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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신에게 도전한자의 최후2016.11.30 AM 09:25
결혼한뒤 첫 신혼집에 살던 시기 였다.
처음에는 동네가 너무 복잡해서 적응이 안되었는데
쉬는날에 아내의 손을 잡고 동네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는 재미가 나름 있었다.
특히나 숨은 맛집을 찾았을때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시기에 슬슬 카카오 게임이 흥하기 시작하며 모바일 게임도
싱글 플레이 게임만 하던 내가 몇몇 가지의 for 카카오 게임을
접하게 되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건 다함께 차차차! 다른 게임의 경우 처음부터 시작한게 아니라
지인들과 갭이 상당히 벌어져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었는데
차차차의 경우 새로 런칭 한지 얼마 안된 게임이라 아직 그밥에 그나물인 수준들 이었다.
업치락 뒤치락 하면서 순위가 갈리던 시기를 지나 내 순위가 안정적으로 5위권 안으로
들어가더니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안정적으로 1,2위에 안착 하기 시작 했다.
지인들 중에서 나름 승부욕이 강한 몇몇이 이후에도 남아 순위권 경쟁을 하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다들 포기하고 게임을 접거나 경쟁을 포기하고 그냥 즐겜 모드로 변환하였다.
그런데 눈에 익숙하지 않은 한 유저가 그리 좋지 않은 성적에서 서서히 순위가 올라오더니
나와 매주 경쟁을 하게 되었다.
누구지 하며 프로필 사진을 기억한뒤 연락처를 뒤져보니
.. 헉 집주인...
당시 거주하던 집은 노부부의 아들의 집이었다. 나와 고작 2~3살 정도의 나이차 였는데
벌써 집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아마도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던것 같다.
알수없는 분노와 반발감에 절대 이자에게 패배 할수 없다는 경쟁심을 불태우며
그어느때 보다 열심히 레이싱에 참여해 점수 차를 벌려 놓았다.
그리고 약 6개월간 그와 남의 순위는 절대 뒤집어 지지 않으며
"나는 어떠냐 이것이 세입자의 힘이다" 라며 기고만장해 졌다.
그리고 얼마뒤 순위가 리셋 되는 날 평소 처럼 레이싱을 돌기 위해
게임에 접속 한 순간 난 눈을 의심했다...
평소와 달리 그는 엄청난 고득점을 하여 1위에 랭크 되어 있었다..
뭐.. 뭐지..
자세히 보니 평소에 보지 못하던 차종..
아 신차가 나왔구나.. 메뉴를 찾아 보니
가공한 능력을 가진 신차가 나와 있었다.
당시 모바일게임에서 절대 유료 아이템 결제를 하지 않는게
원칙이었기 때문에
일단 기존의 마이카로 주행을 하였다.
원래 집주인과의 격차가 상당 했기 때문에
기본차량으로도 가능 할거라면서 평소에는 한두번 만으로 어마어마한 격차를 벌려 놓았는데
이번에는 아무리 달려도 약간의 차이로 내가 패배 하였다.
그날 그렇게 몇시간을 달린 결과 집주인을 근소한 차로 앞서게 되었지만
다음날 그를 또 근소한 차이로 집주인이 뒤집어 버렸다.
좌절....
이것이 자본의 힘인가. 크흑
분노와 슬픔이 몰려 왔다.
하루 종일 어떻게 할까 고민 하다가..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고 혹시 유료 결제를 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 잠시 생각 하더니 정말 하고싶으면 해~ 라고
크게 거부감 없이 이야기 했다.
후에 알게 되었는데 아내는 이미 몇번 결제한 경험이 있었다. ㅡ ㅡ..
떨리는 마음으로 몇번 클릭 후 비밀 번호를 입력하자
결제가 완료 되었다.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전달 되고
게임속에서 유료 재화가 늘어나 있었다.
으.. 이 돈이면 맛있는것도 먹고 영화도 볼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일단 집주인에 대한 알수 없는
분노와 패배감에 샵으로 들어가 새차를 구입후 최고치 까지
강화 후 레이싱에 돌입 했다.
오오오...
자본의 힘을 느끼며 질주~
아.. 이래서 남자들이 비싼 차를 사는 구나 하며
게임속에서 새차의 위력을 강렬하게 느끼며 첫바퀴를 마감 하였다.
기존보다 더욱 격차가 커진 점수 아마 집주인을 이기기 위해서
먗시간 동안 일반차로 정수를 높이려고 달리다 보니 실력 향상이 있었던것 같다.
몇개월간의 점수차 보다 더 많은 점수차가 기록되며
매우 큰 기쁨을 느꼈다..
캬악 사이다~
그리고 몇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모바일 게임사의 사악한 계략에 걸려
집주인과 나는 이후 출시된 몇몇 신차를 구입하며 계속해서
레이싱 대결을 펼쳤고 똑같은 상황이 반복 되었다.
어느덧 누적 결제 금액이 5~6만원을 넘어 서고 있었다.
이돈이면 게임을 하나 살수 있는 돈인데..
하면서 폭주 하고 있는 나를 어떻게 멈추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자주 연락 오지 않던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하지만 바로 보여지는 텍스트...
집주인..
순간 머리속에 짧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뭐지
좀 봐달란 이야기 인가? 아니면 욕을 하려고 하는 건가?
등등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머리속에 떠다니는 속에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집주인 XXX 입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
잊고 있었는데 재계약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
이야기가 없어서 당연히 연장 할거라고 예상 하고 있었는데
집주인 왈 집을 팔고 이사갈거니 무조건 비워 주셈~
으 어어어엉
기간 역시 꽤 촉박한 상황이었다.
연락을 늦게 해준 부분을 감안해서 몇주의 시간을 더준다고 하였으나
당시 시기가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시점..
아내와 당황 하였다.
그리고 1개월여 회사 퇴근하면 매일 저녁 집을 구하러 이곳 저곳 부동산을 살피러
다니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집을 찾으러 다녔다.
부동산 투어를 끝내고 집에서 쉬려고 하면 집을 구매하러
사람들이 보러 오고
당시에 정말 여러가지 상황이 안좋은 상태라 집을 구하기가 매우매우 힘들었다.
이후 극적인 일이 벌어져서 집을 구할수 있었다.
결국 이사가기 전까지 집을 팔리지 않았고 우리가 나간뒤 다른 세입자를 구한뒤 (아놧 !!!)
그들이 나간뒤에 결국 집을 팔았다고 한다..
크흑 역시 갓물주에게 대항하는 자의 최후는 비극 뿐이었다...
그뒤 차차차 도 접었다.
- 크고싶은아이
- 2016/11/30 AM 09:53
- 귀신고래
- 2016/11/30 AM 09:54
- CrazyBull
- 2016/11/30 AM 10:04
- 다온가비
- 2016/11/30 AM 10:13
- 스어아즈나부루
- 2016/11/30 AM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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