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길가다가 날 경계하는사람들을보는건2020.07.13 PM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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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다면 익숙하다,

 

내가 그냥 평균보다 좀 더 크고, 좀 더 무게가 나가고, 평범하게 생겼고(멀쩡하게 생겨놓고 흉악한범죄를 저지르는놈이 워낙많아야지...)

성격이 급해서 걸음걸이가 빠르고, 비염이있어서 코로 숨쉬면 파오후쿰척쿰척소리가 기분나쁘게 들린다는거,

 

생각해보면 그런 예비범죄자?취급을 받는 경계받는 기억의 처음은, 내가 고등학생1학년인가 2학년인가 친구네 집 놀러갔다가 놀고 집에갈려고 내려가는엘레베이터를 타는데 여자한명이 있었다. 나는 그냥 평범하게 엘레베이터를 탔고 평소처럼 숨을쉬었는데(위에도 적었지만 비염이있어서 아무리 조용히 쉬어도 내가 들리는소리로는 새액새액 소리가 남들보단 크게난다 근데 그게 남이 듣기엔 어떻게들리는진 모르겠지만)

 

단언코말하지만 난 부동자세로있었다. 근데 여자가 뭔가 날 좀 경계한다 라는 느낌을받았는데, 난 애초에 성격이 급하지만 둔감한편이라서 주위를 잘 안못보고 내 할일 바쁘게하는사람이였는데(어릴때부터)그런 눈치가 없는 내가 느낄정도였으니 뭐 내가 오해를한걸수도있겠지만, 하여튼 그때 당시에 아 좁은공간에서 여자랑 같이 있으면 숨을 억지로 조용히 쉬어야겠구나 싶었다.

 

이후 몇번 그러한 상황에서 힘들게 조용히 쉬어봤는데, 숨쉬기가 되게 힘들었다. 뭐 지금은 그냥 그렇게 하고있진않지만

 

그외에, 그냥 밤에 내 동선에 여자랑 나만있으면 내 평소 걸음대로 걸으니 여자분들이 어찌나 뒤를 힐끔힐끔하는지...

솔직히 되게 억울했다.

 

난 여자가 그런 오해를 해서 경찰서에 신고하는게 너무 두려웠다. 내가 결백하고 증거가없어서 경찰이 여자한테 아가씨 미쳤어요? 소리를 하게되더라도,

그냥 그런 상황이 온다는게, 내가 정말로 그런 예비범죄자취급을 받을수있게 생겼다는걸 확인하게되는 그 순간이 오는게 두려웠다.

 

뭐 솔직히 말하면 난 쫄보다. 내 욕구들보다 난 내 일신의 안위가,생존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다른사람에게 하면안될짓을 한다는거, 오해받을수있는 상황을 만드는거 자체를 기피했다.

 

하지만 그건그거고 오해를 받는다는건 상당히 기분이 좋지는않다.

아마 이거는 남녀불문하고 동의를 할것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은 말그대로 얼마나 억울한가...

 

그러다가 내가 그냥 남자는 혹은 나같이 덩치가 큰 사람은 그런 취급을 받는게 어쩔수없구나 하고 납득해버리게된 일이 있었는데,

 

대학교를 다시가서 동기들이 나보다 동생들이였다. 그러다가 조별과제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같은조 여자애랑 잡담을 하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여자애는 자취를 하는데 창문잠가놔도 막 열어볼려고하고, 문을 막 덜컹덜컹한다거나, 그런일이 간간이 생긴다는거였다.

내 인생에 나름 친하게지냈던 몇안되는 여동생중 한명이라, 뉴스같은데서 보는거는 막연히 아 그런일이있었구나 하고 현실성없게느껴졌는데, 아는사람이 그런일이 있었다고하니, 여자들의 그런 안전하지않다는 말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아 진짜 그런남자들이 주변에 흔하게 있구나, 하는게 적잖은 충격이였다. 

 

내가 이전에 난 여혐을 가지고있다는 글을 쓴적이있는데(뭐 사실 정확히는 나의 얄팍한 인생경험을 통해 여자에 대한 기대자체를 안하는, 여자기피라고하는게 더 정확할거다)

난 그것보다 몇번의 내 경험을 통해 여혐과 남혐을 동시에 가지고있는, 오히려 여혐보다 남혐을 더 하는 사람이 되었다.

(주로 성욕에 관련된 부분, 나도 남자라서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남자의 성욕에 관해 이해하는것보다도 훨씬 더 이해를 함에도 불구하고, 좀 도가지나치다싶던적이 너무많았다)

 

하여튼, 여자들이 늘 본인들의 신상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그런게 어쩔수없는 현실이라는걸, 어쩌다 일어날수있는 그런수준의 범죄가 아님을 깨닫고 난후, 내가 이렇게 태어난이상 아 그냥 우리나라에서 여자들에게 그런취급을 받는게 어쩔수없구나, 하고 납득을 해버렸다.


뭐...어쨋거나,

 

얼마전에 퇴근을하면서 퇴근너무좋아 씐나 하면서 빠르게 집으로 향하는데, 조깅을 하고있던 여자가 뒤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날 봤는데, 뒤를 정말 어찌나 힐끔힐끔힐끔하는지, 심지어 좁고 좀 으슥한곳이라서 더 그랬는것같긴하지만

 

나이를 좀 먹고 압도적인 집돌이가 된 이후로는 좀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거에 감각이 옅어져가고있었는데, 오랜만에 그 감각이 생각이 나더랬다.

 

 

 

그냥 별건아니고, 역시 그런 오해를 받는다는건 왜 그러는지 알고는 있지만서도 씁쓸하긴하더랬다.

 


 

 

 

댓글 : 2 개
여성분들은 밤(이 아니라도 혼자 있을 때) 뒤에 누가 따라오면 되게 불안하다더라고요
빨리걷냐 천천히 걷냐 어떤 체구냐 상관없이요.
그럴만한 사건들이 많아서니까 뭐 그렇더라고요
밀폐대거나 격리된 공간에 단둘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 여자들은 불안해 하더군요. 드물게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도 있지만 오해사기 싫어서 그 상황을 벗어나기 전까지 숨도 꾹 눌러참는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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