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르타트] 아무르타트 - ch4. 가장 빨리 죽는 새 (15)2015.04.11 AM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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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는 이를 악물며 들러붙은 그녀를 떼어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네리아는 쉽게 놓아줄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그러자 마스터는 뒤의 벽을 향해서 뒷걸음질 쳤다.



“쳇!”



네리아가 혀를 차며 몸을 날려 벽에 부딪치기 전에 앞으로 뛰어내렸다. 커다란 덩치의 마스터가 쿵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쳤다. 복도에 쌓인 먼지가 뿌옇게 일어날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네리아가 대거로 찌른 목 부분에서 피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상당히 깊게 박아 넣었으니 당연할 것이다. 운이 좋은지 급소는 피해가서 즉사는 하지 않았지만, 저 정도의 상처라면 금방 쇼크사하거나 과다 출혈로 죽을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는 품에서 붉은 병을 꺼냈다. 네리아가 그것을 보더니 소리쳤다.



“힐링포션!”



“크, 흐흣.”



네리아가 그 병을 깨트리기 위해 대거를 던졌다. 하지만 마스터는 대거를 팔뚝을 들어 막아냈다. 섬뜩한 소리가 들리며 대거는 팔뚝에 박혔지만 힐링포션이 든 병은 무사했다. 마스터는 힐링포션의 마개를 부수듯 따며 입으로 흘려 넣었다. 그리고 상처에도 부었다.



후치와 네리아는 그가 치료하는 것을 방해하지 못했다. 마스터의 동작은 상당히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그의 상처는 눈에 띄게 아물어가며 흘러내리는 피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마스터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후후. 이런 게 도움이 될 줄이야.”



“도둑놈이 힐링포션까지 준비해 다니다니, 세상 참 좋아졌군.”



“쯧쯧. 도둑이니까 언제나 대비를 해야 하는 법이지. 크흐흐.”



마스터는 여유롭게 대꾸했지만 그의 안색은 창백했다. 상처는 치료했지만 몸에 축척된 데미지와 흘러내린 피는 어쩔 수 없다. 네리아는 다시 달려들 것처럼 등에 매단 트라이던트를 쥐었다. 후치도 그녀에게 가세하기 위해 바스타드를 들며 마스터에게 다가갔다.



상처는 치료했다고 하지만 상황은 이대 일이다. 절대 적으로 후치와 네리아에게 유리했다.



마스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네리아를 쳐다보았다. 그 속에서 번들거리는 눈동자에는 광기가 서렸다.



“간밤에 너무 즐거웠나? 몇 시간도 안 되서 다시 찾아올 줄이야.”



“닥쳐!”



“신음을 참으려고 꽤 애썼지. 그게 더 매력적이었지만.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내지르는 목소리는 황홀했어.”



“이 더러운 자식!”



화를 내는 건 후치였다. 그는 마스터를 향해 곧장 달려들었다. 네리아가 막을 새도 없었다. 마스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후치의 공격에 맞추어 몸을 움직였다.



아슬아슬하게 바스타드는 마스터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여전히 몸에 어울리지 않는 재빠른 동작이다. 하지만 완전히 피해내지는 못했는지 살갗이 조금 베였다. 마스터를 스친 바스타드는 그가 기대어 있던 벽에 박혔다.



“큿!”



“하하. 이 정도 도발에 넘어오다니, 괴물 같은 힘이 있다고 해도 꼬맹이는 꼬맹이군.”



“그럼, 나는 어떨까?”



네리아가 트라이던트를 찔러 들어왔다. 후치의 공격을 피해내느라 균형을 잃은 상태였기에 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마스터는 꽤나 여유가 있었다.



그는 후치의 공격을 피하며 품 안에 집어넣었던 손을 꺼냈다. 저쯤 되면 품 안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건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의 손에는 리타가 싸울 때 보았던 녹색 병이 들려 있었다.



“독!”



“큭큭. 너도 애송이긴 마찬가지지.”



마스터는 녹색 병을 네리아에게로 던졌다. 네리아는 공격을 거두며 황급히 녹색 병을 쳐냈다. 어차피 깨지겠지만 몸에 직접 닿으면 어떻게 대처할 수 없다.



