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로 감상문 쓰기] 알리스타가 1 티어인 이유2021.09.18 PM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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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신성한 소

지은이: 다이애나 로저스, 롭 울프

옮긴이: 황선영

펴낸이: 신경렬


 

 

 

1. 전에 읽었던 책의 정보랑 충돌하는 내용이 나와서 좋았다.

이 책에서는 '미국 식생활 지침Us Dietary Guidelines'이 권장하는 체중 1kg당 단백질을 0.8로 섭취하는 것보다 두 배는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번에 읽었던 [자가포식-기적의 건강 스위치] 책에서는 단백질을 좀 적게 먹어도 자가포식으로 몸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서 건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책의 주장 모두 근거가 타당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가령 힘들게 육체노동을 하거나, 신체가 성장기인 경우, 정신적으로 소모가 심한 일을 할 때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건강하고 일도 잘 할 수 있겠다. 몸이나 마음이 지치거나 아플 때는 간헐적 단식이나 단백질 제한 식이 등으로 신체가 자가포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서 건강해질 수 있겠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동물 단백질을 좀 더 먹어 보니까 확실히 변화가 있다. 깨어 있을 때 전보다 덜 피곤한 느낌이 들고 간식도 덜 찾게 됐다.

 

 

 

2.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부정당해서 좋았다.

- 당연히 농업이 환경파괴를 축산업보다 적게 할 거로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주장과 자료를 보면 생각이 바뀐다. 기업형 단일 작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에서는 비료와 제초제, 살충제 등을 끊임없이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서 많은 동식물의 삶의 터전과 생명을 앗아버린다.

  

  또 놀랐던 것은 벼 생산이 목축보다 온실가스인 메탄을 더 많이 생산한다는 것이었다. 이건 진짜 몰랐다. 이 밖에도 슬프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이 책은 잡식주의(주로 육식에 대해서 말하지만)를 옹호하는 주장을 하는 책 이니 저자들이 축산업계의 후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근거가 타당해 보여서 좋았다. 내 머리에 들어 있는 채식과 관련된 정보들과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내 머리에는 근거가 있는 정보들 보다 그냥 믿음만 있는 정보들이 더 많았다. 그냥 무턱대고 믿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정보를 대하자.

 

 

 

3. '초원 실험'이라는 사고 실험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 가까운 미래에 태양계로 지구와 거의 흡사한 행성이 날아와서 지구랑 같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게 되고, 지구인들이 새로운 행성을 지구화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사고 실험이다.

 

  소 같은 초식동물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태계 복원력을 위해서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나심 탈레브의 안티프레질 이야기도 나온다.

 

  아무튼, 짧고 재미있는 SF 단편 소설을 읽는 기분이어서 재미있었고 공부도 됐다.

 

 

 

4. 똥 만드는 기계라는 표현이 칭찬이 될 수도 있겠다.

- 책에서 소는 움직이는 비료 생산 기계라는 표현이 나온다. 생각보다 똥의 역할이 굉장하다는 걸 배웠다.

 

  넓은 목초지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똥을 누면 쇠똥구리 같은 똥을 먹는 곤충들이 모여서 똥을 먹고 산다. 그렇게 땅이 썩지 않고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돕고 땅속의 미생물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다음으로 벌레를 먹는 새나 쥐, 개구리, 파충류 같은 작은 동물이 모이고 벌레를 먹고 산다. 다음 차례는 늑대나 코요테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들이 오게 되는데, 그러면 소들이 위협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이 땅에서 다시 풀이 자라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또, 저지대에서 풀을 뜯던 소들이 늑대나 코요테 같은 육식동물을 피해 고지대로 피하고 그곳에서 풀을 뜯고 똥을 누게 된다. 그러면 저지대의 양분이나 씨앗을 고지대로 옮기게 된다. 비가 오면 똥이 녹아서 땅속으로 스며든 양분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흘러내려 간다. 이런 식으로 소(소와 같은 초식하는 반추동물들 양, 염소, 사슴 등)들이 생태계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인간이 목축할 때도 적절하게 관리하면 사람이 기르는 소들도 생태계 균형과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소똥이 이렇게 좋게 쓰일 수 있는데, 사람 똥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하수도로 모여서 버려지면 너무 오염돼서 비료로 쓰기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이 몸에 좋은 것만 먹는 것도 아니니까... 똥도 오염되어 있을 거 같다. 사람 똥은 어떻게 되는지 한번 찾아보자.

 

 

 

5. 먹는 것, 살아가는 것을 철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육식과 채식의 윤리적인 측면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장에서, 만화 <기생수>가 생각났다. <기생수>는, 신이치라는 소년의 오른손에 정체불명의 기생생물이 들어와서 함께 다른 인간에 기생한 괴물들과 싸우는 내용이다. 굉장히 재미있는 만화이니 안 보신 분께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식물도 동물처럼 나름대로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이 생명을 이어가려면 다른 생물을 먹어야 한다. 매일 다른 존재의 생명 혹은 죽음을 먹고 사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삶을 낭비하지 말자. 보람되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과거는 후회하지 말고, 미래는 두려워하지 않고, 현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생각 정리

- 국내에서 <신성한 소> 다큐멘터리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을 텐데 검색으로는 못 찾았다.

 

- 초가공식품, 초기호성식품은 덜 먹거나 먹지 말자. 술, 담배, 치킨, 피자, 콜라 먹지 말고 소고기 먹자. 야채도 먹고 과일은 조금 먹고, 쌀이나 밀가루 음식은 많이 덜 먹고.

 

- 돼지나 닭을 곡물 사료로 키우니까 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지속 가능성이 작다고 한다. 그러면, 곤충을 사료로 먹이는 건 어떨까? 곤충을 기를 때 곡물이 많이 필요한가? 찾아보자.

 

- 내용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하마터면 목축업자 돼서 양몰이 개 기르면서 유튜브 하는 꿈을 꿀 뻔했다. 웰시 코기랑 보더 콜리를 같이 기르면 어떨지 궁금한 것이었다.

 

- 소가 이렇게 훌륭한데, 라이엇은 알리스타 상향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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