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춘수 - 꽃2010.10.25 AM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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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댓글 : 3 개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시이기도 한 '꽃'이군요.. 어렸을 적 어머니가 매일 읊으셔서 지금도 외우고 있습니다.
시의 다양성 때문에 일명 고백시로 많이 쓰였던 꽃.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김춘수 시인이 꽃을 위한 서시를

써내면서 설명을 보태기까지 한 작품. 여러모로 재미있는 시죠.
흠, 혹자는 김춘수의 시에 대해 비판을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인, 시에 대하여 사상을 강요하는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쓰여진 대로 읽고 감상하면 그만이지요.
고인이 진실성을 담긴 글을 쓰려 노력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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