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 모세의 기적을 보이다2017.07.04 PM 05:43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남자라면 누구가 겪었을 20대 가장 우울한 군대 생활

 

지지리도 운이 없던 나는 흔히 말하는 꼬인 기수 였다.

 

자대 배치후 내무실 최고 고참이 상병 말호봉...

 

위로는 한달. 두달 차이나는 고참이 수두룩 뺵뺵했었던 것이다.

 

이후 모종의 사건으로 배치 받은 내무실의 경우 

 

더 최악으로 아마 내가 상병 말호봉이 될때 까지

 

후임이 들어 오지 않았던것 같다.

 

이후에 들어온 후임은 결국 1년여 차이나는 아들군번...

 

여튼 그런 상황 때문에 막내 생활을 지독히도 길게 하게 되었다.

 

군대에서 짜증 나던 경험중 하나는 청소

 

내부실에는 내위로 병장만 득실득실한 상황이었고 

 

내무실 막내자 유일한 상병인 나는 거의 혼자서 청소를 하게 되었다.

 

 

보통 혼자 청소를 하다 보니 

 

침구 정리 바닥 청소에 대걸레질 손걸레질 모두 북치구 장구치려면

 

너무 빠듯해서 가끔 걸레를 빨러 갈 타이밍을 놓치곤 하였다.


 

오후 초병 근무로 인하여 평소 보다 늦어진 청소 

 

당연하게도 병장님들께서는 손하나 까딱 안하시고 바닥에 합체된 상태 였다.

 

옹 다녀 왔냐 청소혀라...

 

경례를 받자 마자 들은 소리였다..

 

서럽지만 내 운명인걸 어쩌리요..

 

한겨울 이던 그때 두손가락으로 지저분한 걸레를 살포시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는 청소전 일종의 군기를 잡기 위한 이등병 일병들이 

 

바글 바글 하였고  걸레를 빨기 위한 세면대에는 이미 이등병들의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음... 곤란한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 두리번 거리던 그때 

 

구석에서 관리하던 일병 최선임 녀석이 걸레를 들고 온 내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세면대 앞의 이등병들에게 

 

야 어서 비켜드렸 !! 

 

하고 소리치자 앞에 서있던 수많은 이등병 무리들이 양 옆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어.. 이런 미안 ~

 

그사이를 비집고 세면대에 가서 걸레를 빨기 시작했다.

 

한겨울인지라 너무 손이 시려워 뜨거운 온수를 틀고 

 

대충 훠이훠이 걸레를 헹구고

 

갈라져 있던 무리들 사이로 지나가려는데 

 

일병 녀석이 나에게 크게 경례를 했다.

 

양쪽으로 갈라져 있던 이등병 녀석들 곧바로 경례 세례를..

 

- - :: 얘들아 누가 들으면 군기 잡는 줄 알겠다..

 

경례 하지 말고 하던일해 하던일~~~

 

이라고 외치며 그사이를 빠져 나오던 순간

 

 

세면대 앞 이등병이 아마도 내가 했던걸 그대로 따라 했나보다

 

뜨거운 물을 틀어 걸레를 빨다가 옆에 지키던 일병들에게

 

크게 혼나기 시작 했다.

 

그러자 억울한 듯한 이등병이 

 

저기 일병님도 뜨거운물을 사용했는데 말입니다. 

 

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최선임이던 일병이 비장하게 말했다.

 

저분은 상병 말호봉 이셔..

 

모두들 부러움의 눈길과 더불어  

 

안타까움의 눈길을 보내었다.

 

ㅠㅠ..

 

그날은 기분이 별로여서 바닥 걸레질을 손으로 하지 않고 발로 했다.

 

병장들이 

 

야야 대충 닦는건 뭐라 안하는데 그래도 손으로 좀 닦아라..

 

라며 잔소리하자 .

 

화장실 이야기를 들려주자

 

음.. 니마음대로 해라고 하더라..

 

ㅠㅠ..

 

 

 

 

댓글 : 3 개
원래 저정도면 선임들도 널널하게 하라고 풀어주죠..
아 눈에 땀나는데 잠깐만 딲고 더 읽을게요 ㅜㅜ
ㅠㅠ 위로드립니다 저는 일병말때부터 걸레랑은 안녕했는데 ㅠ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