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타]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2013.03.03 PM 07:21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함께 지낸 5년 8개월에 마침표가 찍어지는 순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연애를 이번 것 까지 해서 단 두번 해봤습니다.
처음의 연애는 동갑내기 미모의 여성을 만나서 먼저 고백하여 원거리지만 연애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결과는 실패. 혼자 짝사랑하듯 끌려다니며 감정에 큰 손상만 입은 채 이별통보를 받았어요.

그리하여 다음에 만날 여자는 제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길 바랐죠. 그런데 그것이 실제 일어났습니다.
성격도 좋고 진짜 저를 아껴주는 아이를 만났죠. 근데 제가 복에 겨워서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지난번 같은 실패한 연애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던것 같아요. 늘 짜증부리고 틱틱거리고. 그 아이는 5년을 넘게 그런 투정을 받아주고 저를 어르고 달래주면서 그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왔던 거에요. 그러니까 내가 상처받았던 그 행동을 그대로 그 아이에게 하고 있었던 거죠.
특히나 이번 회사로 옮기고 일년 가까이 새벽귀가하고 주말출근하다보니 그 정도가 훨씬 심해지고 만나는 날도 부쩍 줄어 들어서 심신이 피폐해진게 좀 치명적이었던것 같아요. 기껏 한 두 주만에 쉬는 날은 피곤하다고 잠만 자고. 일하는 중이라고 문자가 와도 ㅇㅇ ㄴㄴ같은 답문답이나 보내고, 집에 도착할 때 쯤에는 그 아이 잘 시간이니 아무 연락도 않고...
그러면서 저는 그렇게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그 아이에게 풀기나 하고 뭐 하나 맘에 안 드는거 있으면 트집잡고 그랬죠.
이번에 사단이 난 것도 밤늦게까지 친구네서 노느라 귀가 늦는거 싫다고. 그와중에 연락도 안 한다면서 제가 삐진것이었어요. 그렇게 제가 심통을 부리는데 그 아이가 먼저 조심스레 말을 꺼내더라구요. 여태까지의 섭섭함을.

왜 연락을 먼저 하지 않느냐고. 남들 다 하는 데이트 왜 못하냐고. 왜 자기는 남들 다 해주는 살가운 말을 듣지 못하냐며 등등.
그 말을 듣는 와중에도 저는 자존심 세운다고 난 그런거 해본적 없어서 못한다는 둥의 상황파악 못하고 헛소리나 작렬시키고 그랬네요.
그리고 하루 지나고 제정신을 찾아 다시 연락했을 무렵엔 이미 다리를 한참 건넜더라구요.
왜 자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느냐는 말에 말문이 막히더군요. 병신같이 연락오길 바라면서 핸드폰 만지작거릴 시간에 먼저 문자를 보내볼걸, 전화를 해볼걸...말 그대로 호의가 계속되니 그게 권리인 줄 알았던게 너무 후회되고 미안해집디다.

가슴이 망신창이가 돼놓고도 지난 5년여가 맘에 걸려서 헤어지자는 말을 못 하는걸 보니 죄책감이 배가되어 이루 말 할 수가 없더라구요. 눈물이 마구 났습니다. 미안하단 말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너무 미안해서, 5년 넘게 힘들게 한게 너무 미안해서 차마 붙잡을 수가 없으니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을 했는데...애가 울더라구요.
어떻게 끝까지 그렇게 쿨할 수 있냐며 우는데...속으로는 전혀 쿨하지 않았죠. 어떻게 앞으로 내가 잘 해보겠다, 일단 만나자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말만 그렇게 하고 나중에 가서 그렇게 못하면? 더 큰 못을 박는게 되지 않나하는 그런 걱정만 하고 있었어요.
계속 울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죄를 하니 그 아이는 그간 만나면서 어떤게 좋았고 어때서 뭐가 좋았다며 좋은 기억을 나열해주면서 되려 저를 위로해주는데 숨이 턱턱 막히도록 슬퍼졌습니다.

그렇게 이별의 수순으로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말에 수긍을 하고서야 처음으로 밥 잘 챙겨먹고 잘 자라는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그토록 원하던게 바로 이건데...이 쉬운걸 그동안 왜 못했나. 정말 회한의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와중에도 다음주에 있는 생일날 뭐 받고 싶냐네요. 당연히 저는 아무말 못했고요.

다음생에서나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사랑받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어쩌면 좋지...

여러분도 지금 당장 관심어린 문자나 통화를 하세요. 상대방이 여러분을 가장 필요로 할 때는 바로 지금일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때 하세요.
댓글 : 11 개
라디오 사연에서 흔하게 듣는 내용입니다. 근데 재밌는 건 섭섭하게 만든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바쳐 반성하고 사랑해주니 그사람들은 모두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사연을 올렸더군요.

님도 늦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그분을 붙잡고 잘 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포맨
잡으세요
지금이라도 안늦었습니다.
무조건 잡으세요.
당장 전화하세요 빨리

평생 후회합니다
아 진짜 남일 같지 않아서 그럼

빨리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세요
먼저 매달리면 더 멀어질 수 있어요.. 정말로 시간을 좀 가지고 변한모습으로 만나서 진지하게 이야기 하세요. ㅠㅜ.

저도 님과 같은 상황에서 헤어졌네요.
아이고 빨리 미안하다고 울고불고 달래요 자존심 버리고 ㅡㅡ
정색해서 죄송..ㅠ 근데 비슷한 경험을 요즘에 겪어서 그런지 여자분에게 감정이입 ㅠㅠㅠ
늦었다고 생각할 땐 진짜 너무 늦어요. 정말 자기를 생각해 주는 사람 만나기 정말 쉽지 않아요 사과 하시고 잘 되시길 빕니다.
제발 놔주세요 여자 불쌍함...
사랑에 다음생에는 없습니다 지금이사랑은 과거에도 이후에도 없습니다.오직 이순간 서로이기에 가능한것아닐까하는대요.생일날 보면 지금글에쓰셨던 내용정리해서 상대방에게 말해보고 미안하다 당장은 다못고치더라도 조금씩 변하겠다
라해보심어떨까요?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날때 가장 큰 문제는 자존심인거 같네요
여자분을 잡으라고 말하고는 싶지만
음... 이미 늦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글쓴이 분이 말씀하신 못하신 것들을... 고칠수 있을까요??
흠...
어떤식으로든 이별을 통보를 받고
수긍을 하셨을때 부터는 이미 엎지러진 물 이라고 생각해요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그리고 못하신 말들이 있다면 남은 기간동안이라도
못하신 말들을 다 밷어 놓으세요
이런.. 부디 힘내시길요 ㅠㅠ
좋게 좋게 흘러가서 잘됐으면 좋겠네요.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