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르타트] 아무르타트 - ch4. 가장 빨리 죽는 새 (13)2015.04.03 PM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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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은 어두웠다. 이곳을 방이라고 부를 수 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삭막하기 그지없다. 차라리 감옥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렸다. 몇 개의 특수한 기구를 제외하곤 거의 아무 것도 없이 칙칙한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방에 존재하는 몇 가지 기구라는 것은 꽤나 괴이한 것들이었다.



한쪽 벽면에 걸린 걸이에는 고문 도구가 가득 매달려 있었다. 어떤 것들은 핏자국이 그대로 들러붙어 있어서 흉측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도무지 어떤 용도인지 짐작하기 힘든 것들도 있다.



그리고 반대편 벽에는 물이 가득 담긴 나무통이 있었다. 간이 목욕통으로 쓸 수도 있을만한 크기다. 하지만 방의 분위기상 그 통의 목적은 목욕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머리를 집어넣기 좋은 구조다. 그 증거로 통의 위쪽에는 천장과 연결된 고리가 대롱대롱 거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문의 반대편에는 나무로 제작된 사람 모형의 판이 세워져 있었다. 팔다리를 쫙 벌린 형태에 손목과 발목 부분에는 묶을 수 있는 가죽 끈도 달려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목 부분에도 개목걸이 같이 생긴 가죽 끈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곳엔 검은 머리를 한 여성이 매달린 채 힘겨운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의 목을 단단히 옭아매고 있는 가죽 끈 때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고개를 제대로 숙이지 못했다.



촤악!



찬 물이 갑자기 그녀의 얼굴에 끼얹어졌다. 리타는 힘겹게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사이로 별로 보기 싫은 얼굴이 나타났다.



“정신이 드냐?”



곰 같은 덩치를 가진 남자. 네리아를 가져 놀고 그녀를 기만했으며 도둑의 율법도 모조리 어긴 마스터다.



리타는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주변을 훑었다. 흉흉한 방의 모습과 거만하고 음흉하기 그지없는 표정의 마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 한 명 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당신……”



그녀를 기절시켰으리라 짐작되는 중년 남성이다. 그는 얼굴에 잔뜩 주름을 만들며 께름칙한 웃음을 지었다.



“꽤 애를 먹이더군, 아가씨.”



“쉬운 여자는 매력이 없으니까요.”



“여전히 입은 살았구먼. 클클.”



그는 듣기 거슬리는 웃음을 흘렸다. 리타는 아직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찌푸리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벽에 매달려 있는 데다 목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서 눈을 내리깔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녀는 중년 남자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에게서 받은 인상은 나이를 먹고 일선에서 물러나 종이나 만지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싸우던 와중에도 뒤를 경계했지만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게 연기였을 줄이야.



“이 영감이 전대의 마스터지. 꽤 지난 일에다가 그때에 비해 인상이 많이 변해서 아는 놈은 별로 없지만 말이야. 네년이 몰랐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야.”



중년 남자가 누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리타의 눈은 한층 더 찌푸려졌다.



“날 어떻게 할 생각이지요?”



“그건 이 놈이 알아서 하겠지.”



그는 손으로 마스터를 가리켰다. 그리고 자기는 소관이 아니라는 듯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마스터에 비해 상당히 덩치가 작았기에 그는 뒤로 물러나는 것만으로도 거의 마스터에게 가려졌다.



마스터는 리타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리타는 손을 피하고 싶었지만 몸이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마스터의 손이 리타의 턱을 꽉 붙잡았다.



“큭!”



“역시 그냥 처리하기엔 아쉬운 얼굴이란 말이지.”



“그걸 이제 알았나요?”



“큭큭. 아직도 당당하군.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마스터의 손이 리타의 턱을 놓았다. 치켜 올려졌던 리타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 단단히 고정된 목의 끈 때문에 목이 졸려서 기침을 내뱉었다.



“콜록콜록!”



그러는 사이 리타의 턱을 놓은 마스터의 손은 차츰 밑으로 내려갔다. 그는 손가락을 뻗어 리타의 몸에서 떼지 않은 채 마치 그녀의 신체를 기어가듯 아주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리타의 옷은 그대로 있었다. 옆이 찢어진 원피스. 만져서 확인할 순 없었지만 속옷도 느껴진다. 다행히 기절한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진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을 계속 당하지 않으리란 장담은 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얇은 옷 위로 마치 피부를 맛보듯 천천히 움직이는 손의 감촉이 못 견디게 끔직했다.



