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로 감상문 쓰기] 광장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2021.07.14 AM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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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장의 오염

제임스 호건 지음

김재경 옮김

 

메모

1. 내가 자동으로 이분법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기업들 특히 소셜미디어가 광장(사람들이 공적 담론을 나눌 수 있는 문화)에 끼친 피해에 관해서 설명하는 부분에서 나는 생각했다. 기업들은 악하고 대중은 선한 피해자라고. 그러나 이 책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내 편견을 뒤집어주었다.

책이 말하길, 현재 자본주의체재에서 기업은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기업의 총수가 매우 도덕적인 인물이어서 공적인 이익을 위해 기업에게 손해가 되는 결정을 한다면, 그는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정보는 이전에 알고 있었는데도, 나는 나도 모르게 어떤 현상을 선과 악,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 판단했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하고 작정한 것도 아니고 그냥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버렸다.

어떤 현상이 발생할 때 그것이 단순하게 보이는 이유는 내 경험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을 좋은 책들을 통해서 배웠고, 현상을 입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배웠는데도, 막상 그것이 필요할 때 제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 머리로 아는 것보다 연습이 꾸준히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2.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워서 좋았다.

인간이 어떤 판단을 할 때 이성보다 감정의 뇌가 먼저 움직인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프레임(자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통해 현상을 보기 때문에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상대를 설득 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가끔 어머니가 유튜브에서 이상한 정치정보 영상이나 페이크 뉴스를 보실 때가 있다. 그러면 가족들에게 틀린 이야기를 하시는데, 공식적인 자료를 보여드려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 어머니는 자신의 프레임으로 정보를 해석하시고, 나는 내 프레임으로 정보를 해석했다.

책에서 이렇게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중에서 틱낫한 스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 진실을 말하되 벌하려고 말하지 말라.'

사실 어머니랑 말씨름해서 이긴다고 득 될 것도 없었는데, 왜 이기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달라도 함께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말씨름할 시간에 같이 산책하거나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장보기나 요리하기, 다리 아프실 때 마사지해드려도 좋겠다.

3.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배워서 좋았다.

-인간은 뇌로 생각을 하는데, 그 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 언론 기업과 소셜미디어 기업은 편향된 정보로 소비자를 중독시켜서 돈을 번다.

-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힘이 많이 들고 어렵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한다.

- 어떤 기업들은 대중이 똑똑해지는 걸 바라지 않고, 이익을 위해서 대중을 기망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여러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조건에 사람들이 노출되어 있다. 그러니 인터넷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들처럼 정답게 대화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모두 타인을 배려하기에는 너무 지쳐버려서, 그래서 타인의 실수나 말 한마디에 불에 덴 듯, 칼에 찔린 듯 과민 반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를 위한 인터넷 사용 행동 지침을 생각해 봤다.

1. 애당초 인터넷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대화는 기대하지 말자.

2. 자기 일이 아니면 그냥 지나가자.

3. 대화하고 싶다면 최대한 상대방을 존중하고 장점을 보도록 노력하자.

4. 컨디션 안 좋은 날에는 인터넷을 쓰지 말자.

4. 자신의 내면을 돌봄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워서 좋았다.

그리고 인간의 돈과 소비에 대한 끝없는 부정적인 욕망을 뒤집어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인간은 끝없이 배울 수 있고 끝없이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대단했다.

또 현재 문명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인상 깊었다.

전부 틱낫한 스님의 말씀이었다. 책으로만 만나는 거지만 정말로 보통 사람이랑은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직접 만난다면 뭔가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무슨 질문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충분히 고통받지 않아서 그런 건가 아니면 너무 무지해서 그런 건가?

5. 달라이 라마의 존버 정신이 유쾌해서 좋았다.

지구 온난화로 티베트지역도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다. 티베트 지역의 빙하가 엄청난 속도로 녹아서 사라지면서, 이곳에서 발원하는 갠지스강이나 인더스강 같은 아시아의 큰 강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영향이 큰 강들에 의지해 살아가는 인근 지역에 급수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는 환경 위기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반복해서 전달하고 있었다.

그런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속담을 알려주었다.

'아홉 번 실패하면 다시 아홉 번 시도하라.'

개인으로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퀘스트를 만났을 때, 나도 달라이 라마처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는 따뜻한 마음, 사랑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내 삶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나? 나를 구하고 세상을 구할 만큼? 아닌 거 같은데... 개선이 필요하다.

생각정리

- 집에서 가족 간에 대화할 때 건강하게 소통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자기 이야기를 하기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청하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

 

 

댓글 : 2 개
잘 봤습니다.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에게 강제로 읽게하고픈 책이군요
읽어봐야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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