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시사매거진 2580 내용2016.01.25 PM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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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2580.

현기차 타다가 이번에 쌍용 티볼리로 넘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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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달리던 A 씨의 승용차 핸들이 한 쪽으로 쏠리며 차량이 중앙선을 넘었습니다.

B 씨는 주행 중 멀쩡하던 핸들이 갑자기 돌아가지 않고 '잠기는'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C 씨의 핸들은 역시 주행 중에 이리저리 멋대로 움직여 마치 음주 차량처럼 차가 갈짓자로 주행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합니다.

현대, 기아차 운전자 중에 이 같은 핸들의 결함을 제기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정비센터에 찾아가 봐도 확실한 설명보다는 운전대를 통째로 교환하라는 말만 반복한다는데.. 전문가들은 MDPS라는 새로운 조향 장치의 결함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품 결함인가, 구조적 문제인가, 아니면 운전자 과실인가.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된 핸들, 그 수수께끼를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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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귀가하던 박정선 씨.

1차로를 따라 직진하는데 어느 순간차가 왼쪽으로 쏠리기 시작합니다.

직진 차로를 벗어나 좌회전 차로로 들어서나 싶더니 급기야 중앙선까지 넘었습니다.

결국 마주 오던 차와 충돌합니다.

그나마 상대편 승용차와 버스가 재빨리 피해 더 큰 사고는 피했습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아우 이게 안 돌아가. 핸들이 헛돌아."

박 씨가 졸았거나 운전이 미숙했던 건 아닐까.

박 씨는 운전대 조작이 안 됐다고 말합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저는 정 차선으로 가려고 하는데 얘(핸들)가 돌아가는 거예요. 제가 이렇게 돌리니까 한 바퀴 반을 휙 돌더라고요."

사고 현장에서 찍은 영상.

운전대를 아무리 돌려도 바퀴는 전혀 돌아가지 않습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아찔 하죠. 고속도로나 큰 속도를 내는 곳에서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트라우마."

확인해보니 운전대를 구성하는 막대 모양의 부품인 조인트 하나가 주행 중에 빠져 버린 거였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이 모 씨.

차량이 갑자기 방향을 잃고 좌우로 흔들립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오~~~ 어떡해 어떡해.....(어~~ 세워 세워 세워)"


3개 차로를 마구 넘나들며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을 연이어 들이받습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어우~ 괜찮은 거야??"

그러다 2차로에 정지했고, 갓길로 차를 옮기려고 다시 출발하자 차량이 또 흔들립니다.

[박정선(i30 운전자)]
"어~~ (세워야 할 거 같은데) 이런다니까... 어~~~ (스톱 스톱 세워 세워) "

[이 XX(K5 운전자)]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다른 차랑 부딪히면 우린 죽는다. 이런 생각만 들었던 거죠."

이 씨도 핸들 조작이 전혀 안 됐다고 말합니다.

[이 XX(K5 운전자)]
"어딘가에 고무가 묶여 있는 느낌. 그래서 내가 오른쪽으로 돌려도 오른쪽으로 돌아가지 않고 왼쪽으로 돌려도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되게 강했어요."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운전대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첨단 자동차 시대에 그럴 리가 있겠나 싶지만,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운전자들이 자신들이 겪은 공포의 순간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운전대를 좌우로 돌리면 심하게 소리가 납니다.

차종은 4천만 원 대 현대 그랜저.

[김시진(그랜저)]
"좀 심할 때는 주행 중에 이런 거 밟으면 딸깍딸깍 샤프트에서까지 소리가 올라와요."

김 모 씨의 YF 소나타도 마찬가집니다.

자동차 정비소엔 이런 차량들이 끊임없이 찾아옵니다.

[이현구 공장장]
"(일주일에 한 몇 대 정도 수리하는 거 같으세요?) 보통 평균적으로는 4~50대 정도 "

소리만 나는 게 아닙니다.

최진홍 씨의 K5 차량은 직진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최진홍]
"한 칸만 왼쪽으로 하면 차선 왼쪽 타고 가고 한 칸 오른쪽 가면 오른쪽 차선 타고 가고 직진하고 싶은데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취재진이 최 씨의 차량을 뒤따르며 촬영해보니 자꾸 왼쪽으로 쏠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조타를 계속해줘야 하니까 되게 신경 쓰이고 피곤하더라고요. 피로도가 많이 높아져요."

최 씨뿐이 아닙니다.

한 자동차 전문기자가 구입한 현대 제네시스의 시승 영상.

[김한영 자동차 전문기자]
"현대에서 가장 좋은 자동차. 가장 최신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핸들을 놓으면 직진을 하지 못 합니다. 직진을 하지 못 하죠 옆으로 빠져나갑니다. 이거 뭐야."

