와 테니스 치는 아들과 아버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
는 꼬마들. 섹시한 옷을 입고 뛰는 젊은 여자들. 공원에서는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
었다. 공원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운동기구가 있었다. 운동기구에는 사람 한
두 명이 붙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공원 주변을 천천히 뛰나보니 산책로가 있었다. 가까운 동
산을 올라가는 왕복 40분정도가 걸린다는 등산로였다. 그다지 가파른 길도 없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비록 TV에서 나오는 절경은 아니었지만 매우 아름다웠다. 푸른 숲이 이어져 있었
다. 오랜만에 밟아 보는 흙과 촉촉한 땅바닥이었다. 집 근처에 공원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
만 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도시 근교에서 이렇게 풀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소소한
행복이었다. mp3을 끄고 소리에 집중했다. 여름의 마지막을 알리는 매미 소리와 바람소리 무엇
인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정겨운 앞에 걸어가는 사람들의 소리, 그 소리는 풀벌레 소리 그 어
떤 가요보다 그 어떤 고향 곡보다 아름다웠다. 적어도 오늘 만큼은 김 부장의 잔소리도 잊어버
리고 월요일 출근해서 해야 할 일 , 장가가라고 재촉하는 부모님들, 곧 날라 올 카드고지서도
그 모두를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무한경쟁사회라고 하지만 이러한 여유가 하루
도 없어서야 그게 사람 사는 사회일까? 그렇게 내일까지 이 한가로움에 빠져 지내보자. 그런
데 여자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 이번 프로젝트도 끝나서 시간도 많고 사장님이 약속하신 보
너스만 나온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
오타나 평가 부탁드립니다.
댓글 : 4 개
- sishio
- 2010/09/29 AM 11:13
칸 띄어쓰기 자비좀..눈알 아파요
- Sina
- 2010/09/29 PM 12:02
문단을 나눠 주셔야 읽기 편할듯요~
- 까치발
- 2010/09/29 PM 12:36
일단 글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걸리네요.
소소한 오후의 일상이 매우 촘촘하게 서술되어 있긴 한데, 이 서술의
목적이 확실하지가 않아 화자가, 글쓴 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드러나지를 않습니다. 그저 단순히 바쁜 일상 속의 잠깐의 휴식의
달콤함... 정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서사의 디테일 속에서 화자의
입장 또는 감상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드러나야 할 듯 하네요.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할 때, 그저 아무것도 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로 인한 잠깐의 고독감, 또는 허탈함 등등의
화자가 느꼈음직한 감정을 살짝살짝만 꺼내놓아도 글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질 겁니다.
그 외에 시점과 동선처리의 거칠음과 불명확성 등등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띄긴 하지만... 이런 테크닉적인 부분들은 약간의 트레이닝만으로도
금세 극복될 문제니 크게 연연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고...
일단 가장 조언드리고 싶은 것은 글쓰는 마음가짐이랄까, 하는 거네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첫 습작을 시작하곤 하는데...
중요한 것은 쓰고 싶다,라는 열망이 아니라 무엇을 쓸것인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그 '무엇'에 대한 고민,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주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으면 글은 건조해지고 아무 것도 품을 수가
없게 됩니다.
얼결에 들어와서 시건방진 소리 늘어놓고 가네요.
그래도 글에 대한 열의와 성의를 가지신 분 같아서 같은 같은 습작의
정과 동질감으로 몇 마디 조언 덧붙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소소한 오후의 일상이 매우 촘촘하게 서술되어 있긴 한데, 이 서술의
목적이 확실하지가 않아 화자가, 글쓴 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드러나지를 않습니다. 그저 단순히 바쁜 일상 속의 잠깐의 휴식의
달콤함... 정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서사의 디테일 속에서 화자의
입장 또는 감상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드러나야 할 듯 하네요.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할 때, 그저 아무것도 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로 인한 잠깐의 고독감, 또는 허탈함 등등의
화자가 느꼈음직한 감정을 살짝살짝만 꺼내놓아도 글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질 겁니다.
그 외에 시점과 동선처리의 거칠음과 불명확성 등등도 상당히 많이
눈에 띄긴 하지만... 이런 테크닉적인 부분들은 약간의 트레이닝만으로도
금세 극복될 문제니 크게 연연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고...
일단 가장 조언드리고 싶은 것은 글쓰는 마음가짐이랄까, 하는 거네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첫 습작을 시작하곤 하는데...
중요한 것은 쓰고 싶다,라는 열망이 아니라 무엇을 쓸것인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그 '무엇'에 대한 고민,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주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으면 글은 건조해지고 아무 것도 품을 수가
없게 됩니다.
얼결에 들어와서 시건방진 소리 늘어놓고 가네요.
그래도 글에 대한 열의와 성의를 가지신 분 같아서 같은 같은 습작의
정과 동질감으로 몇 마디 조언 덧붙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 스큐즈수
- 2010/09/29 PM 01:17
까치발//감사합니다. 짧은 단편 3번째인데 체계적으로 배운적도 없고 해서 힘드네요.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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