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황] 일년에 몇 안되는 우울한 날 생일 2023.09.11 PM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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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태어나자마자 고급스런 수저를 물고 태어난다는건 동전던지기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앞이 나올지 뒤로 나올지




난 흠...난 그런면에서 동전이 뒷면이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중에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건 어린시절 누나와의 안좋은 일들 때문인데

오늘은 생일이니까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우리집은 모든게 할아버지 할머니 위주로 돌아갔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난 아버지처럼 할 수 없기에 자식들에게도 꽤 괜찮은 아버지였다.


근데 그걸 훨씬 뛰어넘어서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대하는건 대단한 효자셨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어릴때의 나에겐, 


요즘에야 극히 드물긴한데 할머니는 생신을 음력으로 하셨었다. 어릴때라 기억은 잘 안나는데 주로 음력생신이 추석과 겹치셨었고(가끔 조금 빨리되면 추석전에도 모였던적도 있었던거같다)


추석때 친척이 다 모이는데 추석인사드릴겸 할머니생신잔치 겸 내 생일파티도 같이 했었다.


당연하게도 겸사겸사였던 나는 꼽사리였고, 어렸을때의 나에겐 그게 상당한 상처였었다.



누나랑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놓고 이걸 왜 이야기했냐면, 나에게 있어 생일은 상처였다.



이후 할아버지할머니가 모두 돌아가시고 어느 내 생일날 


아버지는 할아버지할머니에게 돈 쓰기를 주저하지않으셨고, 자세한 사정까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그리고 또 지금와서 어머니한테 묻고싶지도않기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릴때엔(딱히 지금이라도 다르진않지만)생일다운 생일을 받아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뭐...어떻게보면 야 니가 어머니한테 잘 낳아줘서 감사합니다 해야지 뭔개소리냐 할텐데 뭐 아무튼 그땐 그랬다.


아무튼,


매년 그랬듯이 어머니도 모르고, 형도 누나도 모른채 9월11일에서 12일로 넘어가기 몇 시간 남지않았던 때,


우울한 생각이 들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누나가 방문을 열더니 야 니 생일이였던거 아무도 몰랐다야 


송곳같은 말이였다.




속으로 나도 알고있어 썅년아, 하고 아무말도 안했다.

어머니는 그제야 아 생일이였니 했는데 뭐...내 경우엔 오히려 이런게 더 상처였고 싫었다.



아무튼 난 그 날 이후로 누나는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살고있다. 물론 겉으로는 나이먹고 철도 든 척을 해야하기때문에 그냥저냥 잘지내는척을 하긴하지만, 내 인생에서 누나라는 존재는 완전히 배제한 삶을 살고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서로 그냥 생일같은거 안챙기거나 그냥 배달음식 시켜놓고 와 시키노 이러면은 야 니 생일이잖아 하고 아 그랫나 하고 넘어간다.


그냥 딱 그정도가 나에겐 괜찮았다. 적당히 넘어가는거. 슬프지만 그게 감정적으로 동요가 오지않는 최선의 방법이니까



근데 오늘 출근을 하니까 대표님이 오셔가지고(작은사업장이다)생일이라면서요? 주변 직원들이 오 생일이에요? 왜 말안했어요? 얼떨결에 축하를 받았다.


솔직히 별로 달가운 상황은 아니였다. 축하받는거 익숙치도않고 하는것도 잘 하지못해서 내가 진심을 별로 못담으니까 남들도 그런거 아닐까하고

안그러고싶어도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드니까



여기까지는 뭐 괜찮았는데



같이 있던 20대직원한명이 너무나 악의없이 오늘 끝나고 어디 좋은데 가시겠어요?


했다(여직원이였으니까 아마 친구랑 만나서 당연히 생일파티나 아무튼 축하자리갈거라고 생각했던거 같다.)



순간 어버버를 해버렸다. 말은 제대로 안했지만 너무나 그런거 없는데? 하는


그리고 아마 치부를 들킨것같은 부끄럽고 우울한 감정도 숨기지못했던것 같다. 아마 별 신경은 안쓰겠지만서도



꽤 오랜만에 위에서 이야기했던 옛날 기억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러니까 아마 그게 보통인거겠지 나같은 케이스가 보통인 경우도 있을거다.


차이는 아마 동전이 앞면인지 뒷면인지 차이 정도겠지




근데 음 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지금 나는 만족한다. 어쩔수없으니까 합리화하는거아니냐, 그것도 맞다.

근데 안그러면 뭘 할 수 있는데? 머 어떤사람은 이것저것 하겠지 그런사람도 있다. 



픽사의 인사이드아웃에서 우울함도 필요하다 하지않았나?(아니였나 갸물갸물)


그런측면에서 일년에 정말 몇안되는 우울한 날이다. 그게 생일일뿐 


딱 그정도

사연없는집 없다는말이있잖은가? 그냥 흔한 일이다. 


아무튼


이거저거 생각안하고 동전 앞면이 옳은가? 뒷면은 틀렸나?


앞면은 앞면이고 뒷면은 뒷면이다.



그래서 난 지금 적당히 잘 살고있다.

댓글 : 7 개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제 이번 생일은 추석 연휴와 겹쳐있네요.
누군가라도 기억해주길...ㅎㅎ
생일 축하드립니다!!
생신 축하드려요
아제발요 삼십대에 생신소리 듣고싶지않슴다...
흠.. 나도 내 생일이 할아버지 제사날이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번도 챙김 못받아봤지만 이정도로 상처는 아니고 별수 없지머 정도 였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른가부다
저도 이상하게 생일만 되면 우울한데
우울하다고 생각하니 우울한 일이 더 찾아오는거 같더라구요
다음 생일엔 좀 즐거우려고 노력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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