또 다른 그랜저 차량

[그랜저]
"핸들을 놓으면 차가 왼쪽으로 쏠려 버립니다. 이렇게 핸들을 위로 올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왼쪽으로 꺾여버립니다."

어떨 땐 또 오른쪽으로 쏠리기도 합니다.

[그랜저]
"자 벗어나죠. 알아서 이리 갑니다. 자 보이죠. 핸들에 손 뗐습니다. 핸들 손 안 댑니다. 자 벗어나는 거 보이죠. 차 이렇게 갑니다. 자 핸들 놨습니다. 자 보이죠.."

주행 중에 갑자기 핸들이 움직이지 않는 아찔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아반떼]
"(사고 나는 거 아냐?) 핸들 움직여봐 아 미치겠네. 차가 핸들이 잠겨. 안 움직여."

수리를 받았는데 한 달 만에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된 경우도 있습니다.

[기아 올 뉴모닝]
"핸들이 묶였어. 주행 중에 핸들이 또 묶였어요. 얼마 전에 갈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이게. 아 진짜 엉망이구만. 이제 또 풀리고. 뭐야 이거 대체."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운전할 때마다 공포에 시달립니다.

[조 OO]
"차 바꾸고 나서 가족 여행을 안 갔었어요. 애한테 치명적일까 봐."

이런 현상들은 도대체 왜 일어나고, 유독 왜 현대 기아차에만 많은 걸까?

핸들에서 소리가 나고, 핸들을 돌려도 바퀴가 덜 움직이는 현상을 겪었던 이준호 씨는 자신의 2010년형 YF 소나타 차량을 직접 뜯어 보기로 했습니다.

30분을 씨름한 끝에 조향장치 분해에 성공했고, 톱니바퀴 모양의 작은 플라스틱 부품 하나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열에 녹은 듯 일그러져 있습니다.

이것은 '커플링'이라는 플라스틱 부품으로 내부의 금속부품 사이에 장착돼 힘을 전달하고, 완충재 역할도 합니다.

이 부품이 닳고 깨져서 문제들이 생겼던 겁니다.

[이준호]
"허무하죠. 제조사 쪽에서는 70만 원에 부품을 교환하라고 했는데 나는 천 원도 안 되는 거에서 이 문제를 해결했으니까..."

현대기아차는 10년 가까이 자사 자동차에 이 커플링을 부품으로 써 왔지만, 내구성이 부족해 핸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지금까지 운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서비스 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만 돈을 받고 교체해줄 뿐입니다.

그런데 원가는 800원에 불과한 커플링을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은 공임이 붙어 십만 원이 넘습니다.

[현대차 정비소]
"커플링 교체는 12만 원입니다. (결함이면 현대가 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차가 출고 됐을 때 고장 빈도 이런 걸 따져 봐야겠죠. (운전자 잘못한 게 아닌데 운전자가 돈 내는 게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보증기간이 있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이 '커플링'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주행 중 핸들이 잠기고 차량이 쏠리는 원인으로 'MDPS'라는 장치를 의심합니다.

'MDPS'는 차량의 조향장치를 한꺼번에 이르는 말인데, '모터로 움직이는 파워 핸들', 즉 전자식 조향장치란 뜻입니다.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면 이를 2개의 '토크 센서'가 감지해서 핸들이 얼마나 돌아갔는지 파악하고, 컴퓨터인 ECU에 보고합니다.

그러면 ECU는 속도와 차량 무게, 노면 상태 등을 계산해서 모터에 일을 시키고, 이 모터가 바퀴를 좌우로 움직이게 하는 방식입니다.

[박병일 명장]
"그 중에서 하나라도 고장이 난다면이 핸들이 제대로 덜 꺾이게 된다든가 아니면 작동 안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한 마디로 핸들이 무겁다. 안 꺾인다.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앞서본 문제의 불량 '커플링'도 바로 이 MDPS 부품 중의 하납니다.

현대기아차는 예전의 유압식 조향장치 대신 2006년 아반떼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차종에 이 MDPS를 쓰고 있습니다.

이 MDPS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까?

2580은 핸들이 갑자기 무거워지거나 잠기는 증상을 보인 차량에서 MDPS 부품들을 떼어내 산업용 엑스레이로 촬영해봤습니다.

그런데 핵심 부품인 '토크 센서'에서 의심스러운 점들이 발견됐습니다.

[(김예진) - 박병일 - (최훈)]
"(여기 이렇게 납이 있는 거잖아요. 어떤 충격에 의해서 지금 파였어요.) 그렇지. 지금 그 문제야. 충격으로 인해서 (깨졌어요.) [아 깨진 거예요?] 네. 충격으로 인해서."