손가락은 새하얀 목을 타고 내려와 깊은 골이 패인 쇄골을 어루만졌다. 쇄골의 안쪽부분부터 바깥쪽까지 아주 천천히 애를 태울 듯 움직였다. 그리고 쇄골의 끝 부분까지 도달한 손은 그녀의 어깨를 타고서 점점 아래로 내달았다.



그 감촉은 끔찍했고 마스터의 손이 움직이는 방향은 어디가 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느 여자라면 못 버티고 입술을 깨물든지 소리라도 지르겠지만 리타는 변화가 없었다. 평소와 같은 무표정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격렬한 분노나 못 참을 정도의 수치심을 드러내진 않았다.



“아직 남자 맛을 모른다더니, 과연 언제까지 네년이 버틸 수 있을까?”



리타의 무덤덤함이 마스터의 정복욕을 자극했다. 마스터는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손을 리타의 가슴에서 천천히 놀렸다. 흔히 보기 힘든 풍만한 가슴이 그의 손에 놀아났다. 살짝 누르기만 해도 금방 튕겨나갈 것처럼 탄력이 넘쳤다. 커다란 크기에 비해 처지지도 않고 모양도 훌륭하다.



그의 거친 손가락이 부드러운 여성의 피부에 닿아 꽤 강렬한 자극은 선사했다. 대게 그의 손이 닿은 여성은 반강제적으로 당하는 처지였기에 그런 자극은 수치심을 안기기 충분했다. 그는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때?”



“뭐가 말이죠?”



리타는 태연하게 대답했고 마스터의 이마엔 힘줄이 돋아났다. 그는 천천히 가슴 주변을 스치던 손으로 갑자기 가슴을 꽉 쥐었다.



“하읏!”



리타가 고통에 옅은 신음을 흘렸다. 이제까지의 부드러움이 아니었다. 사내의 거칠고 우악한 손이 그녀의 섬세한 가슴을 뜯어낼 것처럼 강하게 움켜잡았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리타는 인상을 찌푸리며 마스터를 노려보았다.



그가 도대체 그녀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해주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고통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주었다.



마스터는 리타의 풍만한 가슴을 마구 주무르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습하고 뜨거운 열망으로 가득한 숨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이래도 계속 태연한 척 할 거냐? 네년 같은 건 얼마든지 가져 놀 수 있어. 지금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 똑똑히 기억해.”



“크읏! 남자가 할 만한 대사 중에서 가장 최저의 대사군요.”



“흐흐흐. 그 건방진 입도 막아 줄까? 네년같이 억센 것들이 의외로 순결이나 그런 걸 중요하게 여긴단 말이지.”



가슴을 만지지 않는 손으로 리타의 얼굴을 단단히 붙들었다. 그리고 얼굴을 그녀의 얼굴에 천천히 겹쳤다.



입술에 닿을 듯이 가까워진 마스터의 눈이 리타와 마주쳤다. 리타는 여전히 만져지는 가슴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도 정신을 집중했다. 그녀와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리타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Ahn choudar.”



마스터는 그녀가 뭐라고 중얼거리는지도 듣지 못했다. 분명히 입을 맞추기 직전이었는데 갑자기 뒤로 물러섰다. 그의 거구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다가 발이 꼬였다.



쿠당탕



꽤 큰 소리가 나며 그는 바닥에 쓰러졌다. 겁을 잔뜩 집어먹고 흔들리는 동공이 리타의 눈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뒤에 있던 중년 남성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마스터가 이해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나서지 않았다. 그가 나선 것은 리타를 잡은 것으로 충분했다. 이렇게 잡아 놓은 여자도 제대로 처리 못한다면 마스터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마스터는 주저앉고서도 발과 팔을 열심히 놀려서 뒤로 기어갔다. 그는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외쳤다.



“무, 무슨 사악한 요술을 부리는 거냐!”



리타는 눈을 감았다 뜨며 대답했다.



“대답해줄 의무는 없습니다.”



“이, 이년이!”



