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타이탄폴 2 테크 테스트 감상2016.08.22 PM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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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바운티 헌트 모드 플레이 영상)


뭐 나름대로... 재미가... 있긴 한데...


타이탄폴 2는 그냥 프랜차이즈 새로 만드는 감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대체 왜 굳이 개꿀잼이었던 1편을 이렇게 열화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캐주얼하게 만들려고 그랬나? 아니면 콜옵 유저들을 뺏어오려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실패했다고 봅니다. 타이탄폴 2가 아니라 콜오브듀티 : 타이탄이 됐더라고요.


당장 보이는 여러가지 단점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3가지입니다.


1. 맵이 구리고

2. 매치 모드가 이상하고

3. 게임이 느려요.


타이탄폴 1은 맵이 아주 환상적이었어요. 시가지, 버려진 함선, 거대한 나무 등등이 조화롭게 수직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는 맵들은 타이탄폴의 핵심적인 포인트인 파쿠르에 최적화되어 있었죠. 입체적인 맵은 파일럿이 타이탄을 대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놀라운 정도의 스피드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줬던 가장 근본적인 요소였는데... 바로 그 맵이 망했습니다. 타이탄폴 2는 맵이 너무-_- 수평적입니다. 파쿠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지점은 매우 한정적이고 파일럿이 타이탄을 대상으로 고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속도감조차 떨어뜨렸어요. 이게 대체 뭡니까?


매치 모드는 더 이상합니다. 현재 테스트에서 가동중인 매치는 바운티 헌트, 앰프드 하드포인트, 파일럿 vs 파일럿인데... 마지막 모드는 그냥 콜옵이나 다름없으니 앞의 두 가지만 다뤄보도록 하죠. 놀랍게도 이 게임은 타이탄폴 1편의 후속작이면서 니가와 캠핑 플레이가 강요되는 모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운티 헌트는 기존 타이탄폴에 존재했던 소모전을 대체하는 모드입니다.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 적 NPC가 등장하고, 얘내들을 때려잡으면 돈을 벌 수 있어요. 드랍존에서 쏟아져 나오는 NPC들을 때려잡다보면 웨이브가 끝나고 맵의 각 포인트에 '돈을 입금하세요' 은행이 열리고, 거기다 돈을 열심히 집어넣어서 결과적으로 3개의 웨이브가 지나가는 동안 먼저 돈을 6천원(혹은 매치 끝날 때까지 더 많은 돈을) 입금하는 쪽이 이기는 방식인데... 헤일로 5 전장 모드의 열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튼 게임을 진행해보면, 황당하지만 NPC가 맵에서 산발적으로 스폰되는게 아니고(1편의 소모전과는 전혀 다르게) 정해져있는 드랍존에서 그냥 계속 쏟아져 나오거든요. 그럼 그냥 한 자리에 죽치고 앉아서 애들 두드려 패고 패고 또 패고 적당히 아군들하고 뭉쳐있다가 은행 열리면 입금하러 가고... 그렇게 돈을 모으면 모을 수록 더욱 죽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면 적 플레이어에게 사살당하면 가지고 있는 돈의 절반을 잃거든요. 죽치고 앉아서 NPC만 계속 때려잡고, 사망 페널티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유리하다보니 사실상 캠핑이 강제되는 매치가 됩니다. 어쩌다 고가치 표적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점수 나눠먹으라고 각자 진영에 하나씩 떨어져줍니다. 아니 이게 대체 뭐람?


앰프드 하드포인트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하드포인트의 새로운 버전인데, 거점을 단순히 점령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점령 상태에서 계속 그 자리를 방어하고 있으면 해당 거점이 벌어들이는 승점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황당한 점은... 거점이 '강화된' 상태는 플레이어 누군가가 계속 해당 지점을 방어하고 있어야만 유지되고 만약 거점에 유저가 아무도 없다면 자동으로 '일반' 점령 상태로 돌아갑니다. 2배 포인트를 계속 벌어들이기 위해선 그 자리에 죽치고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_-;


결과적으로 점령한 하드포인트에서 다른 포인트를 점령하러 이동하러 가는데 대한 페널티가 생긴 셈이죠. 방어적인 플레이를 요구받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타이탄폴 1 스타일의 난전에 익숙한 유저들은 완전 피똥을 싸게 됩니다. 거점에 죄다 죽치고 앉아 있으니 혼자 나다녀봐야 겨우 하나쯤 사살하더라도 다른 적들에게 포위당해서 죽기 십상이고요.(이런 방식이라면 기존 콜옵 유저들은 오히려 매우 익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 듯) 대체 왜 이런 식으로 만들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게다가 앰프드 하드포인트는 AI도 없어요. 타이탄 소환이 굉장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타이탄 교전이 벌어지는 빈도수도 줄어들고... 


