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타] 멜랑꼴리한 밤...맥콜 한 잔 했습니다.2015.05.31 AM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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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불에서 같이 자던 흰둥이가 새벽에 몹시 괴로워하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림프종이 호흡기를 눌러 숨쉬기가 힘든가...이것도 암이라 그냥 몹시 아픈가...어떻게 해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고 그냥 옆에 누운채로 계속 쓰다듬어줄 수 밖에 없었죠. 어쩌면 병+노환으로 이제 하늘나라 가려나보다 싶기도요.
한시간 쯤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흰둥이도 아픈건 가셨는지 몸을 배배 꼬고 자고 있었습니다. 일어났더니 흰둥이도 따라 일어나서 비틀거리면서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밥이랑 간식 줬더니 냉큼 먹고. 바로 오늘 죽지는 않으려는 모양이라 병원에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둘 다 오후까지 잠자다가 햇빛 좀 누그러들 즈음에 가서 기운이나 좀 차렸으면 하는 마음에 영양제 주사 한 방 맞고...치료는 못해도 아프지는 말라고 진통제를 처방받아왔네요.회사때문에 계속 같이 못 있어주는게 안타깝고...가급적 진통제 쓸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평소엔 가끔씩만 들어가던 택배박스에 하루종일 들어가있네요.
2월달에 흰둥이가 림프종으로 시한부 판정 받았을때 많이 울어서인지 제법 덤덤합니다.

비틀거리는 흰둥이를 보면서 울적해지자 옛날 생각이 나네요.
재작년까지 해서 6년 가까이 사귀었던 여자친구 생각. 서로 편하게 대해야 오래 만날 수 있다는 이상한 생각을 갖고 만났는데, 편하게가 아니라 막대했던것들이 떠올라 진짜 몸둘 바를 모르게 미안해집니다. 부디 맘고생 안 시키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아줬으면 좋겠고요.
헤어질 즈음에도 문득 생각나서 정말 엄청 빌고 또 빌었고 용서도 받았지만 남에게 상처준 기억은 쉽게 안 없어지네요.
더불에 두번째 연애관을 그렇게 바꿔버린 처음 그 여자. 내 가슴에 대못을 팍팍 박아 넣었던 그 여자는 아마 잘 살고 있겠죠. 상처를 줬는지도 모를 것 같은 사람이니 잘 먹고 잘 살고 있을텐데, 차라리 그래서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뭐 완전 반대의 연애 두 건으로 중간이 필요함을 배워서 다음 연애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분위기가 어째 그냥 솔로로 평생 살 것 같은 느낌입니다. 딱 올해 33살이 되자마자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찍어버렸어요.
이 와중에 흰둥이마저 떠나면 나는 진짜 혼자가 되고 말앗
그래서 맥콜 한 잔 했어요. 비타민을 섭취해야지.
댓글 : 4 개
저랑같은 분이 계시군요. 저도 맥콜 한 캔 뜯었습니다. 그리고 한 숨 푹 자고 나면 좀 더 나아지실 듯

- 27 년 모쏠게이가
ㅠ,.ㅠ 아.......
잘은 몰라도 동물들 수명이 짧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나는 순간부터 작별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 같아요.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올해로 33이면 저랑 동갑이신듯 ㅋ;;
저는 2년 전 17년 같이 지낸 녀석을 떠나보냈더랬죠...
연애관이야 뭐 정답은 없을거 같습니다 다만 말씀하신대로 중간이란건 참 중요한거 같습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중용을 인생의 화두로 삼고 틈틈히 공부하고 실천하려 노력중입니다
암튼 날씨도 그렇고 참으로 멜랑꼴리한 심야이긴 하네요 맥주나 한잔하고 자야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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