리타는 거친 소리를 내는 그에게 다시 시선을 향했다. 마스터는 그녀의 시선이 향하는 것만으로도 움찔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항상 믿는 구석이 있어 여유를 보이던 그답지 않게 지금은 상당히 당황한 모습이다. 완전한 공포에 노출이 되면 그 사람의 숨겨진 모습이 튀어나온다고 한다. 이 남자는 숨겨졌다고 할 것도 없이 별로 되먹지 못한 사람으로 보였지만, 역시나 그러했다.



“날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리타는 목소리의 고저 없이 질문했다. 마치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덤덤한 태도다. 마스터는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싶어 하는 자신을 억누르고 이를 악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다시 리타에게 다가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 이 요망한 년!”



“저는 별로 요망하진 않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색기라는 게 부족하거든요. 그러니 질문에 대답이나 해주시지요.”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말에 중년남성은 끌끌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마스터는 웃지 못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리타와 말조차 섞고 싶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툭 던지듯 바로 대답해주었다.



“팔 거다.”



“팔다니…… 인신매매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그래. 네년은 모르겠지만, 저 남쪽의 자이펀에서는 노예제도가 있지. 하지만 이 나라에는 없어. 노예라는 것들을 맛들이게 되면 헤어 나오기 힘든 법이지. 그래서 지방의 귀족들은 남몰래 노예를 사들이고는 해.”



“그렇군요.”



자신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와중에도 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며 마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했다.



“…… 원래 남자라는 것들은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어지고 세상사에 흥미를 잃게 되면 최종적으로 아랫도리를 노리는 데 여념이 없어지거든. 말이 노예일 뿐이고 사실상 성노예를 구하는 거야. 그냥 안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으니까 점점 특이하고 변태 같은 행위를 하기 위해서지.”



“당신처럼 말인가요?”



“…… 이봐. 내가 좀 우습게 보였다고 해도, 지금은 네년 목숨을 쥐고 있거든? 입 좀 조심해서 놀리시지?”



“제 입은 진실을 단속하는 데 있어 몹시 취약하거든요.”



언젠가 후치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리타는 살짝 웃었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마스터는 쇳소리를 내며 이를 깨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옆에 있는 고문도구들의 사용법을 직접 체험시키면서 알려주고 싶었다.



“마침 네년 같이 처녀인데 음란한 몸을 지닌 여자를 구하는 귀족이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라. 그게 아니었으면 네년 같은 건 진즉에 발가벗겨서 애들한테 던져줬다.”



“나라라도 살만큼 돈이 많은 사람들인가 보죠?”



“…… 빌어먹을 년이.”



“당신한테 듣는 소리치고는 별로 기분 나쁘지 않네요.”



“지금이라도 그 시끄러운 입에다 뭘 물려버리고 싶어지지만, 거래를 바로 하기로 했으니 참는다. 딱 때맞춰 그런 의뢰가 들어오고 바로 사겠다고 한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 조금 있다가 네년을 보내야 하니까 얌전히 있고.”



“얌전히 있을 것 같습니까?”



“싫어도 얌전할 수밖에 없을 거야. 지금 손발에 감각이 있냐?”



리타는 의아해하면서 손발에 힘을 주어보았다. 하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매달려 있는 이상 고통이 느껴져야 하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이상함을 느끼는 것을 보고 마스터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약을 잔뜩 먹였으니 아마 며칠간은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할 거다. 큭큭큭. 얌전히 변태 귀족한테 귀염 받을 모습이나 상상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그녀처럼 뛰어난 실력의 검사를 그냥 구속해 둔다는 것은 위험했다. 그렇다고 몸을 함부로 다룰 수도 없었다. 고객은 아주 깨끗한 상태로 상품을 받길 원했다. 그런고로 그들은 약이라는 편리한 수단을 택했다.



다만 마스터는 이왕이면 입까지 마비시켜 버릴 것을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저 입은 너무 멋대로 나불거린다. 그는 분노나 수치심에 가득 차서 외치는 것을 듣고 싶었다. 자존심 강한 여자가 울고 불며 절망에 차는 것만큼 유열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없었다.



최음제를 먹여서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고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는데 아쉽다. 남자를 모르는 처녀가 숨을 헐떡이면서 오히려 남자를 찾는 모습은 꽤나 재미있다. 이제라도 해볼까 싶지만 거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쉽다.