쨍그랑



병이 산산 조각이 나며 녹색 연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네리아와 후치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난 마스터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핫! 너희는 안 돼.”



네리아는 다급하게 연기를 피해서 물러나며 외쳤다.



“이 개자식!”



“오우, 그거 산뜻한 울림이군.”



마스터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녹색 연기가 삽시간에 퍼져서 그의 모습이 흐려졌다. 이건 공격을 위한 독연이 아니다. 마스터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시야를 차단한 다음 도망친 것이다. 녹색 연기 너머로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네리아는 쫓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연기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의 곁으로 벽에 박힌 바스타드를 뽑은 후치가 다가와 팔을 잡았다.



“지금은 일단 리타를 데리고 피해요. 아쉽지만 쫓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죠.”



“…… 알아.”



네리아는 무시무시한 시선을 거두며 몸을 돌렸다. 후치는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들어갔다. 벽에 기대어서 아직도 흐려진 눈을 하고 있는 리타가 그를 바라보았다.



“못 잡은 모양이네?”



“아쉽게도요.”



“한 방 먹여 준다더니.”



“나 말고 네리아가 대신 먹여줬으니 넘어가죠.”



후치는 리타의 팔을 목에 감으며 대답했다. 그도 자신이 직접 때려주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리타를 이 꼴로 만든 놈이니 그도 꽤 화나 있었다.



리타를 안아 올리며 후치는 복도로 나왔다. 네리아가 방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안겨있는 리타를 보더니 시선을 훽 돌려 버렸다. 후치는 슬며시 웃었고 리타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괜히 나 때문에 험한 꼴 보게 해서 미안해요, 네리아.”



리타의 말에 네리아는 즉각 반응했다. 그녀는 곧장 리타에게 덤벼들 것처럼 달라붙었다.



“왜 당신이 미안하다고 사과해? 오히려 나 때문에 당신이 험한 꼴을 봤잖아. 어째서 사과하는 거야? 사과는 내가 해야 하는 거야.”



“내 행동은 네리아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자만이었죠.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네리아의 자존심이 지금처럼 상처입진 않았을 거예요. 그 남자가 더 함부로 다루지도 않았겠죠.”



“틀려! 난 어차피 그렇게 될 거였어! 넌 그냥 돌아가면 됐다고! 왜 나선 거야! 왜!”



“그거, 결국 내 탓이란 이야기 아닌가요?”



“아니라잖아!”



리타를 붙잡은 네리아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네리아는 눈물이 맺힌 얼굴을 차마 들지 못하고 리타에게 파묻었다. 리타는 붉은 색으로 빛나는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네리아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리타를 이렇게 만들어서 미안해하겠지. 그리고 나서 주어서 고맙다고 여길까? 그것까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걸 보는게 결코 기분 나쁘지는 않다.



후치는 두 여자를 보면서 흐뭇하게 웃다가 위에서 들리는 소음에 정신을 차렸다.



“우선 여기서 나가죠. 샌슨하고 이루릴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니까요.”



네리아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과 퉁퉁 부은 눈이 꽤 재미난 꼴이었지만 누구도 비웃지 않았다. 후치는 리타를 품에 단단히 안으며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리아가 그의 뒤를 따라 호위하듯이 움직였다.



위로 통하는 길은 금방 나왔다. 통로는 전 마스터가 정보를 본다며 들어갔던 곳과 연결되어 있었다. 통로 밖으로 나오자 홀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저기 난잡하게 흐트러져 있는 잡동사니들은 물론이고 아주 난장판이다.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다. 버틸까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깔끔한 솜씨로 처리해놨다.



샌슨은 손을 탁탁 털면서 그들을 돌아보았다.



“뭐야, 새로운 놈들인 줄 알았네. 리타는 무사해?”



“무사하다면 무사하지.”



후치는 시선으로 그의 품에 안겨 있는 리타를 가리켰다. 샌슨이 그녀를 보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가 남자 품에 안기는 광경을 보게 될 줄이야.”



“나도 지금 난생 처음 경험하는 거니까 감동을 방해하지 말아줘.”



“뭐? 입이 멀쩡한 거 보니까 괜찮은 모양이네.”



