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n의 잡담] 글을 쓰는게 즐겁지 않습니다.2014.12.30 AM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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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하반기 공채를 다 떨어지고 나서
아버지와 술을 기울이며 정말 하고 싶은게 뭔지에 대해서 이야기했었습니다.

곰곰히 자신을 되집어보니 좋아하는 것과 취미가 많은 놈이더군요.
그러다 문득 중고딩시절 즐겁게 글을 적었던 게 기억났습니다.

고등학교시절에는 백일장이나 국문경시대회가 있으면 나가서 대부분 입상하였고
거기다 취미로 적던 판타지 소설은 출판계약까지 제의받았었습니다.
스스로의 글솜씨를 알았기에 제의는 거절했었지만 필력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지요.

고3이 되면서 학업에 전념하느라 글은 내려놓고
간간히 단편이나 시를 적은게 전부인 세월이 어느덧 8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달 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제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작가의 길을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원래 언어공부를 판타지와 무협으로 하던놈이라, 판타지를 적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생각났던게 아직도 저에겐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남아있는 DR의 패러디였습니다.
출판은 제쳐두더라도, 자신의 글 실력 향상과 인지도, 줄곧 해오던 상상의 현실화를 위해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장르가 패러디인데다가 DR의 스토리를 상당부분 답습하기 때문에 출판사와 원작자의 허락이 우선이라 생각햇습니다.
그래서 100장가량 적었을 무렵 황금가지에 문의해보았고, 2달반이 지난 지금도 답을 안해주고 있습니다.
그 덕에 사람이 별로 없는 연재소설란과 마이피, DR팬카페 정도에서만 올리는 실정입니다.
그곳에서라도 인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거의 바닥이네요.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글 생각으로 보내고 거의 모든것을 쏟아붓다시피 하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 글로 전락해 가는 게 현실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이나 자책감이 계속 저를 붙들고 놔주질 않습니다.
보고 댓글도 안다는 사람들은 이걸 더이상 안봐도 상관 없는 사람들일테니 그냥 보여주지 말자
따위의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해서 스스로가 한심한 지경입니다.

글을 구상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작업자체는 재미있지만,
올리고 나서 부터는 전혀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댓글 : 11 개
글은 쓰면쓸수록 느는것 같습니다. 물론 독서의 양도많아야하겠지만요.

전 글에대해 전혀 모릅니다. 읽고 쓸줄만 알았지....

하지만 마이피 처음할때 쓴 연애물글과 요즘쓰는 연애물글이

생각보다 차이가많아서 놀라고있습니다.

역시 글쓰는건 재미있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그래요. 더블린 사람들에 보면 딱 그 느낌 그대로를 말하는 인물이 나오죠. 기억은 잘 안나는데 ㅎ 시간 나실 때 한번 읽어보셔요^^
뭐, 힘든 일이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예술은 자칭 천재가 이해 못받고 싶어서 이해를 구걸하는 짓이라고 말이죠. 글질은 참 고독한 일입니다. 힘내요 ㅋ
흠...대략 피드백에 대한 갈망이 크신 듯 하네요. 힘드시겠지만 버티면서 또 쓰고 쓰는 수 밖에 없죠...힘내세요!
루리웹 마이피에는 의외로 문예창작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일러스트나 그외 분야에 비해 코멘트가 많이 달리는 편은 아니지만,
창작자들간의 교류를 활발히 가진다면 서로에게 활력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저 또한 문예창작을 좋아하는 입장입니다만 괜찮으시면 아래의 페이지(제 마이피)를
참조해 주시면 무언가 도움이 될수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

추천홈페이지 모음 & 루리웹마이피 예술인소개 [2014.02]
http://mypi.ruliweb.daum.net/mypi.htm?id=zqbnj_da&num=3885
저도 공채 다 떨어졌어요.
그냥 나는 안돼는 건가보다 생각하면서
다른 길로 가려고 독한마음 먹고 공부 시작했어요.
출판계약을 제안받을 정도면 장난아니네요.ㅎ
아마도 글쓰는 것 자체를 즐기던 시절에 썼던 글과
지금 쓰고있는 글이 느낌이 달라서 그런건 아닐까요?
패러디든 뭐든 님 상상속의 세상을 계속 적어보세요
남들이 봐줘야만 글쓰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내 머리 속에만 있던 세상을 적어냄으로 점점 정리되고
결국엔 제대로된 소설이 되는거에요
영화 스토리, 소설? 첫 작품으로 등단에 오르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에요
힘내십시오
작가를 목표로 하는 사람이 남의 작품에 덧붙여 글쓰는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고..
특별하게 재미있다거나, 철학적 예술적으로 뛰어나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글 하나 썼다고
폭발적인 관심을 바라는건 욕심 같은데요.