“별로 상상하고 싶진 않군요.”



“그래도 하는 게 좋을 거야. 마음의 준비도 없었다간 미쳐버리고 말테니까.”



마스터는 그녀를 비웃으며 고문도구가 걸린 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중에 하나를 손에 들었다. 괴상한 공 모양이 가죽 끈 중간에 달려있는 도구였다. 그는 그것을 들고 꺼림칙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리타에게로 다가갔다. 시선은 일부러 그녀의 얼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바라보았다.



마스터는 리타의 가슴 쪽을 보면서 그 도구를 그녀의 입에 댔다. 리타는 저항하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 있는 게 목 윗부분뿐이라 별다른 소득 없이 도구를 차고 말았다. 자살 방지용으로 재갈을 물리고 나자 그는 안심했다는 표정이 되었다.



“읍.”



뭔가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닌 듯 그녀는 가벼운 소리를 냈다. 입에 재갈을 물렸는데도 태연한 모습을 보니 뭔가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마스터는 그가 가지고 있던 천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을 가렸다.



사람은 어둠 속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거기다 손발을 움직일 수 없고 말까지 할 수 없는 상태라면 미치기 쉬운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녀 정도의 정신력이라면 이 정도로는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마스터는 몸을 돌렸다.



일단 저 정도로 조치해 놨으니, 별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을 거다. 그는 리타를 흘겨보다 방 밖으로 나갔고 중년 남자도 그를 뒤따랐다. 그러자 방 밖에 서 있던 남자들이 문을 닫고 그 앞에 섰다. 도저히 도망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



그렇게 리타는 방에 남겨졌다.








*








완전한 암흑이다. 몸에는 감각이 없다. 입을 다물 수 없어서 재갈 틈으로 고인 침이 흘러내린다. 닦고 싶지만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



눈이 가려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그녀는 마치 꿈속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악몽을 꿀 때 온 몸이 짓눌린 느낌이다. 정신은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데다 소리도 지르지 못한다. 그러니 이 느낌과 비슷하겠지.



리타는 퍽 여유로웠다.



어둠은 그녀에게 친숙하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어둠에 공포를 느낀 적이 없었다. 아무리 밤늦은 시간에 불 빛 없이 홀로 숲을 거닌다 하더라도 겁먹지 않았다. 컴컴한 지하 창고에 갇혔을 때도 어둠에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



참 이상했다. 듣기로 아버지가 몬스터에 습격당해 죽을 때 본인은 창고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둠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무서워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다니.



리타는 편안한 마음으로 앞일을 생각해 보았다. 마스터의 말대로 하는 것이다. 그가 싫은 사람일지라도 그가 한 말이 객관적이라면 듣는 게 좋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그녀는 귀족에게 팔려간다. 그 귀족이 자신에게 어떤 짓을 저지를지는 모르지만, 결코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닐 것이다. 힘을 되찾는다면 그곳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발을 마음대로 못쓰는 지금이라면 영락없이 그 손아귀에 놀아나야 하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남자라도 좀 사귈 걸 그랬다.



헬턴트에는 꽤 괜찮은 남자들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그녀 하나만을 보면서 수 없이 많이 고백했던 허슨이라거나, 그녀에게 몰래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갖다 바치면서 은근히 취하기를 기다린 터너라든가, 그 밖에도 어떻게든 그녀의 웃음을 보기 위해서 몸 바친 남자들. 그들과 가정을 이뤄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그래도 남편으로 삼는다면 절대 바람은 안 피울 것 같은 샌슨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하는 동안에 이루릴에게 홀린 것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고향에 물레방앗간 애인을 두고서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다니.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자신을 여자로 보는 일이 없으니 그럴 가능성은 애초에 없지만.



칼도 좋다. 나이차는 좀 나지만 그는 현명하고 사려 깊다. 만약 그가 정권 진출에 욕심을 가진다면 얼마든지 이 나라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작이라는 낮은 신분이지만 그의 능력은 신분을 뛰어 넘고도 남는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귀족가의 마나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속 안에 뱀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어찌 보면 매력 포인트다. 우직한 샌슨과 달리 뭔가를 숨기고 있는 남자도 위험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칼도 그녀를 여자로 보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독신을 고집하고 세상에 흔적을 남기기 싫어하니까. 아마도 그녀가 강제로 범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고백을 받아주지 않겠지.



