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타] 셀프 119 첫체험2016.07.22 AM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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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러 가려는데 오른쪽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배가 자주 탈이 나는 편이라 화장실을 가거나 잠시 아프다가 말겠지 하고 웅크리고 가만 있었는데 웬걸,

점점 더 아파질 뿐더러 전혀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이는겁니다!

아픈게 정말 생소한 느낌으로 아픈데다 오른쪽 배, 맹장염인가 싶은 그런 안 좋은 느낌에 병원엘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난 상태 그대로는 너무 남보이기 추해서 주섬주섬 위아래 옷을 챙겨입고...대충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양말은 차마 짝맞춰 신을 여력이 안 돼서 그냥 잡히는 대로 나온 검은색으로 짝짝이 양말 착용.

그리고 근처 내과를 가려는데 엄두가 안 나는겁니다 너무 아파서. 그리하여 난생 처음...119에 구조요청을 했고 정말 빠르게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절 픽업하러 오시더군요. 정말 대단해...

 

응급실에 들어가서 간호사 분들과 의사선생님들이 상태를 체크하시느라 이름과 생년월일등을 계속 물어보시는데...그냥 대신 써줄테니 종이와 펜을 달라 하였지요. 

계속 아파서 허리를 바닥에 제대로 대지 못한 채 끙끙거리게 됐습니다. 정말 죽을 정도로 아픈가? 하면 그건 아닌데- 아프긴 너무 아파서 입 밖으로 끙끙 아악악 하는 신음소리가 절로 나오고 정말 애매하게 엄청 아팠습니다.

제발 진통제좀 놔주세요ㅠㅠ 싶었는데 뭐 이것저것 물어보고 서명하고 그러느라 병원 도착한지 십오분? 이십분? 만에야 링거에 진통제를 맞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진통제효과로 인한 구역질만 났습니다. 

의사분들은 충수염이 의심된다 하시며(나도..) 자세한 상태를 보기 위해 일단 x레이와 ct촬영을 하자 하여 촬영에 임했습니다.

ct는 처음이었는데 그 숨쉴때 뜨거워지는 느낌 좀 위험한 기분.

그와중에 아 회사 일할 거 엄청 많은데...수술하면 며칠이나 일정 구멍날텐데 어떡하지...일때문에 걱정까지 마구 겹쳤습니다.

 

암튼 ct를 찍는 그때도 아픔이 전혀 멎지 않아 진통제 한 팩 또 투여. 두시간 가량 응급실에서 침대에 실려 왔다갔다 하면서 슬슬 진통제 효과가 생겨 좀 덜 아프게 됐습니다. 깜박 잠도 들고.  그 즈음 결과가 나왔는데,

요로결석이래요. ct에 대놓고 찍힘ㅋㅋㅋ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죽도록 아프지만 죽지는 않는 그 요로결석!! 

 

약을 몇 주간 먹어서 요로를 확장하여 자동으로 결석이 빠지게 하는 방법/초음파를 주변에 쏴서 결석을 조금씩 깨는 방법/요도를 통해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결석을 꺼내는 방법. 요 세가지의 치료방법이 있다는데 세번째 건 말만 들어도 고통스러워서 2번에 약처방까지 하는걸 택했습니다.

그렇게 1차 치료를 받고 10시 반 쯤 입원하여 2시 반쯤 퇴원하게 됐습니다. 아프면 진통제 먹고 열나고 아프면 다시 응급실 오라네요. 킁.

 

 정말로 아프다는 문자 하나로 위급함을 눈치채고 회사에서 택시타고 총알처럼 달려와준 여친이 너무 고맙네요. 너무 아프고 안경도 못 써서 어느병원인지도 잘 몰라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했는데 여기저기 응급실에 수소문해서 제가 입원한 곳을 확인하고 와줬다네요. 과연 나는 그런거 할 수나 있나 싶고... 뚱뚱하지만 잘 해줘야지 ㅠㅠ...

 

 

요로결석이거나 요로결석을 겪고 싶지 않은 분들은 물을 많이 드시라고 합니다...저는 환자라 하루 3리터의 수분섭취를 처방 받았어요. 평소에 물 한 컵도 안 마시는 날이 많은데...큰일입니다.

 

아무튼 이번 일로 알게 된 건, 

119는 정말 빠르다.

요로결석은 정말 아프긴 한데 죽을정도로 아픈건 아니지만 엄청 아프다(?).

진통제 맞으면 구역질이 엄청 난다.

실비보험 든 게 각종 사고로 인한 입원환자이지 않으면 통원비 외에 지원이 안 되는거여서 해지를 하고 딴걸 계약해야겠다.

정도 되겠네요. 아프지 마세요!

 

댓글 : 10 개
나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들었던 적이 세번 있었는데 그중에 한번이 결석이었네요 ㅎㅎ
뱃속에서 크레토스가 무쌍찍고 다니는 느낌이었음...
나머지는 식중독 걸렸을때랑 저체온증...
여자친구분이 정말 대단하네요... 잘해줘야할듯 ㅎㅎㅎ
제가 세번째껄 했었는데 가장 확실하고 빨라요
통증이래봐야 수술 때 허리에 마취주사 놓는 따끔한게 젤 아픈 수준
다만 시술 후에 쉬야 구멍에 호스꼽고 하루를 보내야하는게 지겨울뿐...'ㅅ'
3번 결석에 걸려서 병원 갔는데 결석으로 119 2번 실려갔읍죠. 군시절이랑 최근 2년전 .....그리고 6개월전 -_-;
다 자연 배출로 금방 낫긴 했는데 의사가 체질이라 뭐 어쩔수없다고 걍 아플때 빨리 병원가는게 최고라고 하더라구요 ㅎ.
결석이 진짜...
119가 그렇게 빨리온다고하니 정말고맙네요.
치료 잘돼서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당.
20살때 갑자기 배가아파서 밥도못먹겠고 오전강의듣고 오후강의 째고 병원갔더니 요로결석 의심된다고 조그만병원이라 할수있는게 없다고 진통제받고(그땐 지방대다니던때라) 진통제먹고 좀 낫더라고요 다음날 바로 서울올라와서 검사하는데 소변받아오라고 종이컵을 줬는데 그거 모르고 쏟아버려서 검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혈관에 조영하는약넣고 물먹고 검사했는데 발견된게 없다고하더군요
소변받는종이컵에 다 빠져나온듯,,,,
그리고 요즘은 통증이 조금 있긴한데 그때만큼 고통스러웠던적이 없습니다
사후관리도 중요해요 물 많이 안먹으면 재발한답니다
전 처음 요로결석 걸렸을때.. 아픈데도 샤워하고 머리감고 구급차 탔죠.

구급대원 분들이 되게 신기해 하시더라구요..;;;
여러분 아프지 마세요ㅠㅠ
주 1잔의 생맥주도 드세요. 예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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