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타] 살면서 겪은 가장 섬찟했던 일2013.10.01 AM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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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무살 넘을때 까지 시골마을에서 살았습니다.
아 뭐 아직도 부모님은 시골에 사셔요.
암튼, 이 동네는 시내를 가려면 당연히 버스를 타야했는데 그때 저희 동네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차도까지
걸어서 20분~25분 정도의 거리였어요.
그 길은 뒤에 아스팔트를 깔긴 했지만 여전히 시골의 정리된 1차선 길이었고 한쪽 옆으로는 논을, 반대쪽은 조경산업용 분재와 나무, 꽃사과 나무밭이 있고 바로 이어지는 동산은 저희 종묘산이라 묘지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특히나 그 나무들 잔뜩 심겨진 밭은 한낮에도 안쪽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서 밤이면 뭐 그 부분은 그냥 칠흑 그 자체.
암튼 뭐 시골길이다보니 가로등도 엄청 띄엄띄엄있고...밤만 되면 진짜 깜깜해서 기본적으로 무서운걸로 시작하는데

대학생때 밤에 귀가하는 길이었어요.
중간 마을을 하나 지나치는데 저 멀리 ↑그림 같은게 보이는겁니다.
처음엔 잘못봤나? 하고 눈을 비벼봤는데 여전히 바람에 슬슬 펄럭거리면서 그 자리에 있는겁니다. 공중에 뜬 채로.
그러니까 포장된 길은 바로 옆이 바로 깎여 2-3미터 아래엔 논이 있는 곳이었는데 그 중간에 혼자 떠있는거였어요.
하얀 소복에 산발, 방송으로나 보던 처녀귀신이 틀림없는데 뭐에 박힌것 처럼 그 자리에 계속 우두커니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진짜 기겁을 했는데 저는 일단 집에는 가야되니까...딴길도 없고.
덜덜 떨면서 길을 따라 갔죠. 그리고 무시하는 척하면서 가려고 맘먹었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근처에 왔을때 슬쩍 그 귀신을 보게 됐습니다.


정체는 토지측량용 하얀 깃발에 검은 비닐봉투가 끝에 걸려서 펄럭거렸던거.
스무살때 십년감수할 뻔하다 말았던 썰 끝. 에헷★
댓글 : 5 개
무서운 얘기인데 살짝 귀여운 그림 때문에 누그러듭니다.

그나저나 시골은 진짜 해 떨어지면 빛이 없어서 정말 '칠흑' 같은 밤이 되죠. 전 지금도 시골에 살아서... -_-
난 또....늦잠 자다가 5분 더 늦었으면 버스 놓치고 다음꺼 시외버스탈뻔 했는데
나중에 시골에 와서보니 뉴스에 그 다음번 시외버스가 주행중 굴러서 전부 죽었,,,,,,
아...전 귀신은 못봤는데 전생은 봤었...........................(어?)
군대때 사람은 어두울 때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물체들을 보면 최대한 사람형태 비슷한 걸로 인식해서 생각한다고 했던가..
그거 듣고 나서 밤에 근무서면서 공포이야기 하면 경계 설 때 다 미묘하게 귀신형태로 보였었죠..
저도 근무서다가 멀리서 흰 소복같은 걸 입은 사람보고 식겁했던 기억이 나네요.
나중에 자세히 보니 사람모양의 물웅덩이가 달빛에 비쳐 하얗게 보였었더라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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