후치는…… 나이에 걸맞게 당돌하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영악하다. 거의 스승격인 칼의 영향이겠지만, 그는 겉보기보다 많은 것을 생각할 줄 안다. 어떤 면에서는 칼보다 더 예리함을 보인다. 불사자였던 타이번조차 당황시킨 적이 있지 않은가? 그 아이랑 같이 지낸다면 적어도 지루할 틈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후치를 데려가면 제미니가 울어서 안 된다. 다른 여자라면 죽이려고 들지도 모르지만 언니니까 죽이진 않겠지. 아니, 그래도 후치는 죽을 거다. 그건 장담할 수 있다.



그러니 후치의 목숨을 위해서도 후치와 결혼하는 건 포기다. 나이도 어리지 않나? 그녀가 아버지를 잃던 해에 제미니와 후치가 태어났으니 8살이나 차이가 난다. 물론 그것도 잊게 만들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감히 그녀의 가슴을 두 번이나 주물렀다. 이 세상 모든 남자를 통틀어서 그녀에게 그 정도로 많은 스킨십을 한 남자는 후치다. 책임지라고 하면 당황하면서도 진짜로 진지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지.



웃음이 나왔다. 재갈에 물리지 않았더라면 ‘후후’ 하고 웃었을 게 확실하다. 실없는 생각들이 꽤나 재미있다.



이대로 있다면 그녀의 순결은 누군지도 모를 변태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녀도 여자인 이상 로맨틱한 첫날밤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특별히 소중히 여겼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다만 성에 차는 남자가 없고 연애를 할 자신이 없어서 아직 지켜진 것이지만, 어찌되었든 처음만큼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이랑 가지고 싶었다. 그 결과가 이 나이 먹도록 남자를 모른다는 것이긴 하지만…… 좀 있으면 노처녀 딱지가 붙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서글퍼졌다.



입에서 침이 자꾸 흘러내려 가슴이 축축하다. 가뜩이나 얇은 옷이라 젖으면 금방 비치는데. 하긴 볼 사람은 없으니 괜찮겠지. 그녀가 아는 사람들만 안 보면 된다.



그러고 보니 일행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기절했다가 눈 뜨는 바람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다. 일행의 성격상 그녀가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찾아 나섰을 것이다. 분명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겠지. 만약 다른 일행이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녀도 그랬을 테니까.



카피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상황은 타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카피를 데려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리타는 카피에게 인간의 추악함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다른 종족에게 인간의 나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은 걸 보면, 그녀도 어느새 인간에 많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려니 재갈 때문에 또 침이 뚝뚝 떨어졌다.



일행은 그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도둑 길드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그래서 그녀는 홀로 움직였다. 의뢰할 내용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밤새 도시를 뒤지고 다녀도 그녀를 발견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괜히 고생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늦게 올 테니 자라고 했을 텐데. 잠이라도 푹 자고 찾으면 덜 피곤하겠지. 그러다 수도로 가는 발걸음이 늦어지면 안 될 텐데. 괜히 짐이 되어버렸다. 일행은 중요한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이런 때라면 그녀를 버리고 가야 하는데, 그들은 전혀 그럴 사람들이 아니다. 칼이 냉정하고 사리분별을 확실히 가리니까 버릴 것 같지만, 칼은 알고 보면 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가진 사내다. 결코 그녀를 버리고 갈 리가 없다. 샌슨과 후치는 두 말하면 입 아픈 헬턴트 사내들이고.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더 미안해진다.



사실 그녀에게 벌어질 일 보다는 일행들이 고생할 게 더 마음에 걸렸다. 솔직히 자신의 일은 자업자득이란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네리아를 구하고 싶었다지만 너무 성급하게 나섰다. 그녀를 돕고자 했으면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앞뒤 안 가리고 나섰다.



그러고 보면 네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리타는 침울해졌다. 싸워주던 그녀가 쓰러져 버렸다.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마스터가 하던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그대로 되지 않았을까?