리타는 후치를 올려다보았다. 샌슨도 그렇고 후치도 그녀의 말로 괜찮음을 판단했다. 이 남자들은 일부러 괜찮은 척 했다면 그때도 괜찮다고 하면서 넘어갈까?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로 단순하진 않겠지. 그래도 왠지 바로 납득하는 게 조금 서운하다.



토라지며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린 리타는 홀의 광경을 살펴보았다. 십수 명의 도둑들이 쓰러져 있는 가운데 서있는 사람은 세 명 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은 두 명이고 엘프가 하나다. 그리고 사람 중 한명은 그녀가 예상한 인물이 아니었다.



“운차이?”



운차이가 검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탐탁치 않은 눈으로 리타를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마치 억지로 이곳에 끌려왔다고 주장이라도 하는 눈이다.



“어째서?”



“변덕이다.”



샌슨이 피식 웃더니 슬며시 말했다.



“네가 납치당해서 구하러 간다고 했더니, 갑자기 저 놈이 자기도 나서겠다고 하더라고. 풀어 주기는 불안했지만 샌드맨으로 재웠던 게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서, 다시 재우긴 힘든 상황에다가 워낙 진지하게 말하는 바람에 칼이 허락했지. 난 좀 못미더웠지만 어쨌든 실력은 확실하니, 제대로 처리하더라고.”



“조용히 해라.”



운차이가 으르렁거렸지만 샌슨은 가볍게 넘겼다. 그에게서 시선을 거둔 운차이는 리타를 힐끗 쳐다보면서 지나가듯 말했다.



“빚은 바로 갚아야 하는 성격이라서.”



“빚?”



“……”



리타가 되물었지만 그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러자 네리아가 나서서 운차이를 타박했다.



“무슨 빚이냐고 묻잖아? 넌 눈도 안 좋은 주제에 귀도 안 좋은 거냐?”



당연하겠지만 운차이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네리아는 그게 열 받는지 그에게로 다가갔다. 후치는 제발 운차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길 바라며 그들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타는 그들에게 관심을 끄고 샌슨에게 물었다.



“칼이랑 카피는?”



그러자 후치와 샌슨이 동시에 입꼬리를 올렸다. 리타가 의아하게 그들을 바라보자 샌슨이 대답해주었다.



“결정타를 먹이러 갔지.”








*








“망할. 빌어먹을 녀석들. 도대체 어떻게 시의 군사들까지 동원한 거지?”



마스터는 멀리서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병사들은 그가 있었던 길드홈을 둘러싸고 있었다. 비밀 통로로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그도 꼼짝없이 저들에게 잡힐 뻔 했다.



그는 시의 고위층에게 꼬박꼬박 뇌물을 받쳤다. 그랬기에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시에서 도둑들을 터치하는 일은 없었다. 감추기 힘들 정도의 사건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은 길드 자체적으로 처리했기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경비대가 출동해서 도둑들을 잡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리타라는 여자의 일행은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던 걸까? 알아본 바로는 초라한 행색의 촌놈들에 불과했는데, 사실은 귀족이었다거나 유명한 인사일 가능성이 있다. 엘프까지 대동하고 있는 놈들인 걸 보면 범상치 않다는 걸 진즉에 알아차렸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늦은 후회다.



“쳇. 아쉽군. 이 도시는 뜨는 수밖에 없겠어.”



일궈놓은 길드는 아쉽지만, 지금 상태로 다시 시작하는 건 무리다. 차라리 다른 곳에 가서 길드를 차지하는 게 더 낫다. 그의 실력이라면 금방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판단력이 빠른 사내다.



길드를 습격한 병사들은 사실 칼이 움직인 것이다. 헬턴트 전권 대리인이라는 신분과 자작가이긴 하지만 귀족이라는 명함이 있다. 거기다 카피는 캇셀프라임의 분신이다. 사기극은 위험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다.



길드를 어설프게 타격할 경우 그들은 도둑길드에 계속해서 쫓기게 된다. 하지만 확실히 힘을 보여주면서 소탕한다면 쉽게 덤벼들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복수심을 불태울 수도 있지만, 모두가 그러지 않는다는 상황만으로 족하다.



