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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 말하는 의자2019.03.16 PM 05:11
제목: 말하는 의자
나는 인간이 싫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몇 가지만 꼽아 보자면 이렇다. 시끄럽고 산만하고 무엇보다 자꾸 내 위에서 방귀를 뀌어대는 점이 싫다. 한쪽 엉덩이를 들어서 뿌웅 혹은 푸쉬식 거리며 방귀를 뀌어대는 인간이 싫다. 내가 움직일 수 있다면 인간 머리 위에 설사를 뿌려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한이다.
그래도 방귀쟁이는 양반이다. 상당히 빈번하게 똥이나 오줌을 지리고 도망가는 녀석들이 있다. 아직 미숙한 어린이가 저지르면 세상에 먼저 존재한 존재의 선배로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다 큰 성인들이 똥오줌을 지리고 청소하지 않고 도망가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아무래도 인간이 예의를 책상머리에서 배워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예의는 주먹 앞에서 배워야 한다. 예의 없는 짓을 할 때마다 펀치로 피드백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모르긴 몰라도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대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아무튼 나는 인간이 싫지만,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만약 내가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인간은 진작 멸종 위기종이 되었을 거다. 내 한결같은 증오심에 하늘이 감동한 것인지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아주 조금, 매우 천천히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
많은 인간이 사무실에 앉아서 허리가 아프다고 앓는 소리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자세가 나빠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사실은 내가 한 것이다. 어떤 인간이 반듯한 자세로 앉아 있어도 내가 조금씩 천천히 등을 뒤로 젖히면 게임 끝이다.
겨우 이게 다가 아니다. 나는 큰 그림을 그렸다. 우선 인간의 자세가 나빠지게 만들어서 척추 질환을 유발할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허리의 통증 때문에 번식 행위를 꺼리게 된다. 그 말은 즉 새끼를 낳지 않게 된다는 말이고 새끼를 낳지 않는 종의 결말은 멸종뿐이다.
오늘날 바보 같은 인간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놈들이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다. 나는 인간의 척추를 공격해서 그들을 천천히 그리고 반드시 멸종시킬 것이다.
지구를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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