마스터는 애초부터 자신을 팔 생각이었지만 네리아에겐 죽여 버릴 거라면서 위협을 가했을 것이다. 그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확실하다. 착한 네리아는 리타를 버리지 못하고 얌전히 마스터의 말에 따랐겠지. 그녀가 안 나서니만 못한 식으로 일이 끝나버렸다.



네리아를 위해 행동한 일에 후회는 없지만 과정은 후회가 남는다. 참…… 이번 여행은 많은 것을 새로 느끼게 만든다. 후회?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남을 위하는 것? 결국 스스로가 만족하고 싶은 자기기만 행위의 일환이라 생각했었다.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른 종족에게 보여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좋은 면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나?



웃기게 되었다. 아버지는 도대체 왜 나타나서 그녀를 이리도 흔들어 놓는단 말인가. 거기다 정체를 파헤쳐 가면 파헤쳐 갈수록 더 애매해진다. 율리아나 할슈타일이랑 야반도주했다는 건 뭘까? 하긴, 그러니까 가문의 반지가 자기에게 주어졌겠지. 어머니 이름이 율리아나였다는 것도 꿈에서 들었다.



가끔 꾸게 되는 악몽에서 나타나는 소년. 아니, 소년들. 그들은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칼라일에서 세이크럴라이제이션을 겪고 나선 더 선명해 졌다. 그때 쓰러진 이유는 병이 아니라 그녀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도록 누군가 조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에델린도 병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했었고 펠레일도 동의했다.



펠레일. 그 사람은 리타에게 진한 감명을 남겼다. 인간이라면,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펠레일 뿐만이 아니다. 근래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무엇인가를 안겨 주었다. 실리키안. 그는 괴물이 아닌 한 아이의 아버지일 뿐이었다. 타이번. 오랜 시간을 살아온 마법사는 인간의 틀에서 인간이 바뀌길 바랐다.



석양을 바라보는 노법사, 딸의 배를 어루만지는 아버지, 50명의 아이들을 이끄는 대마법사. 그리고……



생각이 깊어졌다.



어둠에 빠진 덕분에 그녀의 사고는 멈추는 법을 잊었다. 리타는 머리를 흔들어 깨끗하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목이 조일 테니까 하지 말아야지. 이 상황에서 기침을 하면 한층 더 흉한 꼴이 벌어질 테니까.



다시 조금만 생각을 앞으로 되돌렸다. 당장 중요한 일행의 문제와 그녀의 순결에 관한 것이다.



기에르 루틴은 소설에서 산적에게 강간당하고 팔이 잘려 죽어가는 여자의 심리를 묘사했었다. 이렇게 쉽게 잃을 순결을, 이렇게 쉽게 꺼져갈 목숨을 어째서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하느냐고. 아직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미래를 생각하니 퍽 공감이 간다.



자포자기의 심정은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녀도 약한 생각을 가지게 되나 보다.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술 먹이고 강제로라도 덮쳐 볼 걸 그랬나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얼굴이 확 붉어졌다. 아무리 그녀라도 그 정도로 뻔뻔하진 못하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면 좋을 텐데.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입맛이 몹시 쓰다. 가슴은 또 왜 이렇게 축축한지. 침이 이렇게 많이 흘렀나? 침만 흐른 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얼굴이 따뜻하다. 눈을 가린 안대가 축축하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지. 왜 눈물이 날까?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슬퍼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모습을 드러낼까? 가장 안 좋은 것을 내보내는 것이 눈물이라지만, 이래서야 다시 몸에 묻어버리질 않는가? 생각 어디에서 눈물을 흘릴 요소가 있었나?



“으으……”



참지 못하고 입으로 소리가 흘러나왔다. 재갈에 물리고 침이 가득 차 제대로 된 소리가 아니었지만, 그것은 원래부터 어떤 의미를 품은 말이 아니었다. 그저 억누를 수 없어 튀어나온 사람의 본능적인 울음소리였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녀를 열심히 찾고 있을 일행들, 고향에서 무사하길 기도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녀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 죽을 거라는 확정도 없는데 마치 사형을 앞둔 사형수처럼 주마등을 느낀다. 죽음은 애초부터 별로 거부하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죽고 싶지 않은 걸까? 무엇이 그토록 바뀌었기에.



리타는 그 순간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순결을 잃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다.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보고 싶다. 그들과 함께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자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이제는 욕망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싶다.