국왕의 드래곤이 관여된 문제이기에 시에서는 즉각적으로 병사를 움직였다. 겨우 관리직이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시장이 직접 명령을 내리고 병사들을 이끌었으니 말이다. 칼의 유려한 언변과 웜링의 모습을 한 카피는 시장을 움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네리아가 준 정보를 바탕으로 병사들은 길드를 거의 완벽하게 제압했다. 도둑들 중에도 능력 있는 이들은 있었기에 포위망을 벗어나 도망친 놈들도 있었지만 길드로서의 구실은 상실하게 되었다. 결국 이라무스 시의 도둑길드는 잠시나마 사라진 셈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마스터로서는 억울한 노릇이었지만 미련을 두진 않았다. 그는 몸을 숨기며 재빠르게 골목을 빠져나갔다. 날이 완전히 밝는다면 경비가 강화 되어서 도시를 빠져나가기 힘들다. 그 전에 빠져나가야 한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이던 그의 발걸음은 곧 멈추었다. 그가 향하던 길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있는 남자의 그림자는 상당히 길었다. 그리고 남자는 그림자만큼이나 어두웠다.



마스터는 그가 등진 태양에 눈부셔 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다 그의 모습을 완전히 알아보고 표정이 변했다.



“다, 당신은?”



남자의 고개가 가볍게 움직였다.



“어째서 이곳에?”



“의뢰는 어떻게 되었지?”



남자의 말에 마스터는 몸이 굳었다. 그는 덜덜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움직여 대답했다.



“죄, 죄송합니다. 실패했습니다. 의뢰하신대로 오늘 아침에 바로 옮기려고 했지만, 갑자기 그 년들의 일행이 나타나서 길드로 쳐들어오는 바람에……”



“실패했나?”



“예, 옛.”



“그렇군. 잘했다.”



남자는 별로 실망한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터는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목소리만큼이나 얼굴에는 분노가 보이지 않았다. 마스터는 당황스러우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다. 거기다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뭐 때문에 그러는지 몰라도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으니 다행이다.



그는 손을 비비며 비굴하게 말했다.



“기, 길드도 괴멸상태입니다. 비싼 값에 사주신다는 이야기에 착수금은 따로 받지 않았기에 저희로서도 돈을 돌려드릴 상황이 안 되는군요.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해한다.”



“저, 정말입니까?”



마스터는 남자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별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수긍했다. 마스터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며 그는 조심스럽게 남자에게 말했다.



“저, 지금 저를 뒤쫓는 경비대가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잡힐지 모릅니다. 이만 가도 괜찮겠습니까?”



“마음대로.”



“감사합니다. 그럼, 언젠가 또 뵙지요.”



마스터는 그리 말하며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는 남자의 곁을 지나치려고 하였다. 그런데 순간 균형감각에 이상이 생기며 몸이 비틀거렸다.



“어?”



갑자기 하늘이 보인다. 분명 방금 전까지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왜 하늘이 보인단 말인가? 거기다 발은 왜 움직이지 않고……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당황해서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상한 바람 새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는 이해할 수 없어 부릅뜬 눈으로 하늘을 노려보았다.



하늘이 가렸다. 보이는 것은 오통 검은색. 검은 눈이 그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네 역할은 끝났어.”



“……”



뭐라도 외치고 싶은 심정이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붉게 물든 시야는 이내 그를 뒤덮은 어둠을 받아들여 새까맣게 가라앉았다.



어둠은 영원히 걷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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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라자와 아무르타트가 갈리는 분기점이 슬 끝나갑니다.

세이브포인트가 있다면 여기서 저장해야 합니다.

라고 말해도 사실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지만요.

기분 같아서는 단숨에 머릿속으로 정리한 것을 풀어내고 싶습니다만,

타자의 느린 손과 생각을 제대로 언어로 뽑아내지 못하는 표현력에 다른 소설을 써야한다는 현실이 겹쳐져 아무르타트는 느릿느릿 갑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댓글 : 2 개
도라에몽 마스터는 여기서 사라지네요
그리고 2대 도라에몽(?)등장?
도라에몽!
머리와 수염 색을 파란색으로 할 걸 그랬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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