어느 매치 방식이나 방어적인 플레이를 강요받고 있는데 이런 양상은 타이탄폴 1편에서 보여줬던 미칠듯한 기동과 개싸움의 굴레와 완전히 대립됩니다. 1편을 감명깊게 했던 유저들의 평이 나쁠 수밖에요.


맵이 수평적인데다 매치 방식까지 수동적이길 강요하니 자연스럽게 벽을 타고 날아다니는 현란한 플레이가 줄어듭니다. 애초에 파쿠르가 하기 힘들어진 것도 있는데, 굳이 날아다녀야 할 필요까지 없으니 어떻게 스피디함을 느끼겠습니까? 게다가 플레이어 속도만 느려진 것처럼 체감되는 것만이 아니라 타이탄조차도 대쉬 게이지가 아예 없거나 하나로 줄거나 하는 식으로 너프가 가해져서(오거 기반 타이탄인 스코치는 아예 대쉬가 없어요) 예전처럼 경쾌한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심지어 타이탄 소환 카운터 채우는 것도 일이 되어버려서(거진 킬스트릭이 되어버렸으니--;) 타이탄 부르긴 겁나게 힘들어졌는데 로데오 방어 수단은 제한적이고(타이탄 코어가 40% 이상 차면 전기연막이 생기긴 하는데...) 대쉬가 어려워져서 파일럿 상대로 거리벌리며 싸우기도 힘들어졌고 쉴드가 없어서 순식간에 터지고... 그럼 또 타이탄 부르느라 한 세월이고... 하여간에 모든 부분에서 이 게임이 느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총체적 난국입니다.


뭐... 그래도 지금은 콜오브듀티 : 타이탄이라지만 몇 가지만 손을 보면 폴 오브 타이탄 수준으론 고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_-


댓글 : 2 개
테스트 이후 이런 저런 반응들과 동영상들을 봤는데, 아무리봐도 이게 타이탄폴이라는 게 전혀 안느껴집니다;;; 레딧 반응도 혹평 일색이고, 전작이 인생겜 중 하나였던 사람으로서 정말 멘붕이네요.

그냥 얘전에 쟤네들이 만들었던 모던1과 2의 관계처럼 베이스는 유지하고 컨텐츠를 넓힌 계승/발전작으로 만들고 밸런스만 꾸준히 잘 잡아주면 쉽게 갓겜 뽑아내겠구만 어떻게 공개된 변경점이 전부 어처구니없을 정도라 일부러 기존유저들이 아예 싫어할 만한 방향으로 만든 건지 의심될 정도고,

맵은 그냥 전작의 유기적으로 짜여진 루트, 우회로, 짚라인, 쉬지 않고 파쿠르할 수 있게 적절히 배치된 오브젝트들은 다 어디가고 무슨 땅개질과 캠핑을 강요하는, 전작을 만든 스튜디오와 똑같은 곳인지 의문만 생기게 만드는 맵 디자인...

아무리봐도 잇올이 그냥 로봇달린 콜옵 만들어서 자기들 보도자료대로 천만장 팔아먹고 싶다는 의도로 풀간섭한게 아닌 이상, 리스폰 얘네들이 시리즈의 정체성인 '타이탄'과 '파일럿의 기동성'을 대놓고 대폭 너프시킨 무개성한 게임을 만들 리는 없을거라는 음모론적인 생각까지 들 정돕니다.
아... 저도 진짜 PC판으로 먼저 즐기고 너무 재미있어서 엑원판으로 또 사서 했을 정도로 타이탄폴을 정말 사랑했었는데, 어떻게 그간의 기대를 깡그리 말아먹는 퇴보작을 들고 나와서는 무려 자랑스럽게도 알파버전 테크 테스트씩이나 하는지... 정말 황당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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