계속 쓰면 언젠가는 빛을 볼겁니다 같은 막연한 환상 같은거에 취해서 확신도 자신감도 없이 뭔가를
부지런히 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해야 관심을 받을지, 널리고 널린 삼류 작가들과 비교해 자기가 가진
무기는 뭔지부터 생각하는게 나을겁니다.
음 뭐랄까, 같은 글쓴이의 정으로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때 끄적끄적 거리다가 대학교때 좀 쉬었는데,
어느날 회사에서 야근하고 새벽에 집에 왔는데, 과연 이런 게 내 인생인가 싶어서
예전부터 접어놓았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2006년이었네요. 그 뒤로 낮엔 직장생활하고 밤엔 글쓰는 걸 꾸준히 한 결과
장편도 2편이나 완성했고, 단편도 써서 올리고 그랬죠.

저 역시 초창기에는, 그러니까 글쓰길 시작하고 나서 한 2~3년 지나고선 뭔가 될 줄 알았어요.
각오도 남달랐고, 글도 열심히 썼고, 응원해주는 친구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삶의 고난속에서(그때 개인적으로 일이 좀 있었습니다)도 글쓰기만은 놓지 않았기에
정말 뭔가 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문학상이나 신춘문예에 꾸준히 작품을 냈지요.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수정해서 내고, 다음에 안되면 그 다음에 또 수정해서 내고...
금방 뭔가 될줄 알았죠.

물론 결과는 보시는 바와 같이 아직까지 등단은 커녕, 제대로 된 평가도 못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쓰면서 몇가지 얻은게 있습니다.

첫번째는 인생은 절대 드라마 같지 않다는 겁니다.
왜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같은거 보면 주인공이 각성해서 뭔가를 파고들면, 한번에 뭔가를 이뤄내잖아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정말 지루합니다. 지리한 싸움이 계속됩니다. 끝도 보이지 않습니다.
NASA에서 쏘아올린 보이저호가 다른 천체에 가려면 앞으로 몇 십만년 동안 가야 된다는데,
가끔 제 자신이 보이저호 같다고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즉, 길게, 어쩌면 생각한 거 보다 더 길게 보셔야 된다는 겁니다.

두번째는 저같은 경우 글에 올인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살아가는 거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쓰기에만 올인하지 않아 이 시간이 되도록 이뤄놓은 건 없지만,
그동안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하고, 아이도 낳고 하다보니
그런게 다 지금은 글감으로 다가옵니다.
오히려 글쓰기에 올인하지 않은 게, 지금은 글을 쓰는 수많은 소재거리들을 만들어 낸거죠.

결론은 글쓰는 걸 포기하진 말되, 그렇다고 그것에 너무 올인하진 마시라는 겁니다.
좋아하는 글쓰시면서 주어진 삶도 열심히 살다보면,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정말 깊이 있는 글을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데 야심한 밤에 주제넘게 말이 길었네요.
어쨌든 힘내세요.
성의 어린 답변 감사합니다. 힘이되네요.
이건 맞는 비유일진 모르겠지만, 회사원들이 창업을 할때 준비를 하게 되는데 보통 단단히 준비를 하기 위해서 회사를 먼저 그만두고 나와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에게 나오는 이야기는 하나더라구요. 회사 다니면서 준비해라... 그것도 하기 힘들다면 창업은 일찌감치 접는게 좋다.
어느 일에나 돌파구는 있기 마련이고, 그게 금방 찾아오지는 않는거 같습니다. 정말 꾸준히 하다보면, 분명 기회도 올 것이고, 능력도 길러지는 거겠죠. 이런 일들은 결국 꾸준히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셔서 벌써 회의감에 든다면, 정말 장기적으로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성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얻은 고통이 지낸 시간에 비해 너무 크다면, 앞으로 견딜 수 없다고 판단되면, 다른길을 모색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이정도 시련과 고통은 견뎌서 분명 기회가 올것이라는 것을 믿고 해나갈 수 있는 자신이 생긴다면, 두려워말고 앞으로 나가세요... 그게 답인거 같습니다.
제가 해드릴건 말뿐이지만
글은 정말 재미있어요
더 힘내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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