이제까지는 그 감정들을 무시했고 깨닫지 못했었기에 그토록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여유로웠던 것이다. 남들이 신기해하는 여유와 태연함은 고작 철이 덜든 부산물일 뿐이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울리며 그녀에게로 가까워진다.



벌써 거래 시간이 다 되었나 보다. 생각에 깊게 빠져 시간이 흐르는 줄 몰랐다. 리타는 혹시나 싶어 손발에 다시 힘을 줘 보았다.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다. 움직일 수 있는 건 목 위의 신체 뿐. 이 상태로 벗어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많이 없다. 하지만 이대로 얌전히 당해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재갈을 푸는 순간 적어도 손이라도 물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상했다. 발자국 소리가 갑자기 멈추었다. 그리고 동시에 뭔가가 우당탕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앞에서 사내들이 놀라는 목소리를 내며 당황하는 게 느껴진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설마 누가 이곳에 쳐들어오기라도 한 걸까?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일행은 결코 찾지 못할 테니까. 그러면 아마도 서로 간에 싸움이라도 벌어진 모양이겠지. 도둑들의 성질에 술을 마시다보면 그럴 수도 있을 거다.



소리는 금방 잦아들었다. 그걸로 봐서는 그녀의 예상이 맞나 보다. 이윽고 다시 남자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두 명으로 생각되는 그들은 그녀의 양쪽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양 팔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그러는 바람에 목에 가죽 끈이 걸려서 기침이 나왔다. 침이 막 튀어나간다.



그녀가 앞으로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지 남자들이 리타의 몸을 붙잡았다. 그런데 붙잡는 부위가 하필이면 가슴이다. ‘어이쿠.’ 하는 소리에는 음란함이 가득 묻어났다. 리타는 재갈을 꽉 깨물었다. 턱만 아프다. 남자들은 몸을 받친 상태에서 목에 연결된 가죽 끈을 풀었다. 리타의 몸이 힘없이 무너져 내리며 남자들에게 안겼다.



그때 다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남자들의 행동이 멈추었다. 그리고 한 명이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그는 밖으로 황급히 뛰쳐나갔다.



남은 남자는 리타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다가 발목의 끈을 풀려고 하였다. 리타의 몸은 남자의 어깨에 걸쳐졌다. 리타는 닿아있는 남자의 몸을 깨물고 싶었지만 재갈이 여전히 물려있어 그럴 수 없었다.



진짜 누가 이 남자 좀 그녀 대신 때려주면 좋겠다. 그러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찐하게 키스를 해줄 테다. 별로 잘 하진 못하지만.



퍽!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몸을 받치고 있던 남자의 신체가 쓰러졌다. 리타는 자연스럽게 몸이 앞으로 기울었는데, 그런 그녀의 몸을 받치는 손길이 느껴졌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온기와 배려가 가득한 손이었다.



“큭!”



그 손길의 주인은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짧게 혀를 차면서 그녀를 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발목의 가죽 끈을 풀었다. 허물어지는 그녀의 몸을 받치면서 손길은 천천히 그녀를 벽에 기대게 만들었다. 그리고 곧이어 입을 답답하게 구속하고 있던 재갈이 풀렸다. 손길은 재갈을 풀고 이어 안대까지 풀려고 움직였다.



“누구냐!”



다른 남자가 다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손이 멈추었다. 눈을 가린 안대는 풀리는 와중이었다. 리타는 흘러내린 안대 위로 드러난 눈을 서서히 떴다.



스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은빛 광채의 검이 뽑혀 나왔다. 검을 든 손에 낀 장갑이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몸을 단단히 동여매고 있는 하드레더도 손질이 잘 되어 있었다. 그다지 큰 덩치는 아니건만 너무도 큰 등을 가지고 있는 남자는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천상 미소년, 후치 네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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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등장! 후치네드발!

이번 편은 잘 보셨는지요?

타자가 절대 변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므흣하게 썼다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쿨럭.

2편으로 나눠서 올릴까 생각했습니다만, 오랜만에 길게 가보고 싶어서 한번에 올립니다.

비축분이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풀어져 버리거든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댓글 : 2 개
역시 제시간에 도착했네요
영도님 인정 공식 크랙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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