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습작]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2012.06.12 PM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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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처음만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시험이 끝난 얼마 안 된 어느 날 점심시간, 남은 점심시간을 학교 도서관에서 적당히 때우던 시간이었다. 우연히 집어 든 책 그게 바로 운명적인 나와 그녀의 만남이었다. 수학을 좋아하던 나는 수학에 관련 책을 집어 들었다. 그 때 그 아름다운 그녀는 다가왔다. 바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즉 n>2 일 때, 방정식 xn+yn=zn를 만족하는 정수 x,y,z는 존재 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다. 무엇보다 이 정리의 가치는 그 옆에 쓰인
"나는 정말 놀라운 증명 방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여백이 좁아서 증명을 쓸 수가 없다.“
라는 다소 오만한 문구였다. 이 하나의 문구 때문에 이 아름다운 정리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수학자들이 구애를 하고 절망했다. 사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다운 수식이다. 사실 수학의 난제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외에도 많이 있다. 가령 얼마 전 증명 된 푸앙가레의 추측을 본다면
‘어떤 하나의 닫힌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이 수축되어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솔직히 수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애초에 문제를 알아듣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수학의 난제를 정복하는 첫 단계는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겠는가? 굳이 수학의 난제 중 페르마의 정리의 아름다움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골드바흐의 추축‘정도가 될 것이다.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개의 소수의 합으로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아름다움에 비교하긴 어렵다. 바로 수식으로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고로 아룸다운 정리라면 오로지 수와 수식으로만 표현되어야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수식 자체로 가장 아름다운 수식은 단연코 오일러의 공식 일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수학에 꼭 필요한 수가 모여 있는 이 수식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 비교 될 만하다. 하지만 이미 정리된 수식이여서 나에게 매우 아름다운 미시, 즉 유부녀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때 나에게 다가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그 자체로 미녀였지만 증명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정복 되지 않은 가장 아름다운 나이 때의 미녀와 같았다. 도도함으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남자의 구애를 뿌리치고 처녀를 유지하고 있는 바로 그러한 여성이었다. 이 아름다움에 반해 내가 수학과로 진학하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의 수학과로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무렵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우린 헤어지게 되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 째론 너무 쉬웠다는 것이었다. 만난 지 첫날 손을 잡고 일주일도 안 되어 첫 키스를 했다. 그리고 사귄지 한 달 정도 만에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녀와 섹스를 하는 것은 매우 좋았다. 나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 관계에 있어 언제나 나를 리드 했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내가 동경하는 여자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처녀를 간직한 도도한 여자였다. 수많은 선물과 달콤한 언어로 유혹해도 함락되지 않는 그런 도도함을 가진 여자, 하지만 여백이 좁아 유혹한 방법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기발한 방법으로 여자를 함락하는 것 그것이 내가 가진 연애관이었다. 그 여자는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거의 모든 여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였다. 종종 그 여자는 나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상담하곤 했다. 그러면 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 여자에게 답을 알려주었다. 물론 그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무엇보다 가장 명확하게 답을 가지는 수학과는 달리, 그 여자가 상담하는 문제는 어떻게 보면 결국 말장난 같은 것이었다. 이런 답도 맞고 그런 답도 맞고, 수학을 전공한 나에게 그런 답은 결코 아름답지 않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 그 질문에 대한 해(解)를 구해 준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 여자를 화를 냈다. 나중에 다른 친구들이 조언하길 여자는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말에 공감을 가지길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모든 문제는 오로지 완결된 답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내 가치관이었고 목표였다. 답이 없는 문제 같은 것은 나에게 고려할 사항이 아니었다. 그 뒤로 다신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가끔 성욕을 주체 할 수 없을 때는 자위나 돈을 주고 여자를 사곤 했다.
대학원에서 수학을 연구하던 중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바로 한 수학자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짝사랑 하던 여자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다행인지 그 증명에는 오류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 오류를 수정해 바로 1년 뒤 증명을 해내었다. 수개월동안 수학자들이 그 증명을 검증한 결과 그 증명은 사실로 증명되었다.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그 정리는 책 두 권 분량의 증명이었다. 더군다나 그 증명에 사용된 기법은 20세기에 발견된 기법으로 페르마가 존재할 당시엔 존재하지 않는 기법이었다. 그건 비록 증명은 하였지만, 20년 이상을 순결을 지켜온 미녀를 강제로 강간한 것에 불과했다. 그 수학자는 순결을 지켜온 미녀를 강제로 옷을 강간한 것이었다. 그 여자를 함락 시키는 방법은 오로지 그 여백에 쓰지 못하는 그 간단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여야 했다. 내가 오랫동안 사랑한 여자를 강제로 함락한 그 수학자를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었다. 나는 수학 과외를 통해 벌은 돈으로 항공권을 사 그 수학자가 살고 있는 나라로 날아갔다. 나는 그 수학자를 심판해야 할 권리가 있었다. 순수한 그 여인을 더럽힌 그 수학자를 …. 그 수학자가 연구하고 있는 대학으로 들어섰다. 그 수학자다 근무하고 있는 건물로 들어섰다. 그 수학자가 나타났다. 나는 가슴에 숨겨는 칼날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그 수학자를 파고들었다. 수학자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나는 심판을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아름다운 여자를 짓밟은 한 추악한 남자를 …. 주변에 비명소리가 들렸다. 건장한 사내가 달려와 나를 포박했다. 이미 멀리 경찰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나는 두렵지 않았다. 단 하나 두려운 게 있다면, 내가 증명하지 못한 여백이 없어 쓰지 못한 그 증명뿐이었다.
댓글 : 10 개
한번에 다읽어 버렸네요. 저도 수학과라 재밌게 근데 결론이
와일즈교수가 컥;;
7*7/0 14*1/1//감사합니다. 먼가 사건이 필요해 집어 넣긴한거요..뭔가 수학에 대한 집착같은을 넣으려니 그렇게 되었네요..댓글 감사합니다.
흥미롭네요

단편소설로 다듬으면 좋을것 같아요
앵무새의 정리같은 소설은 몬가 전연령층대상느낌인데

요건 성인대상같아서 ㅋㅋ 좋아요. 수학관련 추리소설도 써보세요. ㅠㅠ

저도 해보고 싶었는데 글자체는 아예잼뱅이라
검은나나//댓글 감사합니다.
혹시 문학관련 전공하셨거나 그쪽관련 일하시나요?
검은나나//아뇨..문학과 전혀 관계없는 쪽입니다. 오히려 이 글 주인공 처럼
수학 쪽이죠..이쪽관련일 하고 싶죠..그래서 습작이죠 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좋아요 소설은 아니고 시놉시스...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은데
윗 분 말씀대로 다듬으면 재밌는 글이 나오겠네요
수학을 몰라서 ㅠㅠ 어헝..ㅠㅠ
수학의 정리를 활용한 미스테리 스릴러 기대해 봅니다.
중편 정도의 길이로~ㅎ

여주는 이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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