반대편 토크센서에도 일부 금이 가 있고, 곳곳에 기포도 있습니다.

또 다른 차량에서 떼어낸 토크센서도 마찬가지.

[김예진(X레이 제작, 검사업체)]
"외부적인 충격을 지속적으로 받거나 아니면 온도 변화에 의해서 보이드(기포)나 크랙(금)이 조금 더 커지는 수가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커지게 되면 아무래도 전기 신호가 통하지 않는다라고 나올 수 있거든요."

순간적으로 접촉 불량이 돼서 토크센서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

핸들이 안 움직이거나 무거워지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나오는 게 이 때문일 수 있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견햅니다.

[박병일 명장]
"24시간 중에 1초만이라도 만약에 그게 발생하면 핸들 잠기는 거 아니에요? 1초 동안에. 근데 1초 동안에 어떤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로 사고하고 연결되는 거잖아요."

기아 K5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2차선 도로에서 시속 6~70km 속도로 주행 중입니다.

그런데 차가 갑자기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엄마야 왜 이러지? 차가. 차가. 아~ 차가... 아~~~~ (전복) 아. 차가 왜 이래요?"

2580은 이 사고 영상과 앞서 본 영동고속도로 사고 영상을 5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구했습니다.

정부가 공인한 자동차 명장과 자동차 정비 전문가, 그리고 전 소비자원 자동차 조사 위원과 교통사고 감정사 등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 모두 운전자 과실보다는 차량의 조향장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변동섭 교통사고 감정사]
"사고 나기 전 운전자가 차량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 이건 차량 결함이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운전자 과실이라면 급박한 순간에 차가 왜 이러지란 말을 못 합니다."

전자신호로 작동되는 MDPS의 특성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최인호/전 현대차 정비연수원 교수]
"딜레이 타임이 생겨요 운전자는 급하기 때문에 즉각 즉각 움직이려고 하는데 모터가 ..를 통해서 샤프트가 돌아갈 때까지는 응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대차의 MDPS는 외국에서도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현대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생산된 아반떼 차량에서 핸들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결함이 발견돼 지난해 미국에서 26만 대를 리콜했고, 지난 2014년 스웨덴에서도 현대 i30 차량의 장애물 회피 실험 과정에서 MDPS 결함이 발견돼 MDPS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도 했습니다.

[스웨덴 영상]
"제길. 이렇게 안 좋습니다. 스티어링이 문제가 있어 실제로 운행 중 이런 일이 발생하면 무조건 생명에 위험이 따릅니다. 끔찍하죠."

2580은 현대기아차에 공식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현대 기아차 측은, 핸들 소음과 핸들을 돌린 만큼 바퀴가 움직이는 않는 유격 문제는 보증 수리 기간과 상관없이 부품 교환을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섭 부장/현대자동차 홍보팀]
"소음 및 유격 현상이 발생하는 일부 고객들의 경우, 그 원인은 MDPS 내부 구성 부품인 '플랙시블 커플링'이라는 부품의 문제로 인한 것입니다. 이런 부품들은 이제 당사 서비스 망을 통해서 고객 불편함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핸들이 순간적으로 잠기는 현상은 결함이 아니고, 오히려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MDPS에 순간적인 과부하나 이상 신호가 감지될 때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핸들을 일부러 무거워지게 설계한 일종의 안전 모드라는 겁니다.

[이현섭 부장/현대차 홍보팀]
"차량이 자기진단을 통해 이상이 있을 경우 경고등을 좀 점등하고 고객에게 이제 알리는, 안전모드로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운전자의 생각과 달리 좌우로 차량이 쏠리는 현상에 대해선 도로 사정이나 차축의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MDPS 문제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MDPS는 현대차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장치인 만큼 현대기아차 차종 만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재진은 핸들 결함을 가진 차량을 타고 직접 현대차 정비소와 서비스센터를 가봤습니다.

증상을 말하자 대뜸 MDPS에 결함이 있다며, MDPS를 통째로 교체하라고 말합니다.

[현대차 정비사]
"(고속주행 때 차 왔다 갔다 하고 그리고 어떨 땐 잠기는 듯한 느낌 무거워지는 느낌) 커플링 가지곤 안돼요. (통째로 교환해야 돼요?) 부품까지 해서 80~90만 원 될 거 같은데요. MDPS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보시면 돼요. "

현대기아차는 공식적으로 MDPS 결함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대차 지정 정비소에선 MDPS가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수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차량 10대 가운데 7~8 대는 현대. 기아 차입니다.

자동차의 운전대는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치인 만큼 결함이 있다면 당장 해결을 해야 할 사안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시급히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데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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